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s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editor 김현태
파리 오토살롱은 세계 5대 모터쇼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만큼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모터쇼가 그렇듯이 자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과 시장 상황에 따라 주목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잘 나가던 프랑스 메이커들이 주춤거리며 수익성과 판매 면에서 좋지 않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폭스바겐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메이커인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은 3년 연속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고용 동결과 더불어 1만 명의 인원감축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1976년 푸조와 시트로엥이 합병해 가장 성공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 사례로 꼽혔던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의 최근 부진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데 원인이 있다. 더불어 PSA 푸조시트로엥이 생산하는 모델들이 대부분 유럽 시장 등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소형 위주로 되어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한국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시장 침투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근 GM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제휴협의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양산 메이커들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말한다. 양산 메이커들의 최대 덕목은 ‘비용 절감’. 그를 위해 인수합병을 했지만, 약효가 사라져버리자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그래서 90년대 말 ‘4백만 대 논리’가 지금은 GM과 르노닛산의 제휴 논의로 말미암아 또 다른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이는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현대기아자동차도 합병 덕에 얻은 비용 절감 효과가 떨어지면 어떤 길을 모색할지 돌아보게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006 파리 오토살롱을 통해 나타난 흐름으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콤팩트 SUV 등이 등장해 시장 점유율 6%에 지나지 않은 이 세그먼트에 새로운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유럽 메이커들의 독무대였던 C세그먼트, 즉 폭스바겐 골프급 시장에 일본과 한국 메이커, 그리고 볼보까지 새로이 참여하며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아쉬운 것은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답보 상태를 보이며 큰 진전이 없었다는 점이다.
르노가 선보인 콘셉트카 꼴레오스는 르노와 르노삼성자동차 디자인 센터가 공동 디자인한 것으로 르노 그룹이 판매하게 될 첫 번째 SUV 모델의 프로토 타입에 가까운 모델이다. 꼴레오스는 향후 르노 4WD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실제 르노삼성자동차가 2007년 말부터 국내에서 시판할 양산 모델(프로젝트 코드명: H45)과는 약간 다른 스타일링과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다. 이 모델은 르노 브랜드로 판매되는 것으로 한국에서의 양산 모델은 내년 4월 서울 모터쇼에서 쇼카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다. 꼴레오스는 강렬하고 스포티한 외관, 일상생활 및 레저용 차량으로서 다양한 실용적 기능 및 편안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강조하고 있는 모델이다. 파워 트레인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유로 4 기준을 충족하도록 개발한 4륜구동 차체에 2.0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
르노는 최근 유럽에서도 서서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꼴레오스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모델들과 특별히 차별화될 요소는 많지 않지만 르노가 처음으로 만드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 세그먼트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폭스바겐이 선보인 콘셉트카 아이락은 33년 전 제네바 오토쇼를 통해 공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시로코 쿠페형 모델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시로코 초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선 보인 콘셉트카 Iroc은 그 디자인은 물론 내용 면에서 폭스바겐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힌트를 주고 있다. 다만 초대 시로코와 달리 아이락은 클래식 쿠페 콘셉트는 아니다. 미래지향적 스포츠카의 터치와 역동적인 감각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차체의 크기는 2680mm의 휠 베이스를 바탕으로 전장 4240mm, 전폭 1800mm, 전고 1400mm에 이른다. 파워 트레인은 트윈 차저를 채용한 TSI 엔진에 트랜스미션은 DSG를 조합하고 있다.
골프 GT에 처음 채용된 트윈차저 TSI 엔진은 현재 가장 효율적인 4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꼽히고 있다. 최고 출력은 210hp. 아이락은 폭스바겐의 명차 시로코의 후속 모델로 개발되고 있는 모델. 폭스바겐의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는 모터쇼 현장에서 기자의 질문에 반드시 양산형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시로코는 1973년에 제네바쇼에서 데뷔한 쿠페로 초대 모델은 전 세계 시장에 50만 대 이상 판매됐다. 폭스바겐의 최대 히트작인 비틀과 골프, 파사트 등과 함께 주력 차종이었던 시로코의 부활은 이미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드는 유럽 시장을 위한 SUV를 꾸준히 개발해 선 보이고 있다. 지난번 C-MAX에 이어 이번에는 좀 더 크기가 작은 크로스오버 콘셉트카 아이오시스 엑스를 내놓았다. 5도어 해치백 타입의 스포츠 크로스오버를 표방하는 아이오시스 엑스는 볼륨을 키우기보다는 니치 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라고 포드측은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앞으로 등장하게 될 유럽 시장용 포드 모델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기도 하다고. 그동안 포드가 콤팩트 크로스오버 비클, 혹은 스포츠 유틸리티 비클의 생산에 대한 논란이 많았으나 18개월 후에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포드측은 강조하고 있다. 아이오시스 엑스가 포드의 향후 모델들을 전적으로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 랭귀지를 보여주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2006 파리 오토살롱에 등장한 콘셉트카 중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모델이 시트로엥의 C-메티스다. 프랑스 메이커들은 파리 오토살롱과 제네바쇼 등 유럽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독특한 형상의 콘셉트카를 출품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올해도 예외가 없었다.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의 시트로엥이 2006년 파리 오토살롱에 출품한 신 개념의 콘셉트카 C-메티스는 주로 소형 모델에만 강세를 보여온 그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납작하게 엎드린 듯한 자세에서부터 우선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댄다. 크기는 전장 4740mm, 전폭 2000mm, 전고 1240mm로 아주 낮다. 차체는 4도어 4인승 쿠페의 럭셔리 GT 콘셉트. C-메티스는 고성능이면서 연비 성능이 좋은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속도 250km/h에 달하며 0~60mph 가속 성능이 6초대의 준족을 자랑하는 모델. 그러면서도 연비는 45mpg로 아주 높은 수준. 이 차에는 프런트에 V6 HDi DPFS 208마력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6단 AT를 조합해 앞바퀴를 구동한다. 리어 휠에 한 쌍의 전기모터가 동시에 탑재된다. 그러니까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얘기. 어떤 파워 트레인을 탑재하더라도 이런 형상의 모델들이 도로 위를 굴러다니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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