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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박스 안의 과학, 현대카드M

현대카드는 업계 최초로 개별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현대카드M이 출시될 당시, 다른 카드사들은 자사의 기업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즉 기업의 권위에 의지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br><Br> [2007년 10월호]

UpdatedOn September 20, 2007

 

팀의 구성원과 팀워크를 위해  하는 일이 있다면?
마케팅팀은 김병석 팀장 이하 9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아침 가장 막내 사원인 송주환이 ‘Song’s English’라는 메일을 만들어 보낸다. 비즈니스와 관련한 영어나 마케팅 관련 용어, 사례 같은 유용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가끔 극장 광고 반응 조사(?)를 위해서 팀원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 
현대카드는 대기업 중에서는 뒤늦게 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것도 썩 좋지 않은 시기에. 어떤 계획으로 카드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나?
현대카드는 2001년 말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하면서 신용 카드 업계에 진출했다. 그리고 곧바로 카드 대란이라는 악재에 금융 시장이 어수선해졌고, 2003년 정태영 사장이 처음 현대카드를 맡았을 때는 적자가 9천억원이나 됐다. 그렇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희망을 보았다. 국내 카드 업계를 분석한 결과 당시 신용 카드사들은 글로벌 카드사와는 달리 수익 모델이 하나같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정태영 사장은 카드 시장에 새로 개척할 분야가 있다고 판단했고, 혁신이 통할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고정관념에 집착하며 수수료 인하 등의 출혈 경쟁에 몰두할 때 현대카드는 오히려 다른 길을 갔다. 현대카드는 말 그대로 ‘신용 카드’다운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했다.

출시 전에도 세그먼테이션 마케팅을 위해 시장 조사를 대대적으로 했다고 들었다.  시장 조사는 어떻게 하는지, 또 얼마나 자주 하는가?
얼마나 자주라고는 얘기할 수 없는 것이, 매일 언제나 조사한다고 할 정도로 일상적이다. 다양한 소비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결과를 각종 지표로 세분화하는 작업을 통해 고객의 새로운 욕구(needs)를 찾으려고 한다. 처음 포인트 제도를 개발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신용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때마다 업계 최고 수준의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쓰게 함으로써 고객들의 모든 결제 행위에 대해 혜택을 부여했다. 포인트 제도를 통해 고객의 로열티를 확보함으로써 해당 카드를 고객의 주력 사용 카드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카드M 덕에 알파벳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것이고, 알파벳 마케팅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복잡한 메시지보다 알파벳이나 숫자와 같은 간단명료한 기호를 더 잘 기억한다는 소비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알파벳에 대입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여기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의 특성에 맞게 ‘멀티플(Multiple)’의 약자를 따서 상품명 ‘현대카드M’의 작명을 완성했다. 향후 브랜드 확장의 용이성까지 감안해 금융권 최초로 실시한 알파벳 마케팅은 현대카드M을 필두로 현재까지 S, W, A, K, C, T, U, V, F 등 총 10개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 마케팅의 성공은 같은 신용 카드 업계는 물론, 타 업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현대카드M 안에는 ‘과학’이 있다는 인터뷰 기사를 종종 봤다. 그 과학이란 게 무엇인가?
내부적으로는 ‘티파니 박스 안의 과학’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많은 이들이 현대카드M의 성공을 독특한 크리에이티브의 광고와 투명 카드, 미니 카드 등의 혁신적인 디자인 등에서 찾는다. 그러나 현대카드M의 화려함 이면에는 정교하고 치밀한 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 가치에 기반한 고객 세분화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분석, 국내외 신용 카드 시장 현황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파트너 GE와의 협업을 통한 고객 소비 성향 분석 등 과학적 기법을 총동원해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입회부터 탈퇴까지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고객 유지(Retention) 프로그램은 현대카드 성공의 중요한 한 축이다. 초기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한 EEP(Early Engagement Program)나 트리지(Trigger:방아쇠) 마케팅, 무실적 회원을 대상으로 한 재획득(Re-acquisition) 프로그램, 우수 실적 회원을 대상으로 한 VIP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는 것도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현대카드M 마케팅팀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요즘은 사람들이 모은 M포인트를 얼마나 유용하게 쓰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M포인트는 현대카드M의 브랜드 로열티를 측정하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현재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M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숍까지 오픈했다. M포인트는 카드를 쓸 때마다 계속적으로 포인트가 쌓이고, 1~2년간 포인트를 모아 주유 한 번 하면 끝나는 타 카드사의 포인트 시스템과 달리 생활 속의 포인트 철학이 되었으면 한다.

