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가 세상에 공개되던 현장. 어느 정도 화제가 된 건 그곳에 초청받은 프레스 중 다수가 패션지 에디터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애플 워치가 지향하는 바를 명쾌하게 짐작하고도 남는 힌트였달까. 한동안 들썩거렸던 분위기 틈에서 에디터의 기억에 남는 건 <비즈니스 오브 패션>에 공개된 애플 워치의 화보였다.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심스가 촬영하고 스타일리스트 칼 템플러가 스타일링한 감도 높은 사진이었다. 시계를 전면에 드러내는 대신 분위기로 압도하는 애플의 방법론이 아주 괜찮아 보였다.
중국 <보그>는 애플 워치를 착용한 모델 리우 웬의 사진을 11월호 표지로 내걸었다. 과연 이런 시도들이 과거에 있었을까. 패션과 테크가 결합될 거라는 허무맹랑한 전망이 드디어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시계 업계의 위협에 관한 얘기도 빠지지 않고 곁들여졌다. LVMH의 시계 부서를 총괄하는 ‘장 클로드 비버’는 애플 워치 공개 이후 스마트 워치를 제작하고 싶다는 의견을 종종 피력했다. 며칠 전 그룹에 속한 태그호이어의 CEO 스테판 랭더가 사임하고 장 클로드 비버가 임시 CEO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태그호이어의 스마트 워치를 곧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재빨리 들었다. 스와치 역시 2015년 여름쯤 스마트 워치의 기능을 일부 구현한 스와치 터치를 내놓겠다는 발표를 이미 마친 상태다. 더 이상 스마트 워치는 테크가 아닌 패션과 럭셔리의 영역으로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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