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aint Laurent
에디 슬리먼의 생 로랑은 이번 컬렉션 역시 음악을 중심으로 흘렀다. 사이크 록을 파리 버전으로 풀어낸 ‘파리 세션스 컬렉션’은 파리에서 음악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1970년대부터 1990년대를 반영했다. 깨알 같은 디테일의 핀 브로치들 역시 1980년대 파리에서 유행한 록의 상징적인 팝아트 아이콘들을 차용했다. 컬렉션에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베레모와 타이트한 레더 재킷 위에 다양한 핀 브로치들로 위트를 가미했다. 한입 담뿍 깨문 아이스크림, 붉은 립스틱, 화살, 로맨틱한 프랑스어 문구를 담은 동그란 핀 브로치 등 종류가 다양한데 낱개로 판매하기 때문에 고르는 것도 활용하는 것도 자유자재다. 이것이 생 로랑이 전하는 제약 없는 ‘록 스피릿’이다.
2. Hermes
단순하고 명료한 컬렉션 피스들은 말 그대로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모노톤이 대다수였는데 경쾌한 색감의 머플러, 재킷들로 에르메스다운 능수능란한 강약 조절을 선보였다. 에르메스 브로치는 이번 컬렉션의 강점들을 축약해 보여주고 있다. 동그란 형태는 참으로 단순하고 톤을 낮춘 색감도 차분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각 다른 질감과 소재의 가죽을 실버가 동그랗게 품고 있다. 부드러운 카프스킨, 앨리게이터 가죽 등 모든 가죽의 질감과 색이 다르다. 얌전한 모양새가 여러 개를 한 번에 레이어드해도 부담이 없다.
3. Dior Homme
디올 옴므 2015 F/W 컬렉션 오프닝의 우아한 턱시도 가슴 한편을 장식했던 브로치다. 자연적인 방식으로 꽃을 말려 압착한 뒤 팔라듐 마감 처리를 해 제작했다. 동그란 금속 브로치를 액자 삼아 놓여 있는 붓꽃과 같은 자그마한 생화가 흡사 극사실주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꽃은 생전 무슈 디올이 가장 사랑했던 모티브였고 이 브로치는 크리스 반 아쉐가 무슈 디올에게 보내는 존경의 제스처다. 자칫 구태의연할 수 있는 포멀한 이브닝 웨어에 숨통을 트여주는 그의 자그마한 위트에 박수를 보낸다.
4. Louis Vuitton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의 수장 킴 존스는 이번 시즌 영국의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크리스토퍼 네메스의 ‘밧줄’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컬렉션 전반에 등장하는 이 ‘밧줄’은 액세서리 하나하나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컬렉션 군데군데 등장한 아트피스 경지의 브로치는 ‘테일러링’에서 영감을 받아 다미에 패턴을 입은 단추, 음각 로고를 섬세하게 세공한 옷핀 형태로 제작되었다. 거기에 크리스토퍼 네메스의 밧줄을 가죽 끈으로 재현해 끼워 넣은 브로치도 눈에 띈다. 시판용 제품들은 크기를 줄였고 최대한 단순한 형태로 제작해 현실적인 실용성을 강조했다.
5. Givenchy
지방시의 2015 F/W 컬렉션은 한마디로 ‘음산한 강박관념’으로 요약된다. 리카르도 티시의 완벽주의 성향이 짙게 묻어나는 테일러링 수트와 코트 등 다양한 컬렉션 피스들이 등장했다. 강박적인 균형감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재킷 위에서 조명의 빛을 퍼트리는 실버 브로치들이었다. 별 모양 브로치와 정교하게 만들어진 커다란 옷핀 그리고 해골과 십자가 등 리카르도 티시의 어두운 카톨리시즘을 반영한 브로치가 잘 재단된 수트 위에서 어둡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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