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DESIGN MORE+

Next Big Thing

스마트 워치를 살 일은 절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UpdatedOn January 13, 2015

마이클 바스티앙이 HP, 길트와 함께 만든 ‘MB 크로노윙’.

애플 워치가 세상에 공개되던 현장. 어느 정도 화제가 된 건 그곳에 초청받은 프레스 중 다수가 패션지 에디터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애플 워치가 지향하는 바를 명쾌하게 짐작하고도 남는 힌트였달까. 한동안 들썩거렸던 분위기 틈에서 에디터의 기억에 남는 건 <비즈니스 오브 패션>에 공개된 애플 워치의 화보였다.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심스가 촬영하고 스타일리스트 칼 템플러가 스타일링한 감도 높은 사진이었다. 시계를 전면에 드러내는 대신 분위기로 압도하는 애플의 방법론이 아주 괜찮아 보였다. 



데이비드 심스가 촬영한 애플 워치 화보.

중국 <보그>는 애플 워치를 착용한 모델 리우 웬의 사진을 11월호 표지로 내걸었다. 과연 이런 시도들이 과거에 있었을까. 패션과 테크가 결합될 거라는 허무맹랑한 전망이 드디어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시계 업계의 위협에 관한 얘기도 빠지지 않고 곁들여졌다. LVMH의 시계 부서를 총괄하는 ‘장 클로드 비버’는 애플 워치 공개 이후 스마트 워치를 제작하고 싶다는 의견을 종종 피력했다. 며칠 전 그룹에 속한 태그호이어의 CEO 스테판 랭더가 사임하고 장 클로드 비버가 임시 CEO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태그호이어의 스마트 워치를 곧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재빨리 들었다. 스와치 역시 2015년 여름쯤 스마트 워치의 기능을 일부 구현한 스와치 터치를 내놓겠다는 발표를 이미 마친 상태다. 더 이상 스마트 워치는 테크가 아닌 패션과 럭셔리의 영역으로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다. 



오프닝 세레모니가 인텔과 함께 만든 여성용 스마트 워치 ‘미카’.

 

패션계의 발 빠른 몇몇은 테크 업체와 연계하여 스마트 워치를 제작하고 있다. 마이클 바스티앙은 HP와 유명 패션 그룹인 길트와 함께 ‘MB 크로노윙’이라는 시계를 만들었다. 언뜻 보기엔 랄프 로렌의 스포팅 컬렉션이 생각나지만 기존의 스마트 워치들과 전혀 다른, 고전적인 시계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애플 워치처럼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고 음성 명령, 심박수를 측정하지는 못하지만 전화와 문자, 이메일, 주식 정보 등은 우측의 푸시 버튼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게다가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연동 가능하면서 스트랩을 입맛대로 교체할 수도 있는 시계라, 재미있지 않은가. 이 시계는 철저히 패션 액세서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이클 바스티앙은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 바이’에선 절대 살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프닝 세레모니는 여성들을 위한 스마트 워치에 집중했다. 인텔과 함께 제작한 ‘미카(My Intelligent Communication Accessory)’라는 이름의 시계로 뱀피 가죽을 두른 뱅글 모양이다. 슬쩍 보면 스마트 워치로는 절대 생각 못할 정도로 드레시하다. 문자, 날짜 정보, SNS, 이메일, 스케줄 등을 보여주는 커브형 스크린과 청금석, 흑요석, 호안석 같은 값진 원석들과 18K 골드 도금, 물뱀 가죽 장식이 공존하는 시계는 여태껏 예상치 못했다. 

 



윌 아이 엠과 앙드레 레옹 탤리가 협업한 ‘아이 엠 펄스’.

