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peration 스파이스 TV(www.spicetv.co.kr) Editor 이현상
‘국산’ 플레이보이 모델인 이파니의 이혼 소식은 지난 5월 남자들의 ‘수다거리’ 1순위였다. 광우병과 조류독감의 확산 소식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고기를 이리저리 구워대며 그녀를 안주거리로 삼았을 테니 말이다. 또 창설자 휴 헤프너와 젊은 <플레이보이> 걸들의 화려한 삶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플레이보이 맨션>은 올리브TV에서 순항 중이며, 플레이보이 엔터테인먼트의 ‘질 좋은’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케이블 방송의 성인 전문 채널까지 가세해 남자들의 ‘사지(四肢)’ 아니 ‘오지(五肢)’를 파르르 떨게 한다. 바야흐로 한국에도 플레이보이의 화양연화가 시작된 거다.
여기서 <플레이보이>에 대해 슬쩍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빅 버니’라 불리는 - 보타이를 멋들어지게 한 - 토끼(아마 아랫도리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을 법한)로 대변되는 <플레이보이>의 역사는 잡지 창간 원년인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피라이터였던 휴 헤프너가 창간한 <플레이보이>는 그 당시 마릴린 먼로라는 대형 스타를 커버에 등장시켜 미국 전역을 경악케 했다. ‘누드’로 돈을 벌 생각을 감히 할 수 없었던 시대인 데다, 희대의 섹스 심벌 ‘먼로’의 벗은 몸이 가판대 위에 육덕지게 차려질 거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때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 <플레이보이>는 화제의 사진들을 내놓으며 지난 50년간 남성지의 중심에 서왔다. 표지 모델로 등극했던 여자들 역시 찬란했다. 파멜라 앤더슨, 브룩 쉴즈, 드류 배리모어, 킴 베이싱어, 샤론 스톤, 샤를리즈 테론,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라토야 잭슨, 패리스 힐튼, 얼마 전 약물 복용으로 사망한 안나 니콜 스미스도 모두 <플레이보이>의 우등생들. 그간 거쳐간 표지 모델만 해도 6백여 명이 넘는다.
흔히 <플레이보이> 하면 ‘포르노의 종이 버전’으로 치부하는 것이 관례. 여성들의 은밀한 부위를 뙤약볕에 생선 말리듯 훤히 드러내는 사진이나 연예인에 대한 사생활을 이용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 거란 생각들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보이>는 여성을 문란한 요부로 전락시킨 <펜트하우스>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싣는가 하면 인권 운동가 말콤 엑스, 존 레넌 등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읽을 거리를 쏟아냈고,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으로부터 ‘간음을 했다’는 증언을 얻어내 사회적으로 이슈를 몰고 다니기도 했다. 또 그 유명한 이안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여기서 물꼬를 텄다. 사회적으로 금기했던 논쟁거리나, 가장 화두가 됐던 이야깃거리를 풍자와 재미를 더해 중심으로 몰고 온 ‘어젠다 세터’ 역할도 했던 것. 결국 <플레이보이>는 ‘외설만으로 승부하겠다던’ 처음 의도와는 달리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 섹스와 사회 전반의 이슈를 적절히 섞어 지난 55년간 승승장구했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확실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얼마 전 타미 힐피거와 조지 루이스가 출간한 <아이코닉 어메리카>에도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다).
그러기에 단순히 우리 남자들의 성적 욕구를 해소해주기보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플레이보이>에게 경외를 표하는 바다. 한국에서는 아직 <플레이보이>지를 만날 수 없지만 대신 영상물로 그녀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스파이스 TV는 플레이보이 미국 본사로부터 독점으로 콘텐츠를 제공받아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올봄부터는 휴대폰 모바일 서비스까지 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단다. ‘예술의 경지에까지 오른’ 그 뽀얀 젖가슴을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니 반가움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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