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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2015

상반기를 설명하는 일곱 가지 키워드 그리고 <아레나>가 꼽은 주요 아이템.

UpdatedOn February 16, 2015

​Part 1 mood

​1 Age of Denim

이번 시즌 가장 돋보이는 건 데님의 쓰임새다. 하나로 좁혀지지 않을 만큼 전 방위적이다. 디올 옴므는 색이 바랜 데님 팬츠로 컬렉션의 분위기를 살렸다. 마지막엔 색색의 크레파스로 낙서를 한 듯한 데님 트러커 재킷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미 역시 비슷한 전략을 펼쳤다. 색이 바랜 데님 셔츠와 데님 팬츠를 짝짓거나 트러커 재킷의 소매를 잘라낸 데님 베스트로 복고 분위기를 구현한 것. 데님 트러커 재킷은 버버리 프로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거의 모든 차림에 트러커 재킷이 있었다. 셔츠 대신으로 혹은 흰색으로 변형된 채. 데님 본연의 색을 살린 프라다의 데님 팬츠는 볼드한 스티칭 덕에 더욱 단정해 보였다. 밑단을 한 뼘 정도 접어 올린 로에베의 데님 팬츠는 상반기의 대표 이미지로 삼아도 좋을 만큼 임팩트가 강했다. 가장 다양한 형태의 데님을 선보인 건 겐조다. 트렌치코트, 트러커 재킷과 블루종을 융합한 점퍼, 튜닉형 반소매 셔츠 등이 그 증거. 한편 데님으로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을 선보인 컬렉션도 있었다. 바로 이.타우츠와 크레이그 그린이다. 이.타우츠는 생지 데님으로 과장된 오버사이즈 팬츠를 만들었고, 런던 컬렉션의 신예 크레이그 그린은 청색 데님으로 검도복과 비슷한 전위적인 옷을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왼쪽) 끈으로 여미는 데님 재킷 88만원·통이 넓은 데님 팬츠 78만원 모두 크레이그 그린 by 10 꼬르소 꼬모, 남색 셔츠 가격미정 준 지 제품.
(오른쪽) 데님 트러커 재킷·흰색 데님 재킷·흰색 데님 팬츠 모두 가격미정 버버리 프로섬 제품.



​2 Creamy White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흰색이 주요하게 떠올랐다. 특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을 활용한 ‘화이트 룩’이 대거 소개됐다. 날카롭고 미래적인 느낌보단 부드럽고 가벼운 무드가 배어 있었다. 다양한 비율의 화이트 룩을 선보인 아기 앤 샘, 깨끗하고 세련된 캐주얼 스타일을 소개한 크리스토퍼 뤼미에르가 바로 그 예. 그 밖에도 수많은 컬렉션에 순백의 차림이 등장했다.

우아한 화이트 룩을 선보인 에르메스와 꼬르넬리아니, 흑백의 대조를 드러낸 지방시, 절제된 스포티즘을 표현한 닐 바렛 등이 그랬다. 해군과 선원을 모티브로 한 구찌 컬렉션은 넉넉한 실루엣의 흰색 바지와 온갖 종류의 흰색 아우터로 런웨이를 채웠다. 버버리 프로섬은 알록달록한 차림 가운데 ‘올 화이트 룩’을 끼워 넣어 흰색을 오히려 포인트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왼쪽) 튜닉형 반소매 셔츠 39만원·흰색 반바지 69만원 모두 준 지 제품.

(오른쪽) 속이 비치는 소재의 흰색 블루종·연한 회색 반바지 모두 가격미정 에르메스 제품. 



​3 Plenty of Stripe

줄무늬는 클래식한 여름 패턴 중 하나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주를 이뤘다. 물론 달라진 점이 있다. 그 모습이 훨씬 다채롭다. 다소 식상한 머린풍 줄무늬 외에도 다양한 변종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우선 빈티지한 색감을 더한 사선 줄무늬가 있다. 같은 패턴의 머플러와 셔츠, 바지를 한 번에 매치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J.W. 앤더슨, 1970년대 풍 셔츠와 스웨터를 선보인 프라다 컬렉션이 여기 속한다. 1990년대 감성을 지닌 굵은 줄무늬도 있다. 디올 옴므에 등장한 굵은 줄무늬 슬리브리스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줄무늬 스웨터 등이 그 예. 고상한 선원을 그린 구찌 컬렉션은 흔한 가로 줄무늬 대신 굵은 세로 줄무늬를 택해 틀에 박힌 머린 룩에 변화를 꾀했다. 



