Rihanna (Anti)
가끔 이상한 짓을 해서 밉다가도 그 이상한 짓을 참 당당하게 하는 바람에 매력을 인정하게 되는 예쁜 망나니, 리한나. 그간 광고 화보와 파파라치 컷에서만 활약하던 그녀를 보며 이제나 저제나 앨범 소식을 기다리던 팬들은 정초부터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느닷없이 새 앨범 (Anti)의 음원을 공개했기 때문. 지난 2012년 7번째 앨범 (Unapologetic) 이후 무려 3년 동안 공을 들였다.
2014년 제이지의 회사 ‘록 네이션(Roc Nation)’과 계약을 맺으면서 발동을 걸었던 이 앨범은 카니예 웨스트, 시아, 캘빈 해리스, 드레이크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하느니 마느니 ‘썰’을 풀어놓으면서 기대감을 고취시킨 바 있다. 양치기 소년처럼 ‘금방 나온다’는 말로 팬들과 ‘밀당’을 하던 그녀가 자신의 레이블 ‘웨스트버리 로드(Westbury Road)’를 통해 정규 앨범을 발매한 것.
또 모든 과거 카탈로그와 앞으로 발매할 음악에 대한 권한을 전적으로 소유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는 제이지도 15년의 노력 끝에 이룬 놀라운 성과이며 여성 아티스트로서는 더욱 드문 사례다. 삼성과 2천5백만 달러짜리 홍보 계약을 맺어 투어 활동 중인 덕에 내심 ‘내한 공연’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새 앨범 (Anti)의 포문은 드레이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첫 싱글 ‘Work’로 열었다. 리한나 특유의 ’무심하면서도 노래하기 귀찮은 듯한 보컬‘이 빛을 발하는 곡으로 아이튠즈 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다. 1960년대 두왑 사운드를 차용해 레트로 무드를 끌어올린 ‘Love On The Brain’, 1980년대 풍의 장엄한 발라드 ‘Kiss It Better’ 등 과거와 현재를 교묘하게 엮은 새로운 사운드로 가득하다.
디럭스 에디션에는 리한나가 모델로 나섰던 2015년 디올 광고에 삽입된 ‘Goodnight Gotham’ 등 보너스 트랙 3곡을 수록했다. 뭘 해도 화제가 되는 슈퍼스타 리한나는 새 앨범 (Anti)에 하고 싶은 음악만을 골라 영리하게 꽉꽉 눌러 담았다.
리한나의 남자들
친구였다가 연인이었다가. 당사자들도 헷갈릴 리한나와의 관계.
크리스 브라운 'Royalty'
‘인연’이라기보다 ‘악연’에 가까울 이 남자. 인생 바닥을 치고 기어이 다시 올라온 그의 최신 앨범 (Royalty)(2015) 커버에는 딸이 등장한다.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하던 둘의 지지부진한 러브 스토리는 또 다른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로열티’ 덕분에 일단락된 듯 보인다. 크리스 브라운의 ‘부정’이 놀라운 앨범.
드레이크 'What A Time To Be Alive'
자세히 보면 인상도 순하게 생겼다. 드레이크와 함께할 때 리한나도 가장 편안해 보였건만 어느새 그는 ‘전남친’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결별 이후에도 종종 클럽을 함께 출입하며 그녀의 새 앨범 히트 싱글에 래퍼로 참여할 만큼 돈독한 우정을 자랑한다. (What A Time To Be Alive)(2015)는 힙합 신의 히트메이커 퓨처와 만든 쿨한 믹스테이프다.
트래비스 스콧 'Rodeo'
어느새 사귀고 있었던 리한나와 트래비스 스콧.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그의 데뷔 앨범 (Rodeo)(2015)에 참여한 뮤지션 면면을 살펴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퍼렐 윌리엄스, 더 위켄드, 저스틴 비버, 카니예 웨스트까지 힙합 루키의 탄생을 축하했다. 진지하게 만나는 중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언제는 진지하지 않았나, 뭐.
이달의 신보
리언 브리지스 'Coming Home'
1960년대 뉴올리언스 어느 클럽에 갔더라면 이런 음악에 맞춰 고개를 까닥였을 것 같다. 예전 솔 음악에 대한 완벽한 재해석을 넘어 우리를 당시의 시공간으로 초대하는 리언 브리지스의 놀라운 앨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OST
작년, 힙합퍼들을 숙연하게 만든 NWA의 자전적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사운드 트랙이 이제야 발매됐다. 앨범 대미를 장식하는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의 ‘Nuthin’ But A G Thang’은 그야말로 전설의 귀환이다.
스위머스 'Swiimers'
나지막한 목소리로 지친 일상을 위로받고 싶을 때 이 청년들의 멜로디가 힘이 되어줄지 모른다. ‘9와 숫자들’ 밴드를 좋아한다면 리더 9(송재경)가 재편곡한 ‘우드스턱’이나 ‘싸움(Fight)’ 등이 무척 반가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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