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언티가 입은 꽃무늬 자수 셔츠와 팬츠 모두 요지 야마모토 by 분더샵, 선글라스는 드리스 반 노튼×린다 패로 by 한독, 실버 체인 목걸이는 킹 크로치 제품.
- 크러쉬가 입은 검은색 후드 점퍼는 라프 시몬스 by 갤러리아 웨스트, 팬츠는 줄리앙 데이비드 by 갤러리아 웨스트 제품.
싱글 ‘그냥(Just)’을 발표하면서 타이틀을
(자이언티) 우리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우리는 ‘Young’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길 바라기에. 이번엔 한 곡이지만 앞으로 계속 발표될 시리즈라고 보면 좋겠다.
윤석철, 피제이(Peejay)와 함께 작업했다.
(자이언티) 그동안 (석철) 형과 자주 만나 곡 작업을 꽤 많이 했다. 그러다 형이 ‘따라라라~’ 멜로디를 연주했는데 거기서 영감을 받아 가사를 적고 자연스럽게 ‘그냥’ 작업이 시작된 거지. 그러면서 ‘Young’ 프로젝트를 떠올렸고, 이 선율에는 피제이 형이 잘 맞는다, 해서 같이 작업하게 됐다.
자이언티와 크러쉬, 둘은 감성도 잘 맞나?
(자이언티) 여자 보는 눈만 다르지, 음악에 있어선 감성이 비슷하다. 크러쉬와는 서로 오래 보면서 믿음이 생겼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 곡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생각할 때 누가 더 많이 부르느냐보다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오히려 가사를 쓸 땐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일단 내가 알기론 크러쉬는 짝사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데, 나는 짝사랑을 떠올리며 썼거든.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크러쉬가 처음 자이언티를 만난 날에 대해 <스케치북>에서 짧게 이야기하는 걸 봤다.
(크러쉬) 파티에 초대받아 힙합 클럽에 나 혼자 갔다. 그런데 거기에 이 형이 비닐봉지를 하나 들고 멋진 안경을 끼고 서 있는 거다. 진짜 멋있었다, 그때.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데 “저 R&B 음악 하는 사람인데요” 하고 먼저 말을 걸었다. 그리고 클럽을 나왔는데 길거리에서 형을 또 마주친 거다. 택시 잡으려고 서 있더라고. 그래서 얘길 했지. 내 음악 좀 들어달라고.
크러쉬가 욕심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음악 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서 다른 뮤지션에게 그런 부탁하는 건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크러쉬) 그 당시 나는 자존감이라는 게 아예 없는 상태였다. 더 이상 음악을 해야 할지도, 내 음악이 좋은지도 모르는…. 뭔가 확실한 피드백이 필요한 때였지. 계속 혼자서만 음악을 하고 있었으니까. 형을 우연히 만났을 때, 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자이언티에게서 연락이 온 게 언제였나?
(크러쉬) 3일 뒤에.
(자이언티) 와, 그걸 다 기억하냐. 3일 뒤에 했다, 일부러.
(크러쉬) 이메일로 음악을 보내고 보니 그날 밤에 바로 읽었더라.
수신 확인을 했다고?
(크러쉬) 10분마다 ‘새로고침’을 눌렀다.
(자이언티) 내가 ‘밀당’을 좀 했거든. 들어보니 너무 잘하더라. 너무 빨리 연락하면 자기가 잘하는 걸 알 것 같아서.
(크러쉬) 그 후로 자주 만나 이야기했는데 어느 날 형이 ‘비비드(VV:D, 자이언티와 그레이, 로꼬, 크러쉬, 엘로로 구성된 크루) 크러쉬’라고 쓰인 머그잔을 줬다.
역시, 형이 심리적으로 한 수 위다.(웃음) 그렇게 만난 두 친구가 이렇게 같은 레이블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니 좋겠다. 그 사이 신도 넓어지고 플레이어도 많아졌다. 자이언티는 ‘곡을 만들고 노래하고 프로듀싱까지 가능한 희소성 때문에 보다 유리하게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고 자평하는 동시에 ‘그 희소성 때문인지 진짜 내가 실력이 뛰어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 적이 있던데, 지금은 어떤 생각인가?
(자이언티) 요즘 활동하는 다른 아이돌이나 가수들 중에서도 완성도가 뛰어난 이들이 많아 그렇게 비교하자면 우리가 더 나은 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명확한 판단 기준이 단순히 외모나 가창력이 아니잖나. 그 사람의 개성이고, 어떤 소리를 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우리는 우리의 소리를 내고 있다.
(크러쉬)우리만의 개성이나 희소성은 절대 인위적으로 만들 순 없다는 것에 자부심은 있다. 둘 다 담금질을 많이 한 뮤지션이다. 랩으로 시작했다는 점도, 자신들 음악의 뿌리가 힙합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현재 한국 음악 신에서 다양한 장르를 적절히 융합해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잘 구축하고 있는 대표뮤지션들이기도 하다.
(자이언티) 사실 나도 제일 고민하는 게 장르거든.
나는 대중음악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만들어놓고 봤을 때 장르를 정의 내려주는 건 평론가나 리스너들의 몫인 것 같다. 자이언티는 재작년 다양한 작업물을 발표하고 작년엔 숨을 고르는 분위기였다.
(자이언티) 작년엔 내가 곡 작업을 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서 공연 위주로 활동했고.
에너지를 쏟아낸 후의 공허함 같은 건가?
(자이언티)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체력을 준비하는 거다. 앨범을 만들면서 내가 가진 재료를 다 써버렸다. 또 다른 재료가 필요하고, 다른 영감이 필요하고, 다른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힘을 빼고 축적하는 시간. 이제 많이 모았으니 잘 풀어내는 게 과제다.
3월 6일부터 8일까지 블루스퀘어에 올릴 두 사람의 공연 ‘Young’은 어떤 그림인가?
(자이언티) 스탠딩이 아닌 좌석제 공연이다. 왁자지껄한 느낌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우리가 내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것 같다. 쿠마파크, 윤석철, DJ 소울스케이프 등 엄청난 아티스트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더욱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 거다.
자이언티가 입은 흰색 셔츠는 캘빈클라인 플래티늄, 검은색 케이프 셔츠는 꼼 데 가르송, 와이드 팬츠는 요지 야마모토 by 분더샵, 목걸이는 레이밴카쉬 by 반자크, 선글라스는 스틸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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