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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공주님

이세영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인사할 때, 말할 때도, 카메라를 응시하다가도 우리를 쳐다본다. 그리고 맑게 웃는다.

UpdatedOn February 27, 2014

언밸런스 드레스는 드민, 레이스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섹시한 표정 짓기 어렵지?
눈빛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불편하면 화면에도 불편하게 나오더라.

남자들은 단순하다. 살이 많이 보이면 좋아한다.
그런가? 명언이네. 근데 유니폼을 입거나 반듯한 모습을 더 섹시하게 느끼지 않나?

또 레깅스처럼 몸매가 드러나는 것도.
오히려 가린 게 더 야하다고 남자들한테 들었다. 남자들은 다 벗은 것보다 가린 걸 좋아한다고.

그럴 수도 있고. 하지만 이세영은 청순한 소녀 이미지가 더 어울린다.
남자들이 청순한 것도 좋아하나?

예쁘면 다 좋지. 촬영할 때 보니 잘 웃고, 잘 뛴다.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음. 지금 데이트하는 것 같다.

왜?
그냥 대화하고 있어서. 기자들은 메모하거나 정리하면서 무슨 질문할지 생각하던데.

데이트니까. 어쨌든 이제 23세 성인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은 없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전혀 부담 없고. 사실 별 걱정 없다.

아역 배우들은 성인이 되면 어른처럼 보이려고 애쓰던데?
이미지 변신은 항상 생각한다. 식상하지 않으려고 한다. 작년에 출연했던 작품들의 역할도 전부 달랐다. 귀신 보는 역, 청순한 허당, 속물, 반전 있는 전학생. 결혼도 두 번이나 했다. 역할 변신을 생각하고, 그런 작품을 찾고 있다. 내 모습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 과도한 이미지 변신은 오히려 티가 난다.

◀ 중지에 낀 반지는 넘버링 by 더 러브컴즈, 큰 큐빅 장식의 목걸이는 쿤위드어뷰 by 무베일, 흰색 튜브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작위적이지?
자연스럽게 조금씩 성숙해지면 부담 가질 필요 없는 것 같다. 그냥 열심히 하는 거지.

스타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 같다.
별로. 항상 언니가 모니터링을 해줬다. 고생했다는 말은 해도, 연기 잘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래서 언니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언니 콤플렉스인가?
그런 건 아니고. 사람들은 내가 애니까 좋은 말만 해줬다. 냉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언니였다.

아역 시절 연기는 재밌었나? 잘한다 잘한다 해서 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자의식이 생길 나이가 되자 신경이 쓰였다. 감독님이 내 연기를 마음에 들어하실까? 주변 반응은 어떤가?

사춘기 때 고민되지 않았을까? 직업에 대한 회의나 다른 일에 대한 욕심 같은 것 때문에 말이다.
안 해봤다. 연기는 죽을 때까지 당연히 하는 거다. 재밌고, 계속 하고 싶은 신기한 일이니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공부해서 다른 직업도 갖고,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직업? 무슨 일을 해보고 싶었나?
가르치는 게 좋다. 스무 살 때 고3 학생 커플을 대상으로 수능 언어영역 과외를 잠깐 했다.

과외비를 더블로 받았겠네.
그렇지. 살짝 싸게 했다. 그리고 성적이 되니까 날 써준 거지. 하하. 나중에는 봉사도 하고 싶다. 후원단체를 만들어서 소년소녀 가장에게 적성에 맞는 교육을 지원해주고, 또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기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지. 물론 나는 계속 돈을 부어야겠지만. 그런 일을 하고 싶다. 학교 다닐 때 적성검사를 했는데.

MBTI 검사?
응. 예술형이랑 사회형이 나왔었다. 사회복지가, 심리상담가. 봉사를 좋아하는 성향이다. 어릴 때는 노숙자를 위한 공장을 세우는 상상도 했었다. 단순했지.

그럼 정책에 관심 많겠네.
뉴스를 보기는 하지만 너무 어렵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한쪽 색깔에 물들면 언니가 반대 측에서 말해준다. 언니하고 시사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근데 배우는 정치색을 띠면 안 된다.

▶ 레이스가 있는 흰색 민소매 톱은 씨바이 끌로에, A라인 흰색 치마는 쿤위드어뷰 by 까르벵 제품.

왜 안 되지?
어른들이 그러더라고. 어른 말 되게 잘 듣거든.

아역 배우는 학교에서 과도한 주목을 받는다. 좋게 말하면 관심, 나쁘게 말하면 차별이다.
학기 초반에 친구들과 선생님, 옆 반에서 구경 오고 사진도 찍는다. 안 괜찮아도 괜찮아야 한다. 어깨가 부딪혀도 웃어야 하고. 난 괜찮지만 주변 친구들은 무슨 죄인가? 친구들한테 양해를 구해야 했다.

예쁘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편하겠네.
그래서 굉장히 촌스러운 반무테 안경도 쓰고, 가운데 가르마 하고 묶고 다녔다. 예쁘지 않았다.

그때 사귄 친구들이 오래가더라.
평소 연락 한 번 안 하다가 가끔 서로 “뭐해? 나와” 이러고 만난다. 서로의 집도 가고. 오래 안 봐도 어제 본 것 같은… 거면 안 좋은 건가?

친한 거지. 또래 친구들은 많나?
적어서 아쉽다. 고등학교 때 학원에서 만난 남자친구들이 많다. 남자들이라서 여자 연예인에 대해 많이 묻는다. 박수진 언니한테 자기 이상형이라고 전해달라는 둥.

아, 박수진 참 예쁘지.
하하하. 친구들 반응이 이렇다니까. 나도 예쁜 여자가 좋다. 남자친구들의 영향인지 잘생긴 남자보다 예쁜 여자가 더 눈에 들어온다.

주로 어느 동네에서 노나?
이수에서 동네 친구들 자주 본다. 중고등학교 앞이라서 문구점, 곱창 파는 음식점, 카페, 아이스크림집, 게임방, 노래방이 많다.
게임방은 애들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주변에 남자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여자친구들이 더 많은데, 힘들 때는 남자친구들이 은근히….

도움이 되나?
무감각하지만 뭔가 챙겨주는 것 같은 듬직함이 있다. 나는 고민 상담을 해본 적이 없다. 혼자 해결한다. 남자친구들 영향인 것 같다. 여자애들은 주위에 얘기하는데, 뭐하러 얘기해, 그 시간에 해결하지.

Editor: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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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1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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