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트렌드가 각광받는 시대다. 뜬구름 잡는 패션보단 당장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옷, 혹은 그런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인기를 얻는다. 이번 시즌, 데님 소재가 유독 눈에 띄는 것 역시 이러한 흐름과 관련이 있다. 쉽고 세련된 패션을 위해 브랜드들이 ‘데님’을 택한 것이다. 아미처럼 접근성이 좋은 브랜드에서부터 구찌와 프라다, 버버리 프로섬 같은 럭셔리 아카이브에 이르기까지. 인상적인 걸 꼽아볼까? 물 빠진 하늘색 청바지와 병아리 같은 상의를 매치해 1990년대를 상기시킨 아미와 디올 옴므, 워싱 없는 데님을 활용해 건조하면서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긴 고샤 루브친스키, 트러커 재킷을 전면에 내세운 버버리 프로섬, 가죽 라이닝 장식 청바지로 단정한 복고 스타일을 구현한 프라다 등이다. 데님에 무관심했던 톰 포드가 ‘웨스턴’ 무드를 내세우며 작정한 듯 청바지 컬렉션을 선보인 건 특히나 놀라웠다. 덕분에 이번 시즌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데님 스타일링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위부터)연회색 청바지 16만9천원 폴로 랄프 로렌, 징 장식이 달린 웨스턴 스타일의 데님 셔츠 39만9천원 래미 릴리프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밑단을 크게 접은 청바지 30만9천원 LVC, 워싱이 들어간 중간 톤 청바지 35만6천원·워싱이 없는 진한 데님 팬츠 27만5천원 모두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페인트가 튄 자국이 있는 회색 청바지 18만9천원 폴로 랄프 로렌 제품.
Part 1 Fit 청바지의 대표적인 실루엣과 적절한 핏에 대하여.
1 Skinny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부분이 모두 타이트하다. 다리가 길고, 가느다란 남자들에게 잘 어울린다. 스키니 팬츠를 레깅스로 오해하지 않도록 한다. 다리 구석구석의 모양을 모두 드러낼 정도로 꽉 끼는 건 스키니 핏이 아니라 그냥 작은 거다. 입었을 때 엉덩이와 허벅지에 적절한 긴장감을 주고, 사타구니와 정강이 부분에 주름이 너무 많이 생기지 않는 걸 고르면 된다. 뚱뚱하지 않더라도 다리 근육이 남보다 발달한 편이라면 피하길 권한다.
- 흰색 티셔츠 65만원·신축성 있는 스키니 핏의 청바지 80만원 모두 톰 포드, 흰색 슬립온 7만9천원 스페리 제품.
2 Regular
엉덩이부터 발목까지 라인이 거의 일자로 떨어지는, 가장 무난한 핏의 청바지다. 입었을 때 사타구니 부분에 주름이 생기지 않고, 바지통에 전체적으로 일정한 공간이 생긴다면 적당하다. 허벅지에 비해 종아리 부분의 통이 넉넉하면 뚱뚱해 보이니 주의할 것. 또한 벨트 라인은 골반에 걸치는 것보단 골반 위로 살짝 올라오는 정도가 입기에 편안하다. 바지 길이 역시 중요한데, 복사뼈를 살짝 덮는 정도가 좋다. 그보다 길면 지저분한 주름이 생긴다.
- 흰색 티셔츠 65만원 톰 포드, 가볍게 워싱 가공한 청바지 12만9천원 플랙, 흰색 슬립온 7만9천원 스페리 제품.
3 Tapered
발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실루엣을 말한다. 짧고 굵은 동양인의 하체를 커버하기에 적합하다. 이상적인 울 소재 테이퍼드 팬츠라면 좀 더 슬림한 실루엣을 권하겠지만 데님이라면 다르다.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이 여유로운, 배기 핏을 바탕으로 한 걸 골라야 한다. 입었을 때 복사뼈가 살짝 보일 정도의 길이라면 더더욱 이상적이다. 레귤러 핏에 가까운 테이퍼드 데님 팬츠보다 분방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흰색 티셔츠 65만원 톰 포드, 디스트로이드 크롭트 청바지 29만8천원 오디너리 핏츠 by 잼스토어, 흰색 슬립온 7만9천원 스페리 제품.
