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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on Cube

2차원 큐브 위에 3차원 차가 멈췄다. 비현실적인 현실이었다.

UpdatedOn April 09, 2014

1. MERCEDES-BENZ CLS 250 CDI
CLS에 효율적인 디젤 엔진을 물렸다. 전에는 슈팅브레이크 모델에만 디젤 엔진을 넣었다. 슈팅브레이크는 나중에 나온 모델이다. 그만큼 250 CDI 엔진이 꽤 쓸 만하다는 얘기다. 새로운 엔진 라인업이 생기면서 외관도 살짝 손봤다. 스포츠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적용했다. 거창한 이름만큼 확연히 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나온 지 좀 된 CLS를 다시 돌아볼 이유로는 충분하다. 2,143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은 7단 변속기와 궁합을 맞춘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0kg·m를 발휘한다. 2,000rpm에 다다르기 전에 최대토크를 뿜으니 덩치에 발목 잡히진 않는다. 배기량을 덜어낸 만큼 연비는 훌륭하다. 리터당 15.6km를 달린다.
이젠 대형 세단도 알뜰하다. 아, 모든 대형 세단이 다 그런 건 아니다. 더구나 우아하고 알뜰한 대형 세단이라면 더욱 드물다.
그런 여자가 드물듯이. 가격은 부가세 포함 9천20만원.

2. JAGUAR NEW XJL
요트를 도로에서 타는 기분. 요트를 도로에 끌고 와 탄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요트처럼 실내가 고급스럽단 얘기다. XJ 인테리어가 그렇다(고 한다). 요트는 안 타봤지만, 재규어 XJ는 타봤다. 역시 요트만큼 고급스러운지는 모르겠지만, 요트가 이러지 않을까 짐작할 만큼 고급스럽다. XJ급 되는 차 중에서 인테리어로는 적수가 드물다. 가죽의 질감은 고급 수트처럼 부드럽다. 곳곳의 버튼은 고급 커프링크스처럼 섬세하다. 풍요로운 실내 분위기는 풍성한 음질이 채운다. 메르디안 스피커는 그럴 만하다.
XJL은 XJ 중에서도 뒤에 ‘L’이 붙었다. ‘L’은 ‘롱 휠베이스’의 약자다. 길어진 부분을 뒷자리에 할애했다. 이름도 부여했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 리어 시트’다. 더 좋은 가죽에, 안마도 해주며, 공간도 넓다. 상석답게 꾸몄다는 말이다. 엔진 배기량 차이, 사륜구동 유무에 따라 다섯 종류로 나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4천1백만원부터.

3. AUDI TTS Competition Coupe
아우디 TT를 처음 봤을 때 잠시 시간 감각이 마비됐다. 도저히 당시 도로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로 진취적인 생김새 때문이었다. 그냥 그대로 SF 영화 세트장에 몰고 가서 영화를 찍어도 될 정도였다. 호들갑이라고? 좌우간, 콤팩트 스포츠카 디자인의 극단인 건 확실했다. 비현실적인 외모를 자랑한 TT가 어느새 50만 대나 생산됐다. 그 위업을 기념하는 모델이 TTS 컴페티션이다. 50만 대를 기념해 5백 대만 만들었다. TTS를 기본으로, TTRS에만 적용하던 대형 리어스포일러를 달았다. 기념 배지도 문 안쪽에 달았다. ‘1 of 500’이라고 음각으로 새긴 배지다. 별건 아니지만, 5백 명만 가질 수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있다. 한정판은 그 말 자체로 매력적이니까. 국내엔 60대만 배정됐다. 더 희소성 있다. 달리기 성능이야 말할 것도 없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5.2초면 도달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7천8백20만원.

4. PEUGEOT 3008
3008은 어쩌면 이상적인 드림카다. 이것저것 따져 살 딱 한 대라면 3008은 꿀리지 않는다. 공간 활용성과 연비 모두 상위권이다. 두루뭉술한 외모는… 좋게 보면 패밀리카답게 온순하다. 좋게 보지 않을 사람을 위해 2014년형 3008은 외모를 살짝 다듬었다.
방학 동안 얼굴이 바뀐 여자처럼. 가장 기본적인 성형인 눈매를 찢었다. 확실히 인상이 또렷해졌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천1백20만원.

5. BMW 220d M Sports Edition
이제 120d 쿠페는 없다. 2시리즈라는 새 자리를 꿰찼다. 물론, 단지 명칭만 바뀌진 않았다. 그냥 새로운 차가 나왔다고 보면 된다. 4시리즈를 줄여놓은 또 다른 쿠페다. 또는 지난 1시리즈보다 큰 새로운 쿠페. 후륜구동, 50대50 무게 배분, 예리한 핸들링이 쿠페의 자존감을 드높인다. M 스포츠 에디션은 M의 외모도 탐했다. 운전 재미면 재미, 외모면 외모 모두 가지려 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1백90만원.

6. NISSAN Pathfinder
닛산이 내놓은 한 수다. 7인승 대형 SUV 시장은 탐할 만하다. RV 시장이 커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누구든 선점하면 그만이다. 닛산이 뛰어들었다. 패스파인더는 그 첨병이다. 다른 생각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접근한다. 패밀리카이기에, 패밀리카로서, 패밀리카다운 점만을 공략한다. 오직 공간과 편의성. 특히 2열 좌석의 족쇄를 풀었다. 덕분에 2열 좌석도, 3열 좌석도 모두 살아난다.
각종 편의장치도 패스파인더의 전략이다. 사륜구동, 어라운드 뷰 모니터,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탑승자 식별 센서….
어디서 들어본 듯한 장치란 장치는 다 들어 있다. 물론 어지간한 고급차라면 다 있다. 하지만 패스파인더는 대중 패밀리카다. 2012년 출시한 4세대는 미국에서만 9만 대가 넘게 팔렸다. 아, 그래서 잘 팔린 것일 수도. 다 좋아도 가솔린 엔진만은 부담스럽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2백90만원.

7. VOLVO S60 D2
볼보자동차를 선택하는 이유라면? 열이면 아홉, 안전을 꼽는다. 마케팅 언어는 물론, 실제 안전에도 신경 쓰니까. 그다음을 물으면, 왠지 가정적인 남자로 보일 인상(?) 정도겠다. 맞다. 볼보자동차는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볼보자동차의 역사가 함축적으로 담긴 반응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할 게 생겼다. 연비다. 1.6리터 디젤 엔진을 상징하는 D2 라인업을 갖춘 까닭이다.
S60 V60, S80에 1.6리터 디젤 엔진을 심었다. 배기량과 차급이 안 맞는데? 의아할 수 있다. 득보다 실이 많을 거라고.
하지만 기술은 우리 상식보다 더 앞서 있었다. S60 D2는 제법 가뿐하게 달린다. 저속에선 다소 가릉거리며 힘쓰지만, 1.6리터라고 얕볼 수준은 아니다. 반면 연비는 우러러보게 된다. 시내에서 가다 서다

PHOTOGRAPHY: 박원태
CONTRIBUTING EDITOR: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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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박원태
Contributing Editor 장진택(<카미디어>기자)
Editor 김종훈

201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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