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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자의 구매욕을 쿡쿡 찌른 자동차 다섯 대, 레드 카펫을 밟다.

UpdatedOn December 03, 2013

BMW 3-Series GT
GT는 BMW의 계륵이었다. 차는 좋은데, 뭐라 설명할 길이 없는 그런. 운전하면 좋은데 운전하러 가기까지 어려운.
하지만 3GT는 달랐다. 크기와 비율이 차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준 좋은 예였다. GT보다 작지만 작아서 태가 나고, GT만큼 실속을 챙겼다. 3GT를 만져보고 타본 사람마다 한결같이 말한다. ‘이런 사기 같은 차.’ 실내 공간은 5시리즈에 육박하고, 짐도 곧잘 실으며, 3시리즈의 스포티한 외모까지 수용했다.

GT, 즉 그란투리스모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장거리 주행용 차다. 3시리즈처럼 날카로운 맛은 적다. 하지만 나긋나긋한 승차감과 묵직한 주행 감각은 오래 탈수록 호감도를 높인다. 1,995cc 디젤 엔진을 물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3kg·m를 뽑아낸다. 결혼하면 패밀리카 0순위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4백30만원부터.


AUDI A5 Sportback
확실히 요즘 자동차 브랜드는 모델 다변화에 집중한다.
세단과 SUV만으로는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붙잡아두지 못한다는 불안감 때문일까. 아니면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 브랜드의 숙명 때문일까. 세단과 세단 사이, 세단과 SUV 사이, 쿠페와 왜건 사이 만들 수 있는 모델은 다 만든다. 만드는 쪽은 골머리 아프지만 보는 쪽은 즐거운 일이다.

간혹 괴이한 차가 튀어나오지만, 대체로 틈새 모델이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A5 스포트백도 그렇다. A5의 유려한 디자인에 효율성까지 더했으니까. 기존에 깔아놓은 A5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세련된 인상이 후광 효과도 더한다. A7은 부담스럽고 A6나 A4는 심심하다고 느낄 누군가에게 A5 스포트백은 해답이다.

2.0 TDI 엔진,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 콰트로 시스템 조합은 여전히 합리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7백80만원부터.





MERCEDES-BENZ E300
외모지상주의는 자동차에도 해당된다. 외모가 반이다.
아니, 가끔 전부일 때도 있다. 자동차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된 지금, 디자인은 곧 경쟁력이다. 해서 신차가 나올 때마다 외모를 뜨겁게 품평한다. 지나가는 여자보다 더.

그런 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승부수를 띄웠다. 좀 더 젊게, 좀 더 역동적인 외관으로. E클래스는 벤츠가 펴 보인 패다.
물론 이미 CLS나 M클래스에서 근육질 남성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캐시카우인 E클래스를 대폭 바꾼 점은 의미 있다. S클래스도 C클래스도 같은 길을 간다는 말이다.

한 브랜드의 패밀리 룩을 바꾸는 건 위험천만한 도전이다. 크게 딸 수도, 몽땅 잃을 수도 있으니까. 벤츠의 베팅은 적절했다. 호불호를 떠나 벤츠의 도전에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결과는 판매 대수가 말해줄 테지만. 별칭처럼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인 것만은 확실하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7천60만원.





LEXUS IS250 F-Sport
렉서스의 변신은 IS에서 완성됐다. 콘셉트카 LF-LC의 양산형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우격다짐으로 끼워 넣은 듯한 스핀들 그릴이 드디어 제자리를 찾았다.

특히 F스포트는 스핀들 그릴을 더욱 인상적으로 강조했다. 그릴을 메시 형태로 바꾸고 하단을 넓혀 좀 더 공격적으로 보이게 한다. 양산차를 이 정도로 대담하게 다듬었다는 데서 렉서스의 울분(?)이 느껴진다. 그동안 GS와 LS가 출시될 때마다 시끄러웠으니까. 모두 렉서스가 이상한 고집을 부린다고 한마디씩 했다.

하지만 IS에 와서야 고집이 인정받았다(비록 여전히 GS와 LS는 그대로지만). 전 세대보다 정제된 인테리어도 변화된 점이다. 엔진과 변속기를 전 모델과 같은 걸 쓰는 건 아쉽다. 가솔린 엔진만의 장점은 분명 있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디젤 천하 아닌가. 그 안에서 힘겨울 게 빤하다. 그럼에도 외관은 역시 IS가 잘 뽑았다. F스포트는 더욱.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3백30만원.





JAGUAR F-type
재규어는 ‘아름답고 빠른 차’를 만든다.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아름다운’ 차는 잘 만들었다. 그렇다면 ‘빠른’ 차는… 만들긴 했다. 여기서 ‘빠른’은 단지 물리적인 속도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스포츠카로서 스포츠카다운 위치와 역량을 말할 게다. 물론 재규어엔 XFR도, XFR-S도, XKR-S도 있다. 쿠페도 컨버터블도 있다. 하지만 재규어 하면 아름다운 세단이 먼저 연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F-타입을 내놓은 거다. ‘빠른’에 무게를 실어 ‘아름답고 빠른 차’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F-타입은 2인승 로드스터다. 소프트톱을 달아 무게중심을 낮췄다. 생김새로 보나 성능으로 보나 우선 달리는 데 주력한다. V8 5.0 슈퍼차저 엔진 모델은 시속 0→100km를 4.3초 만에 끊는다. 다이내믹 모드 버튼에는 체커기가 그려져 있다.
배기음 증폭 버튼도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차의 성격을 웅변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4백만원부터.

PHOTOGRAPHY: 박원태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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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박원태
Editor 김종훈

201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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