4 Wide
허벅지에서부터 발목까지 바지통이 일관성 있게 넓은 실루엣을 말한다. 발목으로 갈수록 더 넓어지기도 한다. 밑위가 길고, 바지통도 넉넉해서 제대로 입으면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우선 골반 부분이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골반은 잘 맞고, 허벅지 라인부터 넓어져야 더욱 날씬해 보인다. 와이드 핏을 살리는 또 다른 포인트는 적절한 길이. 신발을 신고 뒤돌아섰을 때 밑단이 바닥에 닿을 듯 말 듯해야 한다. 그보다 짧으면 다리도 짧아 보인다.
-흰색 티셔츠 65만원 톰 포드, 서스펜더를 끼울 수 있는 청바지 34만9천원 웰코 by 오쿠스, 흰색 슬립온 7만9천원 스페리 제품.
Part 2 Styling 트렌드에 뿌리를 둔, 그러나 지극히 타당한 5가지 데님 활용법.
1 Vintage
물 빠진 청바지는 방황하는 거리의 아이들처럼 막 입는 게 관건이다. 마치 고샤 루브친스키의 컬렉션처럼. 날것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느낌이 중요하므로 반질반질한 구두나 스카프 같은 장식은 일체 거둔다. 빈티지한 스웨트 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새것처럼 말끔한 가죽 운동화보단 닳도록 신은 캔버스 슬립온이 어울릴 거다.
- 일러스트가 그려진 회색 스웨트 셔츠 22만8천원 밀턴스 by 오쿠스, 벨트 라인에 다른 소재를 덧댄 빈티지한 청바지 73만6천원 골든 구스 브랜드 by 10 꼬르소 꼬모, 캔버스 소재의 격자무늬 슬립온 4만5천원 반스 제품.
2 Street
비슷한 톤의 청바지와 청 재킷을 한꺼번에 입는다. 대신 아주 기본적인 디자인의 상하의를 매치한다. 징 장식을 한 재킷이나 사정없이 뜯긴 청바지는 무리수. 안 그래도 아슬아슬한 ‘청청 패션’의 적정선을 단번에 무너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안에 입을 티셔츠와 신발 역시 기본적인 것으로 고를 것. 그래야 과해 보이지 않는다.
- 도톰한 질감의 회색 보더넥 티셔츠 15만8천원 세인트 제임스, 중간 톤의 데님 트러커 재킷 44만8천원·같은 톤의 청바지 29만8천원 모두 아페쎄, 흰색 척 테일러 하이톱 스니커즈 5만2천원 컨버스 제품.
3 Casual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처럼 단정하고 귀여운 캐주얼 룩을 연출한다. 우선 샴브레이 셔츠와 진한 셀비지 데님 팬츠를 짝지운다. 위에 후드가 달린 아노락을 덧입는다. 봄 코트를 걸치는 건 날씨에 따라 선택한다. 그보다 중요한 건 셀비지 데님의 밑단이다. 큼지막하게 접어 올리도록 한다. 여기에 귀여운 스니커즈를 신어 호감도를 높인다.
- 셔츠 25만6천원 마일럿 by 아이엠샵, 흰색 아노락 7만9천원 케이웨이, 헤링본 패턴의 리넨 소재 오버코트 96만8천원 S.E.H 켈리 by 아이엠샵, 셀비지 데님 팬츠 가격미정 리바이스, 빨간색 잭 퍼셀 스니커즈 12만9천원 컨버스 제품.
4 Elegant
데님 수트라는 것도 존재한다. 소재의 태생이 캐주얼한 관계로, 데님 수트를 입을 땐 드레스 셔츠와 타이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오히려 촌스러워진다. 대신 부드럽고 가벼운 헨리넥 티셔츠를 택한다. 신발은 소박한 스니커즈로 정한다. 부러 꾸민 것 같지 않아 세련되어 보일 거다. 가는 목걸이 같은 간단한 주얼리 역시 도움이 된다.