현대카드M의 마케팅 전략 중에 ‘최초’라고 붙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대카드가 신용 카드 업계에 남긴 ‘최초’ 사례는 너무도 많다. 세이브 포인트 제도, 알파벳 마케팅, 투명·미니·갤러리·레옹·스탁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 등 신용 카드에 디자인이 경쟁 우위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가 그것이다. 현대카드의 ‘세이브 포인트’ 제도 이후 타사들도 앞다퉈 비슷한 포인트 선지급 제도를 실시하게 되었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알파벳을 사용한 상품명까지 줄지어 출시하는 상황까지 되었다.
무엇보다도 현대카드가 신용 카드 업계에 남긴 대표적인 ‘최초’ 사례는 개별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이다. 현대카드M이 출시될 당시, 다른 카드사들은 자사의 기업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즉 기업의 권위에 의지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었던 것. 그러나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대카드는 ‘기업’이 아닌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대성공했다.  

GE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로 어떻게 돕나?
신용 카드 업계뿐 아니라 금융계 전체가 주목할 만큼 GE와의 제휴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GE로부터 총 6천7백83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후, 조정 자기자본 비율이 자본 제휴 전인 2005년 6월 말 11.7%에서 자본 제휴 후 39%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현대카드와 GE는 선진 금융 기법을 공유하고, 현대카드의 마케팅 기법을 전수하는 등의 양사 교류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30여 명이 넘는 GE 사장단이 현대카드를 방문해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 노하우를 공유했다. 기업 문화에서부터 CRM, 재무, IT, 서비스, 프로세스 등 전방위에서 활발하게 서로 강점을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카드M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
남보다 한 발 앞서는 것. 차별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디자인을 차별화했고 광고를 차별화했으며 지금은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부서도 만들고 좀 더 세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제까지 그 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현대카드 프리미엄 마케팅팀에서는 대한민국 상위 0.019%를 위한 블랙 카드, 상위 5%를 위한 퍼플 카드, 그리고 플래티넘 급 카드와 같은 프리미엄 급 카드를 담당하고 있다. 타깃 층이 명확하게 나뉘어지기 때문에 타깃별 성향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로 기업 CEO, 임원진 등으로 구성된 블랙 카드 회원들을 위해서 세계의 명사를 초청하여 프라이빗한 조찬 강연을 진행하였는데, 회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카드 시장에서는 VVIP 카드 회원을 위한 차별화된 프로모션이 전무하기 때문에, 블랙 카드 회원들을 위한 이러한 행사는 매우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프리미엄 마케팅팀 내 매우 중요한 부분이 ‘클럽 서비스’이다. 단순 할인 서비스가 아닌, 타깃 회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서비스에 반영하여 클럽 고메, 클럽 뷰티, 클럽 호텔, 클럽 아카데미로 카테고리를 나누었다. 압구정, 청담동 등지의 트렌디 레스토랑에서의 할인 서비스, 특 1급 호텔에서의 할인 서비스 등 기존의 카드 할인 서비스보다 한층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회원들의 만족도와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현대카드M 출시 전의 카드 시장과 후의 카드 시장의 변화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는가?
이자율과 한도, 그리고 출혈 마케팅으로 무의미한 경쟁을 계속하던 시장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질적인 경쟁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 현대카드가 최초로 디자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신용 카드에도 디자인이 중요시되었고, VVIP 마케팅으로 ‘the Black’을 출시하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앞다투어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게임의 룰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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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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