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조선희 Editor 성범수 MODEL 임형석 HAIR 김선희(고원), 강현진 MAKE-UP 이현아(비디비치 by 이경민)
STYLIST 김우리 SET STYLIST 최훈화 assitant 이승욱, 김주희, 김하늘
옛날에도 쥬얼리고, 다시 뭉친 지금도 당연히 쥬얼리다. 이름이 너무 직설적이라 촌스럽단 생각 안 해봤나.
인영 | 쥬얼리?
그렇다. 이름이 좀 별로다.
정아 | 그땐 유행처럼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우리 데뷔할 때가 8년 전쯤이다. 당시엔 ‘슈가’나 ‘밀크’ 같은 식으로 이름을 지었다. 보석이라는 뜻을 생각하면 굉장히 좋은 느낌 아닌가. 근데 지금 그런 질문을 들으니 좀 촌스럽긴 하다.
인영 | 요즘 들어 촌스럽게 느끼긴 하는데, 우린 가수니까, 이름보단 실력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나. 우리가 무대에서 어떻게 보이는지가 제일 중요한 거다. 그리고 이름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 너무 오랫동안 활동했지 않나. 그리고 고급스러운 것도 중요하지만, 우린 대중 가수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쥬얼리란 이름은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촌스럽지만 그게 더 정감 있어 오히려 난 더 좋다.
정아 | ‘쥬얼리’라는 브랜드를 ‘쭈욱’ 이어왔다는 게 우리에겐 자부심이다.
좀전에 대중 가수이기 때문에 고급스런 이미지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영 | 으음으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거한다는 게 아니라, 고급스런 이미지에만 빠져 살다 보면 대중적인 것과 동떨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로 말한 거였다.
해체됐다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다시 뭉친 쥬얼리는 대박으로 금의환향했다. 새로운 쥬얼리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거란 확신이 있었나.
인영 | 우리가 확신했던 것과 걱정했던 것은 명료하게 나뉘어 있었다. 확신했던 부분은 우리가 전보다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정아 씨랑 나랑 음악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전엔 어려서 시키는 것 위주로 하며 그냥 ‘네가 참 좋아’ 같은 분위기에 머물러 있었다. 물론 그때도 좋았다. 그런 귀여운 느낌은 지금은 가질 수 없는 모습이니까. 지금도 배우는 중이지만, 혼자 활동하면서 많이 컸고, 정아 씨도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 것엔 90% 정도 자신이 있었다. 정말 자신이 있었다. 요즘 ‘상큼이’들이 많이 데뷔하지 않았나. 그런 신인들보다 상큼한 면에선 떨어질 순 있겠지만, 무대 위에서의 여유는 우리가 더 앞선다고 생각한다. 정아 씨와 나는 음악적인 부분과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확신이 있었다. 좀 걱정했던 부분은 기존 멤버들로 구성된 쥬얼리가 아니기에 배제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새 멤버들이 미움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은 좋은데, 과거의 쥬얼리 모습이 아니라고 열외 대상이 돼버린다면 너무 속상하지 않겠나.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의 뮤직비디오 참 세더라. 뮤직비디오와 노래 느낌이 좋긴 한데, 왜 이 노래를 타이틀로 정했는지 궁금하다. 한국인들이 원래 막 터지고, 클라이맥스가 있는 노래를 좋아하지 않나. 살 떨리는 복귀작으론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을까.
인영 | 작곡가가 선택했다. 물론 우리도 나쁘지 않다고 동의했고. 그동안 대중적인 걸 많이 해왔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미리 음악을 들려준 사람들 중에 성공적인 복귀를 위한 곡이 아닌 것 같다고도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너무 몽환적이고, 클럽 음악 같기도 하니까.
그런데 참 중독성이 대단하다. 그 덕분인 것 같다.
인영 | 맞다. 복고적인 ‘쿵따라 따따 쿵짝쿵짝’이 사람들을 중독시켰나 보다. 안무도 참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4명 다 몸매에 자신 있는 건 안다. 그런데 뮤직비디오에서 야하게 나오는 자신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정아 | 난 정말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항상 가리고 등장했으니까. 하지만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나니, 나한테도 저런 모습이 있구나 하는 새로운 걸 알게 됐다. 보는 사람들도 더 재밌게 느꼈을 것이다.
인영 | 그 이미지가 왜 세지? 전신을 찍은 것도 아니고 얼굴만 찍었는데.
