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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을 찾습니다

이런 기사가 나와서는 안 된다. 박지성을 찾을 수 없다니! 그는 올드 트래퍼드 안에, 그것도 잔디밭 안에, 더 나아가서 오른쪽 윙 포워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넓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찾기 쉽다.<br><br>[2006년 9월호]

UpdatedOn August 23, 2006

Photography 우정훈 ILLUSTRATION 장재훈 Editor 김영진, 김현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가 이번에는 또 얼마나 우리를 흥분시킬지 모두들 긴장하고 있다. 그가 지난 시즌에 보여준 모습은 별 3개 반 정도 수준이다. 공격 포인트를 중심에 놓고 점수를 주면 사실, 형편없다. 1골에 6도움. 포지션이 공격수인 선수가 올린 기록치고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박지성의 진가에 대해 두 번 말하면 입만 아프다. ‘퍼기 경’도 인정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그를 잡기 위해 2010년까지 장기 계약했다. 그의 붙박이 주전을 의심할 만한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더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눈이 가고 함성이 가고 박수가 간다. 박지성은 못 받는데 같은 포지션에 다른 선수가 받으면 조건만으로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없다. 물론 지금 박지성은 레드 데블스에게 최고의 인기 선수다. 그의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우리나라 말고 영국에서 말이다), 루니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선수다. 그러나 인기와 기량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티셔츠 판매가 경기력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맨체스터는 지난 시즌 불안 요소 중 하나였던 중앙 미들 필더 자리에 캐릭을 영입함으로써 확실히 보강했다. 앨런 스미스도 부상에서 복귀했으며 스콜스, 플랜처 등 중앙 미들 제원이 풍부해졌다. 전력 상승은 연쇄 효과를 일으킨다. 라이언 긱스가 다시 윙어로 돌아설 수 있게 되면서 C.호날두와 함께 확실히 붙박이었던 박지성과 경쟁체계로 돌입했다. ‘퍼기 경’의 전술에 따라 박지성이 미들 윙어나 공격 윙어 모두 가능하지만 보강된 전력은 다른 선수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니스텔루이가 빠지면서 중앙 공격수가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사하·솔샤르·로시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루니까지 측면 공격수가 된다면 박지성의 이번 시즌은 고난의 행군이 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시라. 단 두 자리를 놓고 박지성, C.호날두, 라이언 긱스, 웨인 루니가 주전 경쟁을 한다니!
캐릭의 영입이 현실화되면서 박지성 주전 붙박이 논쟁이 일었다. 맨체스터는 조용한데 먼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그만큼 여전히 박지성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삿감이 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조급증 걸린 일간 매체들은 이적설을 떠들었고, 첼시의 무리뉴가 탐내고 있다는, 없는 사실을 날조하기도 했다. 팀 복귀 후 연일 계속되는 연습 경기에서도 박지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 게시판은 한때 난리가 났다. 그래야 속이 시원했던 모양인지 박지성 험담을 일삼는 무리도 생겼다. 섣부른 예상일지 모르지만 아마도 이번 시즌 내내 박지성은 누리꾼들에게 여러 번 낚이지 않을까 싶다.
해결 방법은 단 하나다. 그라운드에 많이, 자주 나오는 것밖에 없다. 루니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루니가 원톱 스트라이커로 완전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즌 초반 많은 어시스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소 수비력이 약한 캐릭의 중원 자리를 도우며 그와도 멋진 콤비플레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맨체스터의 공격은 이제 그로부터 시작된다. 때에 따라서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왼쪽에서 진로가 막힌 C.호날두를 도와야 한다. 있잖은가, 멀티플레이 박지성을 있게 한 그 필살기 말이다. 남 얘기라고 속 편한 소리하는 게 아니다. 그가 살길은 일단 죽어라 뛰는 것이다. 물론 앞서 말한 전술적 움직임은 필수다. C.호날두보다 공격력은 떨어지고, 긱스보다 패싱력과 노련미가 떨어진다. 그러나 박지성에게는 ‘퍼기 경’도 인정한 공간 인지능력과 협력 플레이, 그리고 2개의 심장이 있다. 죽어라 뛰는 것, 그것이 박지성이 펼쳐보일 최고의 기량임을, 프리미어리거 중에서 박지성밖에 할 수 없는 능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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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우정훈
ILLUSTRATION 장재훈
Editor 김영진,김현태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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