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랙의 막내 ‘천둥’을 기억한다. 시끌벅적한 형들 틈새에서 하얗고 순해빠진 막내면서도 가장 어른스럽고 차분했다. 낯도 가리고 부끄럼도 많이 탔다. 그랬던 친구가 무대에만 올라가면 눈빛이 달라져 신기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이야기를 앞서 내놓기보다는 묵묵하고 성실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해가 바뀌고 천둥이 소속사를 옮겼다. 배우 박상현이란 이름으로 4월 18일부터 방영되는 주말 드라마 <여자를 울려>에 출연한다. 이전에도 간간이 작품을 맡았지만 호흡이 긴 40부작 정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순재부터 김정은, 하희라, 이태란, 오대규, 송창의 등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되게 만드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라 더욱 특별한 출발이다.
- 나비 패턴 티셔츠와 팬츠 모두 발렌티노 by 쿤위드어뷰,
팔찌는 알란스 제품. - 카무플라주 셔츠와 회색 티셔츠 모두
골든구스 by 한스타일,
“‘잘되면 남 탓, 안 되면 내 탓.’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제 마인드는 줄곧 이래요. 혼자 활동하기로 결심하고 작품 오디션에 합격해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 물론 부담은 컸지만 잘해봐야겠다는 욕심도 커요. 작품의 스케일이 크고 방영 기간도 길다 보니 좀 더 연기에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고. 이순재 선생님 옆에만 서 있어도 ‘아, 정말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촬영장에서 하루하루 배우고 놀라고 깨닫고 있어요. 실수할까봐 긴장도 많이 되지만 사실 재미있어요. 무대 위에 서는 것과 연기는 표현 방식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정말 마법 속에 사는 느낌이 들어요.”
- 워싱 데님 재킷은 페르드르알렌느,
팬츠는 골든구스 by 한스타일 제품. - 줄무늬 셔츠와 브이넥 니트 모두 프라다 제품.
박상현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앞으로도 계속 자신을 따라다니리란 걸 안다. 중요한 건 그걸 떼어내고 싶지 않다는 거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저를 ‘아이돌’로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아이돌 중에서도 자기 색깔을 분명하게 표현하려 노력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저에겐 마이클 잭슨이 아이돌이거든요. 저에게 ‘아이돌’의 의미는 그런 거예요.”
박상현에게 음악 활동의 페르소나인 ‘천둥’은 지금도 살아 있다. 틈틈이 준비하는 솔로 앨범이 나올 땐 그 이름을 그대로 쓸 작정이다. “저를 ‘천둥’으로 불러주는 팬들이 이미 해외에도 많아졌기 때문에 이름을 버리긴 싫어요. 다만 배우로 활동할 땐 그 이미지가 최대한 많이 안 보였으면 해요. 배우로서 저는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란 생각뿐이에요. 연기하게 된 ‘현서’라는 캐릭터도 너무 좋고.” 출발점에서 첫발을 뗀 그에게 아주 먼 미래를 물었다. “디캐프리오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셉션>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찍고 싶은 영화 장르는 액션이나 SF예요. <어벤져스> 같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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