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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연탄재도 함부로 차지 말라고 했거늘. 오래된 건물도 다 쓸모가 있다.

UpdatedOn April 16, 2014

1. 커피의 모든 것, 어라운지
양평동은 공장지대다. 인적이 드물고, 주거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곳이 눈에 띄지 않게 변하고 있다. 쓰러져가는 폐공장에 ‘어라운지’라는 간판을 달고 깨끗하게 고쳤다. 폐공장의 골조와 바닥재를 그대로 두고, 필요한 만큼 벽을 허물어 공간을 만들었다. 공장의 높은 천장까지 선반을 만들고 커피 소도구와 기기를 진열했다. 1층에선 손님이 원하는 생두를 골라 대형 로스팅 기계로 볶아주고, 2층과 3층에는 바리스타 교육을 위한 실습실과 카페, 테라스가 있다. 그러니까 이곳에 커피의 모든 것이 있다.
혼자 커피를 즐기거나 창업을 원하는 사람, 바리스타가 되려는 사람을 위해 무료로 강습한다. 어라운지는 여전히 공장의 모습을 갖췄다. 대신 은은한 커피 향으로 사람을 끌어 모은다.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8마길 9 | 문의 1577-0626


2. 대안 예술 공간 이포
문래동에는 철공소 거리가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예술가들이 비집고 들어와 빈자리를 메웠다. 철공소와 예술가는 오묘하게 닮았다. 밤새 투덕거리며 시끄럽게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주민에게 소외당한다. 하지만 그들이 만드는 건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필요 때문에 두 집단이 모여 살게 됐다. 대안 예술 공간 이포는 그들의 교집합이다. 예전 주물공장이었던 장소를 전시 공간으로 만들었다. 전시가 열리기도 하지만 누구든지 와서 커피 한잔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을 딱히 정해놓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곳에서 작품에 대해 회의하고, 작업한다. 늦은 밤에는 DJ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이포는 철공소의 쇠 갈리는 소리와 전자 음악이 동시에 울리는 곳이다.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2 | 문의 02-2631-7731


3. 유기적 공간, 신사장
신사장은 지난 40년 동안 여관이었다. 아직도 페인트가 벗겨진 계단과 시멘트 벽, 벽돌이 그대로 남았다. 외관도 어디 하나 손대지 않고, 붉은 벽돌 그대로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모여 재밌는 일을 벌인다. 3층에선 음악, 영상, 정치, 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모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기업에 제안한다. 1층에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다양한 농산물과 커피를 먹을 수 있는 살롱이다. 2층에는 그들의 창작물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 겸 컨퍼런스 룸이 있다. 각 층에서 이뤄지는 활동이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살롱에서 의견을 나누고 3층에 올라와 생각을 구체화해 2층에 전시한다. 사람들은 전시를 보고, 다시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를 1층에서 나눈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나루터로 65 | 문의 070-7724-0158


4. 건축가의 유작, 김중업 박물관
안양시 석수동에 오래된 공장 터가 있었다. 40년 전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의 공장 자리다. 공장 내부를 정리하여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했다. 김중업은 지극히 인간 친화적이고, 조형적으로 설계했다. 건물의 기둥과 보를 외부로 드러내 내부 공간을 유연하게 사용하도록 설계한 건축 양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박물관은 전시회를 열거나, 공연 장소로 활용된다. 앞으로 옥상 카페, 아트 숍, 북카페 등도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누구나 찾아오도록 야외 공원과 산책로도 마련했다. 김중업 박물관이 세워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의 작품이 폐공장으로 쓰러지는 것을 놔둘 순 없으니까.
위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예술공원로 103번길 4 | 문의 031-687-0500

PHOTOGRAPHY: 기성율, 조성재
guest eDITOR: 이석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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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기서율, 조성재
Guest Editor 이석창

201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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