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는 애플사의 최신형 제품과 비견된다.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도무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무거운 갑옷(우아함·기품·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을 두른 카이옌은 포르쉐의 신뢰도를 각인하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 포르쉐가 미적 가치를 더한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한 타이밍인 지난 11월, 영국에서 카이맨(Cayman)을 전격적으로 출시했다. 다소 뜻밖의 포르쉐인 카이맨의 성공률은 꽤 높다. 특히 카이맨S는 오리지널 포르쉐 스피드스터나 911 RS가 그랬듯이, 군더더기를 빼고 레이스에 초점을 맞췄다. 게다가 911 모델과 달리 카이맨은 가격이 6만 파운드 (약 1억1천만원)가 아니라 4만3천9백30파운드 (약 8천만원)에서 시작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펀드 매니저나 구입할 가격이지만. 카이맨은 기본적으로 박스터보다 단단하고 빠르며 생긴 것도 더 낫다(이 점이 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카이맨은 박스터가 아닌 911 계열로 기존의 오래되고 값비싼 모델과 불과 0.5초 차이인 5.4초 만에 0→100km/h를 주파한다. 120km/h를 넘어서면 리어 스포일러는 마치 서니 로봇처럼 벌떡 일어선다. 이 자세 때문에 지방 경찰관이 당신의 과속 장면을 금세 잡아낼 테지만. 카이맨S는 거슬릴 게 전혀 없는 우아한 디자인 덕에 최고 한계 속도인 약 275km/h에 무난히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미드십 엔진 배치는 이제 겨우 초보 딱지를 뗀 운전자도 부드럽게 코너를 돌 수 있도록 설계했다. 코너 주행 과실로 인해 초보 운전자가 구급차를 불러야 할 일은, 적어도 카이맨에게는 없다. 박스터를 사는 데 무려 1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게 꺼려진다면 <아레나>의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두 배나 더 큰 공간을 자랑하는 카이맨S는 ‘당신이 끌고 다녀야 할 모든 잡동사니’를 뒤쪽에 여유 있게 놓아둘 수 있다. 골프 클럽, 쇼핑백, 골든 리트리버, 뜻밖의 시체까지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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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 Top Tal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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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이탈했거나 정체 구간으로 발을 잘못 디딘 게 아니라면, 오디오 볼륨을 더 높일 필요는 없다. 원을 주제로 한 디자인 모티브와 팬시한 룩, 그리고 작은 사이즈! 여전히 동안인 아우디 TT의 3.2ℓV6 엔진과 6단 DSG의 이중주는 보스(Bose) 오디오 사운드조차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뛰어나다. 25년 묵은 풀타임 4WD 시스템, 콰트로를 빼면 TT는 아우디 라인업 안의 ‘별매품’에 가깝다. 아우디 패밀리의 거룩한 표식인 싱글 프레임 그릴도 아직 달지 않았다. 아우디는 S-라인에 이어 3.2 DSG 콰트로 모델로 다시 한번 TT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2.7kg·m의 3.2ℓV6 DOHC 엔진과 6단 DSG(Direct Shift Gearbox) 정도다. DSG는 2개의 분리된 기어박스가 유압식으로 하나처럼 작동하는 원리. 스티어링휠 뒤쪽의 시프트 패들은 운전하는 재미를 더한다. 헤드라이트 베젤, 사이드 미러, 18인치 알로이휠에 공히 적용된 티타늄 패키지와 오렌지색 차체의 보색 대비도 완벽에 가깝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모두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데 전혀 섭섭하지 않다. 무릇 아우디 TT의 본령은 운전하는 동안 좀처럼 딴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데 있으니까. 값은 좀 버거운 7천4백8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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