​4 Sartorial Sportism

현실적인 룩에 스포티한 양념을 친, 지극히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대세를 이루었다. ‘스포티즘’이란 의미는 으레 투박하거나 미래적인 디자인, 혁신적인 소재 등으로 풀이됐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이러한 경향은 스타일링 방식에서 유난히 눈에 띈다. 대표적인 예가 아미와 유밋 베넌이다. 아노락과 캐주얼한 수트를 매치하고, 야구모자와 스니커즈를 더한 아미의 룩, 스리피스 수트에 두꺼운 스카프를 수건 두르듯 무심히 매치한 유밋 베넌의 룩은 현재의 스포티즘이 얼마나 더 근사하게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고샤 루브친스키는 스트리트 감성과 스포티즘을 아주 세련되게 믹스했다. 거의 모든 룩에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한 루이 비통, 에르메스 등의 컬렉션도 이러한 흐름의 적절한 사례라 하겠다. 



​5 Pajamas Inspired

파자마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옷들이 많았다. 미끄러지는 듯한 촉감의 섄텅 실크,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광택, 바람에 쉽게 펄럭이는 가벼움이 실크 파자마를 연상시켰다. 가장 그럴듯했던 건 발렌티노 컬렉션이다. 만개한 꽃 혹은 꽃망울 패턴의 실크 셔츠, 재킷, 아우터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 특히 편안한 실루엣의 파자마 바지가 눈길을 끌었다. 실크나 벨벳 같은 소재를 자주 활용하는 하이더 아커만 역시 이러한 무드를 풍겼다. 다른 점이 있다면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는 것. 오묘한 색감의 실크 로브에 새틴 베스트와 늘어진 티셔츠, 스키니 바지를 매치하고 스카프를 두른 차림은 하이더 아커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발상이다. 그 밖에 폴 스미스와 드리스 반 노튼은 느슨한 새틴 수트를, 돌체&가바나는 물방울무늬의 파자마 셔츠를 소개했다.



​6 Painting Like

그림 같은 옷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J.W. 앤더슨은 평면적인 풍경을 담은 니트 티셔츠로 컬렉션의 문을 열었고, 지방시는 흐드러진 안개꽃 패턴에 진주를 더한 화려한 룩을 마지막 순서로 정했다. 모두 하나의 작품이라 해도 손색없었다. 추상화 비슷한 프린트도 다수 등장했다. 곡선 구성 작품을 옷에 덮어씌운 듯한 알렉산더 맥퀸, 얼굴만 한 크기의 도트를 전면에 장식한 겐조, 음식 사진을 마치 팝아트처럼 반복적으로 활용한 에트로, 석상을 3D 프린트로 해체한 닐 바렛, 다중 노출을 통해 여러 겹으로 보이는 꽃무늬를 옷에 적용한 브리오니, 각국의 국기를 재료로 요란한 팝아트를 선보인 모스키노 등이 여기 해당한다. 



​7 Relaxed Formal

공식대로 차려입은 포멀 룩이 런웨이에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그 자리를 채운 건 여유로운 수트. 크게 두 가지 줄기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하나는 수트 자체의 실루엣이다. 피팅감 자체가 느슨해졌다는 뜻이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크리스토퍼 뤼미에르의 넉넉한 실루엣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다른 하나는 스타일링 방식이다. 발렌시아가와 폴 스미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컬렉션에서 수트와 티셔츠의 만남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무렇게나 휘두른 스카프, 수트와 버킷 해트의 조화 역시 수트의 딱딱함을 덜어내는 장치로 작용했다. 경쾌한 색으로 포멀함을 중화한 경우도 있다. 밝은 회색 수트에 개나리색 폴로 셔츠를 매치한 볼리올리와 다홍색과 겨자색을 곳곳에 끼워 넣은 까날리 등이 그렇다.

(왼쪽) 파란색 스웨트 셔츠·광택감이 있는 소재의 수트 모두 가격미정 발렌시아가 제품.
(오른쪽) 니트 폴로 셔츠·남색 바지·베이지색 재킷·벨트·얇은 면 소재 스카프 모두 가격미정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 제품. 

 



Part 2 Detail

​1 Outer

봄과 여름을 위한 컬렉션임에도 불구하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가 쏟아져 나왔다. 소재 역시 다양하다. 고상한 벨루티의 코트는 부드러운 리넨, 모범생 같은 프라다의 코트는 매끈한 가죽, 우아한 구찌의 코트는 새틴, 장난스러운 겐조의 트렌치코트는 데님, 나른한 하이더 아커만의 로브는 실크로 만들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벨티드 롱 코트와 바람이 불면 가볍게 날릴 것 같은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코트, 둥근 실루엣이 매력적인 발렌티노의 코트는 특히 아름다웠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까진 코트를 염두에 두길 바란다. 



