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박원태 Illustration 차민수 Editor 이현상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에 충성하는 경향이 있어, 한 제품이 맘에 들면 계속 그 브랜드를 사는 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기존에 갖고 있던 수동 카메라와 렌즈가 호환이 되고, 그 전 제품도 쓸 만했단 생각에 OO사의 최신 DSLR을 구입했다. 기백만원 하는 녀석이라 대단한 ‘걸물’일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있었다. 장시간 노출 시 사진에 세로줄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한 것.카메라 설정을 ‘자동 ISO’로 놓고 셔터 속도를 10초 이상으로 촬영했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알고 보니 문제가 조금 있는 녀석이었다. 커뮤니티를 검색해보니 싱글 모드로 촬영을 할 때 연사로 찍힌다는 사람도 있었고, 메모리 슬롯이 에러가 잘 일어난다는 사람도 있었다. 수입 업체의 본사에 전화를 했다. 허나 본사 측에서는 ‘확인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무엇보다 무작정 기다리라는 본사의 늦장 태도에 화가 났다. 결국 펌웨어로 수정하고, 본사 측에서 소정의 선물을 준비해 해결했지만,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다.
김대현(35세, OO카메라 동호회 회원)
디지털 카메라 카메라 하면 OO를 떠올렸는데, 그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또 전자제품은 나온 지 5개월 이상 된 것만 사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사진 동호회에 가입한 후에도 변변찮은 카메라를 갖고 다니다가 큰 맘 먹고 OO사의 DSLR을 구입했다. 최근 나온 것 중 명기라고 불리는 녀석인데 작은 문제가 생겼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추적 촬영하는 기능인 AI 서브 모드 오류로 인해 초점이 불안정해지는 거다. 나를 포함한 OO 유저 동호회 사람들이 힘을 모아 리콜을 요청했다. 하지만 본사 측에서는 부품 교체를 주장했다. “일부 제품에서만 불량이 발생한 데다 부품만 교체하면 해결되기 때문에 리콜은 지나치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업체 측이 문제를 일으킨 모델을 무상 수리해주기로 했고,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했다. 억울했지만 말이다. 지금은 수리 후 별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전자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무조건 업체를 찾아가 A/S를 요청할 게 아니라 인터넷부터 검색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오승대(28세, 한국전시산업진흥회)
PMP 제품을 켜는 동시에 멎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지만, 이번 제품은 워낙 그 빈도가 심했다. 켜는 동시에 작동을 멈추니, 또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리모컨을 사용해 음악을 들을 때 고주파 음이 섞여 나오는 문제도 생겼다. ‘PMP인사이드’라는 휴대용 기기 전문 포럼 사이트에 버그에 대한 문의를 했다. 이미 사용자들 사이에서 많은 문제로 불만이 큰 제품이었고, 심지어 작동이 멈추는 그 문제점에 별칭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얼마나 고장이 잦으면 그랬나 싶다. 구입 전에 사전 정보를 알았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든다. 업체 측에서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결하라는 말만 반복해 큰 실망을 했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아량이 좁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오해원(26세, <뉴시스> 스포츠부 기자)
내비게이션 새 차를 구입하신 아버지께 어머니와 함께 여행 다니시라고 내비게이션을 한 대 선물해드렸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인기가 있어 자부심을 갖고 아버지께 선물해드렸고, 아버지도 꽤 만족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유명 제품을 사는구나’ 하는 뻔한 만족감에 도취되기도 했고. 그런데 잘 사용하던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난 후 문제가 생겼다. 기능이 늘어난 건 좋은데 낮과 밤을 인식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 불편했던 것이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 계산 기능의 문제도 발생했다. 물론 또다시 펌웨어를 통한 업그레이드로 문제는 해결됐지만 좋은 제품이라며 선물을 했고, 큰 소리도 쳤기에 머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비게이션의 오류, 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 아닌가.
고영주(35세, 여행 작가)
휴대폰 휴대폰은 이 브랜드의 제품이 아니면 쓰지 않았는데, 불필요한 기능이 점점 많아지면서 문제점도 같이 많아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유명 연예인을 아이콘으로 했기에 고심 끝에 비싼 가격에 구입을 했는데, 버그가 생각보다 많았다. 기본적으로 나뿐만 아니라 이 폰을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 역시 내부 액정에 불량 화소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버튼이 눌리지 않고, 빛이 새기도 했다. 또 특정 단축 번호를 눌렀을 때 (특히 6번!) 다른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 당황한 적이 많았다. 결국 새 제품으로 교환했지만 꺼림칙한 건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전화와 문자 메시지만 잘되는 튼튼한 옛 기기들이 더 좋은 것 같다. 운치 있는 디자인도 그렇고.
김원찬(28세, 비알코리아 개발팀)
휴대폰 휴대폰은 나를 나타내는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능만큼이나 디자인을 중시하는 편이다. 그러다 마침 휴대폰을 바꿀 시기가 되어, 가장 예쁜 녀석으로 골랐다. 과용해서 구입한 그 녀석을 만지작거리던 중 어안이 벙벙해지는 경험을 했다. 바로 카메라 버튼과 휴대폰의 볼륨 버튼이 작동되지 않기 시작한 것.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은 아닌지 재차 제품을 테스트해봤지만, 역시 안 됐다. 커뮤니티를 뒤져보니 개발 초기에서 있었던 조립 불량으로 리콜이 실시되고 있단다. 이미 나와 인연을 맺은 제품이니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면 계속 사용하고 싶어 A/S센터에서 수리를 받았다. 물론 제조사 역시 제품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무상으로 수리를 해줬다. 빠른 출시도 좋지만, A/S센터를 찾아가는 고객의 번거로움을 생각해 조금 늦더라도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현진(27세, 아시아나 항공 국외선 스튜어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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