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셰브첸코 타이를 풀고 주스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세리에 A가 공인한 득점 기계의 숨은 매력이 드러난다. 어엿한 AC 밀란의 얼굴이 된 셰브첸코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쌓인 피로와 우크라이나 대표 선수로 뛰는 첫 월드컵의 스트레스 대신 특유의 여유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낳은 역대 최고의 축구, 아니 스포츠 선수인 셰브첸코는 활동 범위가 넓고 빠르며 세기를 조절할 줄도 안다. 잠시 망설임 없는 과감한 슈팅과 유연한 몸놀림도 돋보인다. 유럽의 모든 감독들처럼, 조세 무링요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스트라이커인 셰브첸코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셰브첸코는 지난 1999년 여름, 1천6백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AC 밀란에 입단하며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고 입단하기 무섭게 24골을 몰아쳐 마르코 반 바스텐 이후 8년 만에 나온 AC 밀란의 득점왕이 되었다. 이후에 그는 밀란 더비나 챔피언스 리그 같은 빅게임에서 수없이 많은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며 AC 밀란의 새 리더가 되었다. 이제 셰브첸코가 반 바스텐과 비교되며 기대를 모았던 것처럼, AC 밀란의 옷을 입은 젊은 스트라이커를 셰브첸코와 비교해야 할 차례가 된 거다. 최근 무릎을 다쳤지만, 우크라이나의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몸 바쳐 이끈 그가 1994년 스웨덴, 1998년 크로아티아, 2002년 한국과 터키에 이어 또 다른 기적을 일구는 일을 망설일 리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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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질라르디노 각선미를 슬쩍 드러낸 채 망중한을 보내는 24세의 이 청년은 기막힌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질라르디노. 1982년 7월 5일은 로시가 해트트릭을 기록, 스페인 월드컵 8강전에서 브라질에 3대 2로 이긴 국경일인 동시에 700km 떨어진 북부 이탈리아의 비엘라에서 지금 로시와 스킬라치를 닮아가고 있는, 질라르디노가 태어난 날이다. AC 밀란에 입단해 세리에 A 득점왕 출신인 셰브첸코, 비에리, 인자기에게 스트라이커의 기술을 익혔고, 마침내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전 포워드로 성장한 그는 빠르고 고공 플레이에 능하며 어느 쪽 발로든 강력한 슈팅을 날릴 수 있다. 4년 전, 그를 알아보지 못한 지오바니 트라파토니의 실수를 신임 마르첼로 리피에 감독은 되풀이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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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 인자기 사실 재색을 겸비한 선수를 따지자면 베컴이나 카카 이전에 인자기가 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은, 이번 월드컵에서 오프 사이드 룰이 좀 느슨해질 전망이란 거다. AC 밀란에서 마르코 반 바스텐의 9번을 달고 뛰는 비범한 스트라이커인 인자기는 빠른 두뇌 회전과 스피드로 오프사이드의 함정을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또한 골 에어리어에서 좋은 위치를 점하는 일에 능하고, 90분 내내 그라운드에 두 발을 붙이고 서 있는 법이 없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마르첼로 리피에 감독이 처음으로 그를 불렀다. 인자기로서는 2년 만의 국가 대표팀 복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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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로 이반 가투소 륭 베리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스타일리스트로 돌체&가바나의 속옷 모델로도 활약하는 가투소의 수염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는 상대 미드필더에 대한 1차 수비 저지선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홀딩미드필더다. 그는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미드필더의 패스를 차단하거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일에 능하다. 가투소는 키가 작지만 엄청난 스태미나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일품으로 상대 입장에서는 눈엣가시가 따로 없다. 그가 팀 동료인 피를로와 함께 아주리 군단의 미드필더에 버티고 서 있는 건 당연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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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 방향)돌체&가바나로 성장(盛裝)한 크로아티아 대표팀 출신의 다리오 시미치, 이탈리아 대표팀의 신형 포워드인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한국 대표팀의 숙제로 남은 스위스 대표팀의 캡틴, 요한 보겔, 유럽 최고의 파이터로 악명 높은 마시모 암브로시니 등이 공항을 빠져나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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얍 스탐 <엑스맨>에 캐스팅되어도 뭐랄 사람 없을 것 같은 스탐은 말디니·네스타·카푸 등과 함께 리그 최고의 수비진을 구축했던 대인이다. 어깨 부상과 에레디비지에(네덜란드 1부 리그) 복귀로 더 이상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은 스탐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치명적인 파워와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함으로 야약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C 밀란, 그리고 네덜란드 대표팀의 후방을 늠름하게 지켰던 스탐의 플레이는 영원히 기억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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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디다 축구의 미학을 널리 보급하고 있는 브라질은 마법의 4인방인 호나우두와 호나우딩요, 카카, 아드리아누를 주축으로 한 공격 편대도 무섭지만, 아무에게나 열어주지 않는 골문도 갖고 있다. 그 중심에 패널티킥 킬러로 소문난 디다가 있다. 특히, 20-03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만난 유벤투스 선수들의 패널티킥을 연달아 막아낸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레만·체흐·반 데 사르·부폰·카시야스 등과 함께 야신상을 다툴 후보로 꼽힐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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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라커룸에서 포착된 코스타쿠르타의 몸은 20대에 가깝지만, 실은 말디니보다도 나이가 많다. 말디니와 함께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미남자인 그는 오랜 시간 AC 밀란의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클럽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강력한 대인 마크와 상대 공격의 흐름을 읽고 볼을 차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번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된 그의 거취는 이탈리아 온 국민의 관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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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암브로시니 하필 공격수라면 타이의 매듭을 만들고 있는 이 섹시 가이를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미드필더보다는 수비수에 가까운 수비형 미드필더인 암브로시니는 AC 밀란 진영을 침범하는 상대 공격 전술의 핵을 차단하고 무력화시키는 능력에 관한 한 유럽 최고 수준이다. 거친 태클과 몸싸움을 즐기는 전형적인 파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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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코스타 실은 루이 코스타가 포르투갈, 아니 유럽이 배출한 플레이메이커의 교본으로 지단과 비교되었던 게 어제 일 같다. 하지만 그는 더 젊고 잘생긴 카카가 들어온 뒤로 AC 밀란의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 제 현실을 잘 안다. 지단은 최후의 한 번을 생각했지만, 루이 코스타는 자신과 포르투갈을 이끌어온 루이스 피구와 함께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애석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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