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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awel / Kohei Nishimura

UpdatedOn September 29, 2015

Digawel | 디가웰

Kohei Nishimura

일상적인 옷들을 기초로 하지만 실루엣을 다루는 솜씨나 허를 찌르는 세부들이 여간하지 않다. 평범과 비범의 간극을 능숙하게 조율한 옷을 소개한다.

‘디가웰’이란 이름이 심상치 않다. 무슨 뜻인가?
‘Dig A Well, 우물을 파다’라는 뜻의 문장을 한 단어로 만들었다.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나는 패션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한동안 가구와 데커레이션 업계에서 디자인과 판매를 담당했다. 그러던 도중 온전히 나만의 취향이 담긴 가게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디가웰 브랜드를 론칭했다. 처음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보다 매장, 공간을 염두하고 시작했다.

당신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SNS나 대외적인 활동도 드물고, 당신은 쉽게 나서지 않는 사람이라고 들었다. 어떤 이유가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에서 디자이너에게 옷으로 표현하는 컬렉션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삶과 ‘나’라는 주체를 내 옷들보다 앞세우고 싶지 않다. 고객에게 편견을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온전히 컬렉션만으로 디자이너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 디가웰은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컬렉션 주제로 ‘Taxiing’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점이 독특하다. 여태껏 이런 단어를 패션 브랜드에서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어떤 이유로 이 단어를 꺼내 들었나?
컬렉션의 기본적인 테마는 밀리터리다. ‘Taxiing’은 항공 전문 용어로 비행기가 자체 동력으로 지상의 특정 구간을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비행기는 아직 이륙하지 않은, 지상에서 방황 중인 상태인 거다. 작게는 개인, 크게는 세계의 지금 상황과 현상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해서 이 단어를 선택했다. 초대장을 받고 컬렉션을 보러 올 사람들에게 미리 밀리터리적인 컬렉션의 힌트를 주기에도 좋다고 생각했다.

컬렉션을 만들 때 특별히 염두에 둔 인물이 있나?
일본의 전설적인 음악 잡지 의 편집장인 소이치로 다나카(Soichiro Tanaka)를 아이콘으로 생각했다. 그의 평소 스타일이나 태도가 많은 영감을 주었다.

여유로운 실루엣에 대한 당신의 입장도 중요해 보인다.
전적으로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형태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 형태들은 내일 또 바뀔지 모른다. 중요한 건 아름다운가 아닌가 하는 문제다. 그걸 특별히 고집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흔하지 않지만 평범한 동시에 평범하지만 흔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든다. 난해한 듯 보이지만 실용적인. 옷을 대하는 당신의 철학 같은 것이 궁금하다.
그렇게 느꼈다니 기분이 좋다. 난 컬렉션을 만들 때 말로 쉽게 설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 옷은 명쾌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다. 총체적인 현상으로 봐야 하는 옷이다. 이를테면 실루엣을 보고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받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당신을 비롯한 많은 일본 디자이너들의 옷에선 ‘일본적인 스트리트’가 아주 중요한 장치로 사용된다. 일본인이 아니면 쉽게 다룰 수 없는 어떤 정서인 거 같기도 하다. 당신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물론 나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트리트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동시대 일본 디자이너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개인의 아카이브와 축적된 일본 패션 역사의 자연스러운 영향이라 생각된다.

편안한 실루엣, 실용적인 디테일, 컬렉션을 지배하는 느긋한 정서 등, 옷을 보면 당신의 성격이 아주 조금이나마 짐작된다. 당신의 라이프스타일도 이 옷들과 비슷한가?
나의 자아와 연결되는 부분이니 영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일단 컬렉션과 나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의식을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디가웰에는 ‘디가웰4’라는 라인이 하나 더 있다. 그 옷들은 보다 나에 가깝다.

지금 흥미를 가지는 것은 무엇이 있나?
둥근 형태에 중간에 구멍이 있고, 아마도 1분에 33회, 45회, 78회 회전하는 그것. 엉뚱한가? 평소 이런 공상에 사로잡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당신과 디가웰의 가까운 미래는 어떨까?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재미있어하고 흥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지 않을까,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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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MODEL 성하균,조환,이봄찬,김정우
HAIR&MAKE-UP 이은혜
ASSISTANT 김은총
EDITOR 고동휘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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