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게티이미지 EDITOR 민병준
이놈의 변덕스러운 패션 트렌드, 남성의 이상적인 보디 실루엣을 엿가락 늘리듯 늘렸다 줄였다 하니 말이다. 남성 패션의 제왕 에디 슬리먼이 만들어놓은 스키니가 좀 오래가나 싶더니 이번 시즌엔 또 그것도 아니란다. 레깅스에 맞먹는 타이트한 바지를 입지 못해 안달하던 허벅지 굵은 남자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도 하다. 하지만 기쁨도 잠깐일 듯. 스키니에 이어 남성 패션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잘 다진 몸매에 기초를 둔 ‘매스큘린’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굶기만 하면 되는 에디 슬리먼의 스키니를 연출하는 것이 쉬웠을 수도 있다. 이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매스큘린 콘셉트를 온몸으로 표현하기 위해선 덤벨의 무게도 늘리고, 급한 경우 단백질 보충제라도 먹어야 할 판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소개되는 남성 향수 광고엔 하나같이 탄탄한 근육으로 무장하고 남성미를 뚝뚝 흘리는 모델들이 등장했으며, 올봄·여름의 패션 트렌드를 제안하는 세계적인 캣워크에선 잘나가던 삐쩍 마른 모델들은 쫓겨나고 팔뚝이며 가슴에 울끈불끈 근육을 단 놈들이 나타났으니 말이다. 더욱 어려운 것은 요즘 주목을 받는 매스큘린 보디라인이 ‘벌키(Bulky)’한 근육이 아니라 소위 ‘갈근’이라고 불리는 슬림하면서도 탄탄한 근육이라는 것이다. 유연하면서도 남성미 넘치는 콘셉트가 트렌드라는 소리다.
지난달 <아레나>의 ‘마른 모델들은 가라’ 기사에 소개된 가슴 빵빵한 라라 스톤을 보고 쾌재를 불렀는데 이번 달엔 이게 웬말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가 글래머러스해지면 남자도 그에 어울리게 변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탓할 시간 있으면 벤치프레스라도 한 번 더 하고, 푸시업이라도 몇 번 더 하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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