나한텐 강하게 어필했다.
인영 | 아아, 그런가. 우리가 원래 좀 세다.(웃음)
남자들은 좋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정아 | 나름 우리는 절제미가 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인영 | 아아, 놀라운 건 최근 여자 팬들이 많이 늘었다는 거다.
가요계의 불황에 대해서 매번 얘기한다. 네 명이 활동하다 보면 돈도 많이 들 거다. 불황을 피부로 직접 느끼는가?
정아 | 일단 앨범 판매량이 정말 예전과는 말도 안 되게 적은 상황이다. 이젠 정말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 하는 게 그냥 타이틀이 되어버린 정도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만 들 뿐이니까. 뭐 그렇다고 해도 1위를 한다는 건 무지 좋지만. 정말 불황이 심각하다. 분위기가 가수들에게 불리한 쪽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 어떤 장르에 있는 사람들보다도 가수들에게 특히 불리한 상황이다. 그런 것들이 좀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가수들이 과외 활동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정아 | 맞다. 가수 이외의 활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 텔레비전의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도 열심히 하게 되고 그런다.
인영 씨에게 묻겠다. 크라운 제이랑 함께하는 프로그램에서 명품 좋아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노출했다. 그걸 실제 서인영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
인영 | 여자라면 다 명품 좋아하지 않나. 내 모습을 숨기는 성격도 못 되고, 이제 이미지 관리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나.(웃음) 그냥 날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연예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옆집 언니나 동생처럼, 친구처럼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가식으로 청순한 척하고 이런 것 다 필요 없고, 그냥 솔직하고, 나쁜 면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정들 수도 있는 거고, 지금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까. <서인영의 카이스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내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다. 과거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안 했다. 웃기지도 못하고, 가식 떨지도 못하기에 하지 않았던 거다. 근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를 너무 많이 보여준 것 같아 욕을 먹을 줄 알았다. 그랬는데 의외로 여자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아아, 요즘엔 대중들이 솔직한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엔 그냥 좋다고 말한다. 신상!
정아 |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옷가게에 새로운 옷만 걸려 있어도 관심 갖는다.
인영 | 내면에 숨기고 있던 걸 그냥 표출한 것 같다. 그래서 속 시원하다고 하더라.
인영 씨에게 묻겠다. 천억을 준다고 해도 누드를 찍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누드가 나쁜가?
내가 지금까지 섹시 이미지를 많이 표현했다.
맞다. 그래서 그게 의외였다.
인영 | 그렇지만 누드까지 찍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것도 내가 원해서 가족끼리 찍는 건 상관없다. 근데 돈을 받고 누드를 찍어서 그 돈에 팔려가는 느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싫다. 가끔은 내 섹시 이미지 때문에 부담을 느낄 때가 있다. 누드를 찍으면 더 그런 이미지에 속박 당할 것 같다.
섹시 이미지가 많이 부담될 때가 있구나.
인영 | 한동안 그랬다. 요즘엔 그래도 보편화됐는데 너무 안 좋게만 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근데 지금은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그것도 뭐 내 이미지고 감사할 뿐이다.
쥬얼리를 밖에서 봤을 때와 쥬얼리의 구성원이 되고 난 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주연 | 내가 쥬얼리의 새 멤버가 되기 전엔 쥬얼리는 대스타라 우러러보는 대상이었다. 근데 이제 쥬얼리의 멤버로 들어와서 보니 두 명의 선배들이 슈퍼스타라는 대외적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인간적이더라.
정아 씨 없을 때 인터뷰를 해야 될 것 같다. 옆에 있으니 이리 말하는 것 봐라.
주연 | 아니, 정말이다.
그전에 베이비제이로 팝핀현준과 같이 음반을 냈었다.
주연 | 맞다. 그건 MBC에서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였다. 팝핀현준은 춤과 랩을 했고, 그때 난 옆에서 같이 랩으로 힌트를 줬다.
인터뷰 전에 살짝 그걸 듣긴 했다.
주연 | 아아, 들으면 안 된다.(웃음)
아버지가 연기자더라. 아버지의 업(業)을 이어 연기자로 나설 생각은 없나.
주연 | 아직까진 쥬얼리 말고는 다른 길은 생각 없다.
쥬얼리 입성 전에 어떤 일을 하고 있었나.
