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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1년 만에 다시 차예련을 만났다. 그녀를 더 알고 싶었다. 품에 안기면 알 수 있을까?

UpdatedOn December 15, 2014

▲ 차예련이 입은 핀스트라이트 셔츠는 서리얼 벗 나이스, 반지는 베켓 제품. 손민호가 입은 푸른색 셔츠는 구찌 제품.

작년 인터뷰에서는 패셔니스타 이미지가 싫다고 했다.
고마운 거더라. 사람들이 차예련 코트, 차예련 가방을 검색하고, 관심 갖는 게 좋다. 작년에도 말했지만 나는 여자 팬이 더 많다.
동성에게 관심 받는 게 좋다.

여자들의 워너비가 되니까?
사람들이 내가 입은 것을 입고 싶어 하는 모습이 좋다. 함께하는 기분이다.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이야기를 해보자.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쉬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청률이 안 나왔다. 반응은 시청률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역할도 극 중반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부터 산으로 간 것 같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 분위기는 최고였다. 종방했는데도 여전히 단체 카톡방이 뜨겁다. 하루도 쉬지 않고, 메시지가 올라온다. 초반부터 팀원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걱정됐다. 분위기가 좋으면 드라마가 잘 안 된다.

그런 속설이 있나?
현장 분위기가 좋으면, 시청률과 상관없이 분위기만 좋다가 끝날 수 있다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 중국에서 반응이 좋다. 3억 뷰를 넘겼다. 그래도 한국에서 잘되는 게 더 중요하다.

중국에서 잘된다면 축하할 일이다. 어쨌든 더 큰 시장이니까.
드라마는 재미있었다. 매력 있는 역할이었다. 옷을 잘 입고, 엄친딸에 적당한 허당 기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대중에게 다가가기 쉬웠다. 신마녀라고 불렸는데, 그 별명도 좋다.

실제 차예련은 허당 아니지?
하하. 허당 기 있다. 똑 부러지는 것 같지만, 실속 못 차린다. 정이 많아서 결국에는 지는 성격이다.

차예련은 인간관계에서 질 것 같지 않다.
성깔은 있다. 하지만 그건 성격일 뿐이고,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다. 하하. 정말이다. 누가 부탁하면 거절을 못한다. 내게 이득 될 게 없어도, 상대가 도움을 요청하면 들어준다. 그 에게 도움이 된다면, 해줘야지. 늘 이런 식이다.

손해 보는 경우가 많겠다.
큰 손해 볼 것 같으면 안 하겠지. 그래도 친한 지인이 부탁하면 웬만해서 다 들어준다.

그럼, 나도 부탁 하나만 하자.
뭔데? 나 진짜 들어준단 말이다.

흰색 터틀넥 니트 원피스는 이치아더, 반지는 본인 소장품.

차예련은 주장이 강하고, 날카로워 보인다.
그런 부분은 있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만 그렇다. 옷을 잘 알고, 인테리어를 좋아한다. 책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작가만 안다. 내가 아는 선에서만 주장한다. 그래도 고집 부리지는 않는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편인가?
누가 끌어주면 끌려간다. 그게 무엇이든지 말이다. 연애할 때,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납득할 만한 의견이라면 수용한다.

미디어를 통해 보는 차예련과 실제의 차예련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처음 본 사람들은 내게 다가오지 못한다. 내가 낯가리고, 초면에는 얌전해서 그렇다. 사람들은 차도녀, 고양이상이라고 부르면서 더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 하지만 조금만 친해지면 내 진짜 성격을 볼 수 있다. 지인들은 내 진짜 성격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한다. 차갑고, 허세 부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털털하다는 건가?
작년에는 내가 털털해서 좋다고 했었잖아. 내 모습이 어떻게 보였나?

만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다.
만만하진 않지만 조금만 잘해주면 넘어간다. 나를 잘 대해주고, 신경 써주고, 촬영할 때 먹으라고 비타민 챙겨주고 그러면 감동받고 넘어간다. 그러다 나중에 당하는 편이다. 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인 걸 알면서도 당한다. 근데 남의 일에는 똑 부러지게 충고한다. 입바른 소리 하려 든다. 한마디로 바보다.

그러다 사기당하는 수가 있다.
정이 많다. 당할 때마다 그만 만나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잘해주면 또 좋은 사람이라고 믿게 된다. 여우처럼 생겼지만 허당이다.

