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
겉감이 살 오른 강아지처럼 통통하다 했더니 안쪽 전면에 패딩을 사용했다. 울은 그저 얇고 가볍게 패딩을 감싸는 정도. 그래서 일반 울 코트보다도 가볍고 패딩보다 자유롭다. 색 조합은 또 어찌나 절묘한지, 갈색 울 소재와 진녹색 패딩이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요즘 흔한 실용주의 옷들과는 때깔부터 다르다.
1백만원대 무이에서 판매.
루이 비통
흔히 ‘무스탕’이라고 부르는 시어링 재킷은 보통 안감에 양털을 사용하고 겉은 가죽을 쓴다. 한데 이 재킷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뒤집었다. 겉감 전면에 양털을 사용하고 잘 보이지도 않는 안쪽에 고급 가죽을 썼다. 어찌 보면 사치스럽기까지 한 이 발상은 루이 비통이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발상의 전환을 높이, 아니 비싸게 샀다고 봐야겠다. 가격미정.
나이젤 카본
데님 소재로 만든, 그것도 길이 전혀 들지 않은 굉장히 ‘퍽퍽한’ 데님 소재로 만든 피코트다. 물론 조금 오래 입으면 몸의 형태에 따라 조금씩 유연하게 바뀐다고는 하나 처음엔 조금 불편한 게 사실이다. 대신 안감이 꽤 매력적이다. 일반적인 탈착 퀼트 소재 내피를 장착하고 있는데, 그 질감이 부드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겉감을 보고 조금 섭섭했던 마음을 포근히 달래준다고나 할까?
1백28만원 10 꼬르소 꼬모에서 판매.
니들워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서비스 오버코트(Service Overcoat)’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말이 재해석이지 디자인이 거의 복각에 가깝다. 특히 ‘깔깔이’를 연상케 하는 황금빛 퀼트 안감을 보면 더 수긍이 가는데, 어찌나 두껍고 묵직하게 만들었는지 갑옷이 따로 없을 정도다. 안감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손쉽게 떼어내고 입으면 된다. 71만8천원.
스톤 아일랜드
분명히 안쪽에 뭔가 숨기고 있을 것을 예상했다. 스톤 아일랜드니까. 역시나 바삭바삭한 흰색 겉감 안에 패딩 내피를 담고 있었다. 기존 패딩 내피와 한 가지 다른 게 있는데, 바로 내피를 탈착할 때 사용하는 오브제다. 보통은 스냅이나 지퍼를 사용하지만 이 재킷은 하나의 끈으로 시침질하듯 이어놓았다. 기대 이상의 반전이다. 2백30만원.
커스텀멜로우
첫인상은 어딘지 모르게 고지식하게 생겼다. 답답해 보이는 스탠드칼라와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빡빡한 실루엣이 그랬다.
하지만 코트 안쪽에 달린 패딩 내피를 보고 난 후 그 생각이 달라졌다. 겉은 무뚝뚝한데 속은 자상하면서도 강단 있는 이미지다.
오로지 코트 본연의 책임감과 입는 사람의 체온만을 고려한 헌신적인 디자인이다. 53만8천원.
PHOTOGRAPHY: 기성율
ASSISTANT: 김재경
EDITOR: 이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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