주연 | 특별한 건 없다. JYP에서 댄스 부문 1등 한 것 정도. 쥬얼리 플러스 원이라는 오디션에 합격해, 트레이닝 1년 6개월 과정을 통해 쥬얼리 멤버가 됐다. 그리고 인영 언니의 1집 ‘너를 원해’의 객원 래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은정 | 연예계 활동을 한 적 없다. 연습생 때 인영 언니가 부른 ‘너를 원해’의 댄서로 가끔씩 무대에 올랐다. 아주 잠깐.
여성 그룹의 맏언니로서 후배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정아 | 처음엔 회사의 말을 듣고,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하면서 배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해주기만을 기다리면 안 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래서 많은 가수들이 그때가 되면 혼란을 겪게 된다.
인영 | 어떤 이미지가 내 이미지일까? 이렇게 가야 되나, 저렇게 가야 되나 하는 생각에, 혼란에 빠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히 겪어야 하는 수순이다.
정아 | 후배들은 그 순간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대부분 사람들이 4년에서 5년 사이에 그런 감정을 느낀다. 5년쯤 지나면 소속사에서 더 이상 뭔가를 만들어주기보단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이미지에서 무언가를 계속 뽑아내려 한다. 당길 땐 끌려 다니더라도 본인이 키를 쥐어야 할 때가 언젠가 찾아온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그 기회를 명민하게 알아차리고, 그전에 자기 단점을 얼마만큼 채워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지혜롭게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며 음악에 매진하면 헤쳐나갈 수 있을 거다.
<별이 빛나는 밤에>를 떠났다. 어떤 기분인가?
정아 | 음… 1년 6개월 동안 라디오 DJ를 했다. 일단 시원 섭섭하다. 물론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라디오 방송을 한다는 건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다.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 아니겠나. 그런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고정된 시간에 그것도 매일 진행하노라면 개인 생활이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내 생각에 라디오 방송은 정말 매력적이다.
다음 질문은 나도 부담스럽다. 모두들 궁금해해서 총대를 짊어졌다. 가슴 성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오보인 건가?
정아 | ‘네, 뭐 알아서 생각하세요. 편하게.’(웃음)
요즘 쇼 프로그램들을 보면 ‘무릎팍 도사’나 ‘라디오 스타’ 같은 경우 공격적이면서, 초대 손님에 대한 예우가 없다. 좀 전에 내가 물어본 질문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공중파 방송임에도 특별히 꺼려 하지 않는다. 물론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로 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아 | 그런 게 있다. 예전엔 MC 위주의 방송, MC가 끌어내주는 대로 따라가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게스트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그 쇼 프로그램의 성질이 변한다. 그러니까 게스트들이 굉장히 지혜로워야 한다. 모든 걸 숨겨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숨겨야 될 걸 드러내서도 안 된다.
그게 더 힘들 것 같다.
정아 | 힘들지. 많이 힘들다. 사실 연예인 입장에서는.
웃기지 못하는 게스트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보는 입장에선 재밌긴 하지만 쉽진 않을 것 같다.
정아 | 그러다가 ‘박정아 거짓말 파문’까지 나온 거다.
아, 그렇구나.
정아 | 사실 진짜 그건 웃기려고 한 말이었다. 머리 커트한 게, 남자친구 때문이라고 말한 것 말이다. 정말 웃기려고 한 얘기였고 아니라고 부인을 계속 했지만, 그들이 끝까지 뭔가 끌어내려는 눈으로 보았기에 가장 최근에 한 이별을 생각했더니 합의 이별이어서, 합의 이별이라고 얘기를 한 거였다. 근데 그게 얼마 전에 일어난 일이 돼버린 거다. 얘기를 피해가다 보니 그렇게 됐다. 어떤 기자와 인터뷰를 할 때 그 에피소드에 대해 농담이라고 말했다. 그때 주변에 있던 한 기자가 그 얘길 듣고 박정아 거짓말했구나 하며 기사를 낸 거다. 방송도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런 거짓말 기사를 내보냈다. 그게 일파만파 커져 거의 말도 안 되게 거짓말 파문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보면 그게 미디어의 힘인 것 같다. 사실, 그래서 굉장히 좀….
그건 힘이라기보단 폐해다.
정아 | 말하는 사람이 정말 똑똑하고 잘해야 되겠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연예인들이 약아져 취재하는 사람도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후속곡은 결정됐나?
정아 | ‘모두 다 쉿!’이라는 노래가 있다. 7번 트랙에 있는 거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