30대가 되면 사람 보는 눈이 달라지지 않나?
서른한 살이 가까워지니 결혼 생각을 하게 된다. 신중하게 연애하고, 부담도 되고, 책임감도 생긴다. 촬영장에서도 어른이 되려 한다. 언니, 오빠들이 줄고 이제는 누나나 언니 소리 듣는 게 익숙하다. 동생들이 내게 기대면, 잘 어울려야 한다. 힘든 소리 못하겠다. 나이가 있으니까. 그래도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여유가 생긴 걸까?
화가 덜 난다. 화내서 뭐하나 싶다. 더 좋은 작품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제야 연기의 맛을 느낀 것 같다.

사람들이 사랑 이야기에 지친 것 같다. 시청자들이 연애 없는 드라마를 본다. 배우가 느끼기에는 어떨까?
사랑할 거면, 극단적인 사랑을 했으면 한다. 그런데 <비긴 어게인>이 흥행한 걸 보면, 관객들이 잔잔한 사랑 이야기와 그런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도 그런 장르를 해보면 좋을 텐데.

대중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게 아닐까? 요즘 드라마나 영화는 현실을 최대한 날것으로 보여주려 노력한다. 사실적이라고 할까?
시청자들은 꾸며진 것에 익숙하다. 드라마에 나오는 판타지에 가까운 만남이 어떻게 전개 될지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너무 많이 봤다. 대화도 그렇다. 사귀는 사이에서 할 법한 내용이 대화로 나와야 하는데, ‘아저씨, 나 좋아해요?’ 이제 이런 건 안 된다.

  • 차예련이 입은 시스루 니트는 에르마노 설비노 제품.

  • 차예련이 낀 반지는 본인 소장품. 손민호가 입은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현실은 더 비극이고, 더 드라마틱하다. 환상만 가득한 드라마는 현실과 괴리를 만든다. 더 이상 드라마 속 환상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매니지먼트를 배경으로 했다면, 더 현실적인 매니지먼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다.
그 세계를 더 깊게 들어갔어야 했다. 사람들은 매니지먼트 세계를 궁금해했을 거다. 이제는 시청자가 우리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느껴진다. 팬들이 블로그에 남긴 드라마 평을 보면 감탄할 때가 많다. 촬영장에서 비 오빠랑 팬들의 드라마 리뷰, 전개될 스토리 방향, 간추려놓은 글들을 보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요즘 시청자는 글을 잘 쓰고, 감성도 풍부해서 웬만한 감성으로는 시청자들을 울릴 수 없다고 느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재미있는 이유는 리얼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꾸미지 않고 보여주는 게 재미있다. <궁금한 이야기 Y> <그것이 알고 싶다> 그런 방송을 자주 본다. 더 이상 대중은 꾸며진 리얼리티를 믿지 않는다. 이미 그들은 우리 머리 꼭대기에 있다. 우리가 그 수준에 맞춰야 된다. 더 분발해야지.

행사장에서 찍힌 차예련의 화려한 모습도 현실은 아니겠지.
그러니까. 그런 사진들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사진 한 장을 위해 전날 밤 수많은 신발과 옷을 입어본다. 힘들다. 예쁘게 나와야 하니까, 스태프들과 밤새 고민한다. 미리 사진 찍어보고, 어떤 각도가 예쁘고, 어떻게 찍혀야 할지 준비한다. 그게 현실이다. 실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평범한 내 모습 말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도 하고 있다. 내게는 편안한 공간이다. 댓글들도 전부 읽는다.

댓글 읽으면 상처 받을 텐데?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 아닌가. 키만 크다, 너무 사납게 생겼다. 그런 댓글을 읽으면 화장을 바꿔볼까?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변했다. 댓글에 전부 답해주고 싶다. 너무 많아서 못하고 있지만, 마음은 굴뚝같다.

서른한 살의 차예련에게 무엇을 기대하면 될까?
12월 31일에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라는 영화가 개봉한다. 새 영화와 함께 2015년을 시작한다. 봄에는 활기찬 드라마를 통해 차예련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하시시박
STYLIST: 이준미
MODEL: 손민호
HAIR: 미영(이경민 포렛)
MAKE-UP: 안미나(이경민 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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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하시시박
Stylist 이준미
Model 손민호
Hair 미영
Make-up 안미나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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