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BENZ GLK-Class
SUV에 어울리는 복장을 생각해보자. 보통 캐주얼을 떠올린다. 청바지와 카고 바지, 그에 어울리는 상의와 소품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SUV는 패밀리카다. 넓고 시야 좋은, 짐도 많이 싣는 그냥 차로 인식한다. 길이 아닌 곳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랴. 해서 SUV 디자인 또한 대체로 도시적이다. GLK도 도시적이라면 도시적이다. 하지만 도시적이지만은 않다. 선문답 같지만, 그 말 속에 GLK의 가치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점잖은 인상은 도심에 스며든다. 반면 무뚝뚝하게 툭툭 자른 사각 차체는 아프리카 사파리 차도 떠오르게 한다. 도심과 오프로드, 어디에 있어도 어울리는 차. 디자인뿐이랴. GLK는 SUV치고 정숙하고 부드럽게 도로를 달려 나간다. 그러면서 G클래스의 핏줄을 이어받아 오프로드 또한 야무지게 헤쳐 나간다. 주관 뚜렷하면서 두루 잘 어울리는 호감 가는 친구 같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7백만원부터.
BMW X5
X5는 BMW의 SUV, 아니 그들만의 명칭 SAV(Sports Activity Vehicle)를 상징한다. 시작이자, 현재 정점이다. 이제 3세대다.
1세대의 인상을 이어 나가며 좀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좌우로 쭉 찢은 전조등 역할이 크다. 반면 주행 능력은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해 더 안정적이다. 승차감도 X6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더 안락해졌다. 달리는 재미는 생김새가 더 과격한 X6에 양보한 거다.
대신 패밀리 SUV로서 너른 품을 강조했다. 언제나 굳건하게 서 있는 아버지처럼 듬직한 채로. 3세대가 나오면서 3열 시트도 추가됐다. 옵션이다. X5는 사실 크게 변하진 않았다. 전 세대와 비교해 외관과 엔진 모두 다듬은 정도다. 태생부터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X5는 시간이 흐르면서 비바람에 풍화된 바위 같은 차다. 그 바위를 타고 바위를 넘는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9천3백30만원부터.
FIAT Freemont
프리몬트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작품이다. 기존 닷지 저니에 피아트 엔진을 물렸다. 해서 외관만 봐서는 갸우뚱할 수 있다. 친퀘첸토와 달라도 너무 다른 외관 때문이다. 이 차에 이탈리아 감성 운운할 순 없다. 하지만 미국의 호방함과 이탈리아의 내실을 모두 접할 순 있다. 피아트의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 내실을 채운다.
서스펜션도 새로 조율했다. 피아트 배지 단 만큼 유럽 시장을 겨냥한 거다. 해서 좀 더 단단해졌다. AWD도 달아 SUV로서 꿀릴 거 없다. 미국이 빚고 이탈리아가 다듬어낸 패밀리 중형 SUV. 프리몬트를 간단히 설명한 말이다. 두 나라가 손댔다니 거창해 보이지만, 그냥 편하게 타는 차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단단하게 만들었다. 리터당 11.5km를 달린다. 7명이 탈 수 있고, 공간 활용도도 높다. 패밀리 중형 SUV에 기대하는 건 무난하게 다 있다. 그 점이 프리몬트의 장점이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천4백90만원.
LINCOLN MKX
링컨 MKX는 SUV보다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를 표방한다. 굳이 다른 식으로 불리고 싶어 한다. 그만큼 차별점이 있다는 얘기다. 풍부한 힘과 편안함으로 귀결된다. 외관부터 SUV보다 밴에 가깝다. 처음 보면 고래처럼 매끈하고 거대해 움찔, 압도당한다. 혹은 믿음직스럽든가. 덩치만큼 심장도 크다. 3.7리터 가솔린 엔진이 심장이다. 다운사이징 따위는 개의치 않은 수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차체 무게에서도 자유롭다. 아니, 천사의 날개라 불리는 그릴이 정말 날개라도 된 듯 잘 달린다. 가속페달을 조금이라도 깊게 밟으면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튀어나가는 맛이 신선하다. 외관과 실내가 점잖은 편이어서 심리적으로 더 강렬하다. 최고출력은 309마력, 최대토크는 38.7kg·m. AWD 시스템도 물론 장착했다. 승차감은 미국차답게 지극히 부드럽다. 거대한 고래를 타고 바다를 유영하는 기분이랄까. 타보면 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4백60만원.
AUDI Q3
요즘 콤팩트 SUV에 관심이 많다. 브랜드마다 콤팩트 SUV를 출시했고, 할 예정이다.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도심형 SUV로서 한 자리를 꿰찼다고 볼 수 있다. 아우디 Q3는 콤팩트 SUV 중 프리미엄 모델이다. 크기만 생각하고 가격을 보면 뜨끔 놀란다. 우리의 희망과 가격표는 언제나 거리감이 있지 않았나. 크기와 가격의 상관관계는 잠시 접어두자. 그러면 Q3가 다시 보인다.
아우디는 작다고 소홀한 적이 없다. 최근 출시한 A3도 없는 것 없이 채워 넣었다. 작은 차체를 고급스럽게 채워 넣는 게 기술이다. 그 차체를 2.0리터 TDI 엔진이 놀린다. 2.0 TDI 엔진은 아우디의 자랑이다. 힘도 잘 뽑고 효율도 좋다. 그동안 갈고닦아 더욱 완성도가 높다. 또 다른 자랑, 콰트로도 빠지지 않고 달렸다. 눈비 많은 한국에선 도심이 곧 오프로드다. 신뢰받는 엔진과 연륜 있는 사륜구동이라면 한시름 놓는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천9백30만원부터.
PHOTOGRAPHY: 기성율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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