 

‘웨어러블 테크’에 꾸준히 공을 들이는 윌 아이 엠이 얼마 전 출시한 ‘아이 엠 펄스’는 미국 <보그>의 컨트리뷰팅 에디터이자 온라인 숍 ‘자포스 쿠튀르’의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앙드레 레옹 탤리가 디렉터로 참여한 제품이다. 스마트 워치보다는 웨어러블 테크에 속하기 때문에 패션적으로 균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을까. 비슷한 군의 제품들에 비하면 확실히 패셔너블한 면모가 보인다. 

명망 높은 전자 기기 업체들과 럭셔리 브랜드, 디자이너들, 패션계 유명 인물들이 앞다투어 스마트 워치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을 봤을 때 스마트 워치는 더 이상 ‘긱(Geek)’한 물건으로 남지 않을 거라는 것, 정말로 그럴 거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고동휘

2015년 01월호

MOST POPULAR

  • 1
    시그니처가 뭐길래
  • 2
    TRANS FORMS
  • 3
    패밀리 카라는 이름으로
  • 4
    Unpack The Item
  • 5
    The Scent Mate

RELATED STORIES

  • MEN's LIFE

    바다 사나이

    파도에 맞서고,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낚싯줄을 감고, 돛을 쥐는 바다 사나이들. 바다는 변치 않는다고 말했다.

  • MEN's LIFE

    'SNOW CAMPERS' 로버트 톰슨

    그들이 혹한의 설원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스노 캠핑 좀 한다는 세계 각국의 남자들에게 물었다. 눈 덮인 산맥은 혹독하지만 경이롭고, 설원은 침묵하는 아름다움이라 한다. 그리하여 설원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물으니, 그곳에는 고독한 자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대자연의 겨울을 거울 삼은 스노 캠퍼들이 말하는 자유와 고독이다.

  • MEN's LIFE

    'SNOW CAMPERS' 드루 심스

    그들이 혹한의 설원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스노 캠핑 좀 한다는 세계 각국의 남자들에게 물었다. 눈 덮인 산맥은 혹독하지만 경이롭고, 설원은 침묵하는 아름다움이라 한다. 그리하여 설원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물으니, 그곳에는 고독한 자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대자연의 겨울을 거울 삼은 스노 캠퍼들이 말하는 자유와 고독이다.

  • MEN's LIFE

    건강한 두피를 위하여

    두피가 빨갛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굴 피부보다 얇다는 두피가 적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당장 피부과 전문의에게 달려가 SOS를 청했다.

  • MEN's LIFE

    'SNOW CAMPERS' 파블로 칼보

    그들이 혹한의 설원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스노 캠핑 좀 한다는 세계 각국의 남자들에게 물었다. 눈 덮인 산맥은 혹독하지만 경이롭고, 설원은 침묵하는 아름다움이라 한다. 그리하여 설원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물으니, 그곳에는 고독한 자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대자연의 겨울을 거울 삼은 스노 캠퍼들이 말하는 자유와 고독이다.

MORE FROM ARENA

  • INTERVIEW

    The Pioneers : 김지운 감독

    박찬욱, 김지운, 한재림, 이병헌.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여러 세대의 감독이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할 때 착용한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문워치’와 함께했다. 달을 최초로 밟았던 우주인처럼 매 순간 새로운 이야기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 적이 있는지, 모두가 반대한 작업에 뛰어든 적이 있는지, 모험이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 AGENDA

    서사무엘의 화합

    서사무엘은 인터뷰 내내 연주자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에서 화합을 이룬 사람들이 얼마나 멋진 아티스트인지에 대해서.

  • INTERVIEW

    김지운의 도구와 언어

    <거미집>으로 돌아온 김지운이 말하는 자신의 영화적 도구와 영화적 언어.

  • REPORTS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테니까

    내추럴 와인으로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외워두어야 할 이름이 있다. 알렉상드르 뱅이다.

  • INTERVIEW

    박종진은 반전을 빚는다

    손대면 바스락 부서질 것 같은 형상의 세라믹. 도예가 박종진은 흙과 종이라는 속성이 다른 두 재료를 이용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여줬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