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 McCoy’s
생김새가 범상치 않다 했더니 밀리터리 옷을
재현해 만드는 브랜드 리얼맥코이다. 이 재킷 역시 1947년 미 육군에서 입던 쿠킹 재킷을 응용했다. 그 당시 취사병이 테일러드 재킷을 입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더 이색적인 부분은 커프스다. 불을 사용할 때 커프스 라인에 불이 옮아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안한 것. 실제로 버튼이 없어 소매를 접기 용이하고 펴거나 끝만 살짝 접어도 포춘 쿠키처럼 귀여운 모양이 연출된다. 32만5천원 오쿠스에서 판매.
The Part And The Whole
낯선 국내 브랜드다. 의역하면 ‘부분과 전체’ 정도인데, 옷을 보면 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 수긍이 간다. 추측하건데, 부분의 요소들이 전체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부분’을 보자. 뒤판에 앞판과 같은 버튼을 달았다. 옆선에서도 같은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기존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많이 시도했다. 하지만 그들과 다른 것은 디자이너의 재치나 독창성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전체 콘셉트와 이어진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브랜드의 ‘부분’을 신경 써서 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19만5천원 쿤에서 판매.
Lot Holon
여름철에 모직 팬츠를 가장 우아하게 입는 방법은 뭘까? 와이드 핏에 무심하게 플립플랍을 신는 정도? 뭐 대충 그와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다. 롯홀론의 이 팬츠는 와이드 팬츠이면서 독특한 부분이 있다. 허리춤에 달린 D링 벨트인데, 이것은 단순히 허리를 여미는 역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미는 정도에 따라 팬츠의 전체 실루엣이 결정 나기 때문이다. 원리는 이렇다. 일단 허리 부분의 원단이 여유 있어 도복이나 한복을 여밀 때와 입는 방식이 비슷하다. 그래서 자신의 옷처럼 착 감기는 맛이 있다. 53만5천원 비이커에서 판매.
System Homme
흰색 민무늬 티셔츠는 여름철 냉면과도 같다. 냉면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요리 방법도 간단하지만 맛의 차이가 분명하다. 흰색 티셔츠도 마찬가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에서 구매가 결정 나니까. 시스템 옴므의 이 티셔츠는 원단의 끝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 다부지고 표면도 부드럽고 매끈하다. 단순한 흰색 티셔츠지만 시스템 옴므의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양쪽 옆면에는 지퍼를 달았다. 우리가 재킷을 입고 앉을 때 아래 단추를 푸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지퍼를 열고 앉으면 티셔츠에 생기는 주름을 삭제할 수 있다. 뱃살이 두둑할수록 이로운 디테일이다. 가격미정.
Kenneth Field
일본을 기반으로 한 케네스필드는 디테일이 많은 브랜드다. 그러다 보니 종종 과하거나 불필요한 요소들이 눈에 띈다. 그들의 다양한 시도 중 특장적인 디테일 하나를 꼽자면 양쪽 사이드의 레이스 장식이다. 이 디테일은 이번 시즌 대부분의 쇼츠에 공통적으로 사용됐는데 꽤 이색적이다. 허리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다는 기본 목적 외에도 길게 늘어트린 코튼 레이스가 장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차원적인 옷차림이 보편적인 여름철 스타일링에 작은 변주로 괜찮은 선택일 수 있겠다. 13만5천원 P.B.A.B.에서 판매.
Nigel Cabourn
예전 군복에서 디테일을 가져오는 나이젤 카본의 꼼꼼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이 재현해내는 디테일은 수많은 브랜드의 표준이 되곤 하니까. ‘봄베이 쇼츠’라는 이름의 이 팬츠 역시 비범한 디테일을 장착하고 있다. 허리 부분에 달린 벨트가 X자로 교차되어 양 옆면에 달린 버클에 여밀 수 있는 디자인이 그것. 이 팬츠는 ‘구르카 쇼츠’로도 불리는데, 구르카는 영국령 인도군의 구르카병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막상 입어보면 번거로운 면이 없진 않지만 상의를 넣어 입으면 마치 챔피언 벨트라도 찬 것 같은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46만9천원 오쿠스에서 판매.
PHOTOGRAPHY: 박원태
MODEL: 노성수
ASSISTANT: 이상훈
EDITOR: 이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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