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tier 끌레 드 까르띠에
얼마간 파인 워치메이킹에 집중하던 까르띠에가 다시 심플하고 상징적인 시계 컬렉션을 론칭했다. ‘끌레 드 까르띠에(Cle de Cartier)’라는 이름의 시계, 여기서 끌레는 프랑스어로 열쇠를 뜻한다. 왜 열쇠를 시계의 이름으로 쓰는지는 크라운을 보면 답이 나온다. 동그란 크라운이 아니라 사각형을 띠고 있는데 이 모양이 마치 오래된 벽시계를 와인딩할 때 썼던 열쇠를 닮은 것에서 착안한 거다.
시계의 묘미는 이 크라운을 감는 것에 있다. 마치 열쇠로 시계를 감는 것처럼 ‘드르륵’ 하는 소리와 익숙지 않은 손끝의 느낌이 제법 흥미롭다. 시계는 까르띠에의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 1847 MC를 적용했다. 이 무브먼트는 양방향 와인딩이 가능해 꽤 효율적이다. 고요하고 참하게 생긴 외양이 조금 여성스럽지 않나 싶지만 손목에 올려보면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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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저지 소재 슬리브리스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검도복을 연상시키는 실크 재킷 3백19만원·통이 넓은 바지 85만원 모두 폴 스미스 by 10 꼬르소 꼬모, 둥근 프레임 선글라스 21만5천원 비씨비걸스 제품.
▲ Tiffany&Co. CT 60
티파니에서 남자 시계를 산다는 게 쉽게 연상되지 않겠지만, 당신의 편견과는 무관하게 티파니는 아주 오랜 워치메이킹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1853년 뉴욕 티파니 매장에 세운 아틀라스 시계는 뉴욕 최초의 공공 시계로, 이 시계를 기준으로 시간을 맞추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뉴욕 미닛’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고, 비슷한 시기 파텍 필립과 함께 제네바에 워크숍을 열어 함께 시계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스와치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불화가 있어 오랜 소송과 함께 관계를 정리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낸 티파니는 결국 자체적으로 시계 컬렉션을 론칭했다. ‘CT 60’, 워치메이커로서 티파니의 유산과 뉴욕적인 이미지를 담은 시계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착용했던 티파니의 골드 워치에서 영감을 받았다. 시계는 빈티지한 프린트로 복고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서도 케이스나 브레이슬릿 등의 형태는 아주 현대적인 느낌이다. 라주페레의 무브먼트를 수정해 사용했다.
◀ Gucci Timepieces 구찌 다이브
너무나 안정적인 브랜드였던 구찌가 요즘
아주 ‘핫’하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만드는 레트로풍 컬렉션에 홀딱 반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그는 구찌의 상징 같은 요소들을 아주 영특한 방법으로 활용한다. 이를테면 홀스빗, GG 로고, 뱀부, 웹 스트라이프 같은 것들을 전형적이지 않게 쓴다. 그래서일까, 다소 고루해 보이던 그 요소들도 언젠가부터 눈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구찌 타임피스도 여기에 동참했다. 너무나 익숙한 웹 스트라이프 나토 스트랩을 다이버 시계에 매치한 구찌 다이브를 선보인 것.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요소의 결합이 생각보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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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감는 법
오토매틱 시계를 몇 개 모으는 단계에 이르면 별안간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긴다. 시계에 알아서 밥을 줄 워치 와인더다. 하지만 이걸 고르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값싼 워치 와인더는 되려 시계 무브먼트에 해를 줄 수 있고, 일단 예쁘지가 않다. 성능 좋고 비싼 건 시계보다 비쌀 확률이 높은 데다, 살 수 있다 한들 디자인이 대부분 지루하다. 그에 반해 스위스 큐빅의 것은 제법 구미가 당길 요소들이 있다.
색색의 큐브형 디자인은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고 어디에 올려두어도 화창하게 예쁜 구석이 있다. 그래도 중요한 건 성능. 좌우 각 방향당 하루 평균 9백50번 회전하며, 특정 무브먼트에 맞춰 방향과 회전수를 조절할 수도 있다. 그리고 스위스 큐빅의 웹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내려 받은 후 USB 인터페이스 케이블을 통해 시계의 활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봤을 때 겉만 예쁜 물건이 아니다. 1~12개 보관용이 있으며 색, 소재도 취향 따라 고르면 된다.
EDITOR: 고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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