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분 오랜만이었다. 보고 있자니 계속 보고 싶어졌다. 자꾸 목도 말랐다. 뱃속이 이유 없이 울렁였다. 카메라 앞에 선 현아는 싱글 몰트위스키보다 더 도수가 높았다.
길거리 전단지처럼 흔한 섹시라는 말로 뭉뚱그리고 싶지 않았다. 한없이 취하고 싶은 기분. 누구든 카메라 앞에 선 그녀를 보면 이렇게 느낄 테다.
누가 권하지도 않았는데 자꾸 홀짝이고 싶은. 해맑은 아이와 농염한 여인, 그 사이를 노니는 천진난만한 소녀.
현아는 모호한 표정으로 그 경계선을 뒤섞는다. 그 모습이 자꾸 보고 싶어 사진을, 현아를 자꾸 봤다. 볼 수밖에 없었다. 현아의 매력은 몸도, 그 몸이 추는 춤도 아니었다. 취할 듯한 분위기였다.
“계산하는 순간, ‘난 여기서 이 정도만 해’가 돼버리잖아요.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새로운 음악이 나오면 그 안에서 또 다른 그림들이 계속 생겨나요. 그런 게 너무 재미있어요.”
현아는 안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잘할 수 있는 걸 잘하는 건 쉬울까?
그녀에게 중요한 건 하나다.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걸 재지 말고 보여주기. 그룹이든, 솔로든, 유닛이든 그녀는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뿐이다.
곧 나올 솔로 앨범에는 지금 이 순간 그녀가 재지 않고 보여줄 게 담겼다. LA에 가고, 질펀한 파티를 하고, 그 모습을 찍은 것 또한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다. 단, 자연스럽게. 그녀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다.
그녀는 억지로 무언가 표현하지 않는다. 표현하다 보면 표현되지 않는다. 역시 현아는 안다.
현아와 가까워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래, 다른 하나는 SNS. 사람들은 때론 노래로 마음을 전한다. 현아는 매번 노래로 자신을 전한다.
그녀의 신곡은 ‘잘나가서 그래’. 자랑하는 게 아니다. 저 제목은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감을 즐기길 바란다는 뜻이랄까. 노래와 춤을 보며 같이 잘나가자고, 그녀는 무대에 선다.
SNS는 그녀의 내밀한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을 한다. 직접 한다. 역시 계산하지 않고 한다. 좋으면 좋다고 좋은 걸 올린다. 물론 자신의 좋은 몸매도 올린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데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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