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달리기를 동경한다. 그런 사람 중 누군가는 한 번, 아니 몇 번, 정신이 육체를 벗어나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별로 무서운 얘기가 아니며,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달리기는 누군가를 자유롭게 한다. 몰입의 상태, 무아지경의 경지에 다다를 때까지 달려본 사람은 육체의 피로를 거뜬히 넘어서는 마음의 안식을 이해한다.
2014 나이키 위런서울이 어제(10월 26일, 일요일) 열렸다. 광화문 세종대로를 출발해 여의도 공원까지 달리는 레이스였다. 이 대회의 역사에 대해 적는 것은 사족인데, 그럼에도 새삼 상기해야 할 것이 있다. 소위 ‘나이키 위런’ 이전에는 젊은이들이 뛰는 장거리 레이스가 없었다. 그저 많은 마라톤 대회가 있었을 뿐, 젊은 세대를 유혹할 만한 대회는 아니었다. 지금은 ‘나이키 위런’이 있다.
10km 마라톤을 달리는 이 대회에 올해부터 21km 레이스가 신설되었다. 그리고 아레나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한 러너들 중, 여러 난관을 이겨낸 최종 열 명이 ‘SNS 리포터의 자격’으로 21km 레이스에 초청받았다. 그들에게 주어진 난관은, 그들 자신이 러닝, 즉 달리는 행위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달리기는 정직하다. 대회를 준비하는 3개월의 시간동안 최종 열 명은 다른 신청자보다 먼 거리를 달렸다.
그리고 드디어 10월 26일 광화문에 3만 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21km를 달리는 아레나의 전사들은 나이키가 특별히 제공한 미디어부스에 집결했다. 21km는 하프코스 마라톤이다. 굉장히 길고 먼 시간을 달려야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긴장하는 표정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들은 늘 달리는 사람이니까. 그들에게 달리기는 거리로 단락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반복적인 행위일 뿐이니까. 완주 지점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이어지는 길을 따라, 어떤 충족의 상태에 이를 때까지 나아가는, 숭고한 행위.
어떤 음성들, 열기, 움직임이 한 데 섞여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전사들이 익숙한 보폭을 내딛기 시작했다. 3개월간에 걸쳐 진행된 <아레나 옴므 플러스>와 나이키 코리아가 함께 진행한 ‘WE RUN CREW WITH ARENA'의 여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러나 이런 순간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여전히 달리고 있다. 10명의 도전자들은 21km를 전원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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