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성범수, 이기원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경위를 듣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하면, 외관 디자인이 좀 더 멋스런 직업이란 생각인데.
외관을 디자인하는 건 분명 멋진 일이지만, 우리는 실제 차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미적이면서 기능적인 면을 조화롭게 성취하기 위해서라도 필히 엔지니어들과 의사소통해야 한다. 여타 많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요인들 때문에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중에서도 아우디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그 이유는 아우디가 외부 디자인만큼 내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완벽한 균형과 비율이다.
A8을 제외하고 한국에 입성한 A3, A4, A5, A6, Q7, TT 모두 실내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던 것으로 안다. 세그먼트에 따라 당연히 실내 디자인도 달라지겠지만, 우리는 그 차이를 전문적으로 구별할 수 없다.
인테리어는 각 자동차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대변한다. TT나 R8와 같은 스포츠카는 매우 가볍고 슬림하고 다이내믹하다. Q7과 같은 SUV는 기능적인 면이 더 잘 드러나 있고 좌석이나 활용 공간이 충분하다. 반면 A4, A6, A8 등의 세단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 A5의 경우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쿠페의 특성상 다이내믹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갖추고 특히 옛날 기계식 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아날로그적 느낌과 디지털 컴포넌트의 조화가 두드러진다. 물론 이 모든 차종은 기능적인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아우디 모델 중 일부분은 패밀리 룩의 일환으로 같은 디자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TT와 스포츠카는 세단에 적용되는 사각형의 공기 분출구 대신 스포티 자동차에 적용되는 ‘O’ 모양의 공기 분출구와 아이콘을 공유한다.
경기 불황인 데다 차를 사는 사람들은 성능 대비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 좋긴 하지만, 그것이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라는 입장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은?
운전자라면 차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인테리어의 품질은 매우 중요하며 차를 살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곳곳에서 막히는 도로 때문에 차 안에 있는 시간이 더욱 늘어나면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차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
폭스바겐 디자인 스튜디오 총괄로 부가티 베이론 16.4를 디자인한 하트무트 바르쿠스(Hartmut Warkuss)다. 개인적으로 기본에 충실하고 심플하며, 깨끗한 그의 디자인 작업을 좋아한다. 그는 많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내게도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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