​2 Top

한마디로 ‘스포티즘의 승리’다. 스웨트 셔츠, 폴로 셔츠, 아노락, 느슨한 저지 티셔츠 등이 이번 시즌 상의 중 반 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중성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보테가 베네타의 저지 티셔츠, 셔츠의 자리를 대신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니트 폴로 셔츠, 컬러풀한 아미의 아노락, 유밋 베넌의 반소매 집업, 디올 옴므의 스웨트 셔츠 등이 그 증거. 재킷 안에 아노락이나 집업 점퍼를 레이어링한 경우가 유독 많았다. 이 범주 밖에서 눈길을 끌었던 건 칼라의 경계에 굵은 스티치를 넣은 프라다의 셔츠와 버버리 프로섬의 데님 트러커 재킷이다.



3 Pants 

긴 바지가 주를 이루었다. 특히 밑위가 길고 통이 넉넉한 바지들이 상당수 소개됐다. 루스한 핏의 하의가 대세로 떠오른 건 이미 오래전. 하지만 실루엣의 변화가 눈에 띈다. 발목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배기 핏의 시대가 가고, 처음부터 끝까지 넉넉한 통을 유지한 일자형 바지의 시대가 온 것이다. 발렌티노의 파자마 팬츠, 꼬르넬리아니의 리넨 바지, 루이 비통의 면바지, 벨루티의 스웨이드 팬츠 등이 바로 그 예. 한편 묵묵히 소신을 지킨 컬렉션도 있다. 갈수록 타이트한 바지만 고집하고 있는 에디 슬리먼의 생로랑, 와이드 팬츠와 스키니 팬츠의 비율을 적절히 섞은 하이더 아커만이 바로 그것. 



4 Headgear 

형태감이 유연한 버킷 해트가 상당수 소개됐다. 컬러풀한 펠트 소재의 버킷 해트를 선보인 버버리 프로섬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 구겨진 듯한 소재감의 버킷 해트를 소개한 아이스버그, 챙이 짧고 단정한 모자를 수트에 매치한 까날리가 돋보였다. 페도라 역시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아그네스 비는 여름 소재의 페도라를 선보였고, 생로랑은 곳곳에 검은색 펠트 페도라를 활용해 보헤미안 룩의 무드를 고조시켰다. 선글라스의 키워드라면 단연 ‘레트로.’ 브리지 부분을 ‘X’자 형태로 디자인한 루이 비통, 굵고 네모난 뿔테 선글라스를 선보인 닐 바렛 등이 대표적.



5 Bag

다양한 형태의 빅 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매끈한 원통 모양의 빅 백을 선보인 까르뱅, 기하학 패턴과 이그조틱 가죽 소재를 사용해 존재감을 드러낸 드리스 반 노튼의 가방, 스포티한 느낌의 루이 비통이 그 예. 허리와 팔 사이에 끼워 드는 방식까지 비슷했다. 복주머니처럼 생긴 버킷백 역시 눈에 띄었는데 보테가 베네타와 구찌, 준 지,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백팩의 등장 역시 주목할 만했다. 아미와 루이 비통, Y-3, 베르사체는 스포티한 백팩을 선보였고, 펜디와 발렌티노는 얌전한 백팩을 토트백처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6 Shoes

에스파드리유와 구두의 힘이 약한 시즌이다. 구두의 명가 벨루티마저 스니커즈로 런웨이를 채웠을 정도니까. 그중에서도 장식 없이 말끔한 흰색 스니커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루이 비통과 아미, 까날리, 에르메스,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이 이를 활용해 세련된 스포티즘 무드를 완성했다. 한편 놈코어 스타일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는 슬리퍼의 유행이 이어졌다. 군더더기 없는 발렌티노와 크리스 반 아쉐의 가죽 슬리퍼, 라프 시몬스 버전의 아디다스 슬리퍼, 투박한 밑창과 정갈한 타이포그래피가 대조를 이루는 안드레아 폼필리오의 슬리퍼가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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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안주현
Guest Editor 안언주
Assistant 김지혜
Hair&Make-up 정그림
Model 이세영, 이세인
Photography 박원태(인물), 아이맥스트리(컬랙션)

201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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