- 저지 면 소재의 흰색 헨리넥 티셔츠 65만원 톰 포드, 단추가 두 개 달린 데님 재킷·같은 소재의 슬림한 바지 모두 가격미정 구찌, 흰색 척 테일러 하이톱 스니커즈 5만2천원 컨버스 제품.
5 American
미국 냄새 물씬 나도록 입는다. 전형적인 아이비리그 스타일은 진부하다. 여기에 약간의 건강미를 더한다. 머릿속에 마이클 바스티안의 컬렉션을 그리라는 얘기다. 우선 적당히 찢어진 청바지를 고른다. 살색이 보이도록. 여기에 피케 셔츠와 브이넥 스웨터를 입고 블레이저를 걸친다. 근육의 윤곽이 드러나는 스웨터를 입는 것이 포인트.
- 하늘색 피케 셔츠 10만8천원 타미 힐피거, 브이넥 스웨터 1백35만원 마이클 바스티안 by 쿤, 감색 재킷 3백70만원 톰 포드, 무릎을 슬쩍 찢어놓은 청바지 12만9천원 리바이스, 라피아 소재 슬립온 68만6천원 아.테스토니 제품.
Part 3 Denim Bar 완벽한 데님 스타일링을 위해 눈여겨봐야 할 준비물.
TOP
1. 플랩 포켓이 달린 인디고 데님색 셔츠 33만8천원 아페쎄 제품.
2. 워싱 자국이 있는 샴브레이 셔츠 8만9천원 갭 제품.
3. 웨스턴 스타일의 데님 셔츠 가격미정 데님 앤 서플라이 랄프 로렌 제품.
4. 데님 소재의 보머 재킷 47만8천원 C.E by 에크루 제품.
1. 묵직한 데님 소재의 셔츠형 아우터 13만8천원 칩먼데이 제품.
2. 어두운 톤의 데님 재킷 15만8천원 커버낫 by 배럴즈 제품.
3. 말끔한 데님 소재의 워크 재킷 14만8천원 빅 유니온 by 오쿠스 제품.
4. 짙은 회색에 가까운 트러커 재킷 25만9천원 바나나 리퍼블릭 제품.
1. 보라색 가죽 칼라가 달린 트러커 재킷 1백만원대 버버리 프로섬 제품.
2. 짧고 타이트한 핏의 트러커 재킷 가격미정 생로랑 제품.
3. 전형적인 디자인의 트러커 재킷 14만9천원 리바이스 제품.
4. 주머니가 가슴 아래 달린 데님 재킷 46만9천원 리바이스 LVC 제품.
Bottom
1. 자연스럽게 워싱 가공한 청바지 33만5천원 클로즈드 by 비이커 제품.
2. 밑위가 짧은 편인 옅은색 청바지 33만8천원 빈스 by 라움 제품.
3. 얼룩덜룩하지 않은 아이스 워싱 청바지 33만5천원 랙앤본 by 비이커 제품.
4. 알맞은 워싱의 표본을 보여주는 청바지 가격미정 칩먼데이 제품.
1.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 디스트로이드 진 27만9천원 누디진 제품.
2. 군더더기 없는 일자 핏으로 유명한 청바지 38만원 아크네 by 에크루 제품.
3. 통이 좁은 복고풍 청바지 45만원 겐조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4. 신축성이 좋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청바지 30만8천원 디젤 제품.
1. 화려한 워싱과 페인트 자국이 돋보이는 크롭트 청바지 가격미정 디스퀘어드2 제품.
2. 일부러 찢고, 구긴 캐주얼한 청바지 9만9천원 자라 맨 제품.
3. 테이퍼드 핏을 극대화한 크롭트 청바지 37만8천원 베드윈 by 에크루 제품.
4. 신축성이 있는 슬림한 핏의 청바지 24만8천원 캘빈클라인 진 제품.
1. 굵은 가죽 라인을 덧댄 일자 핏 청바지 가격미정 프라다 제품.
2. 신축성이 좋은 스키니 청바지 36만5천원 PT05 by 쿤 제품.
3. 미세한 워싱이 입체감을 살려주는 스키니 청바지 21만8천원 게스 제품.
4. 슬림한 핏의 생지 데님 팬츠 17만9천원 슈가케인 by 배럴즈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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