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PEOPLE

PEOPLE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을 만나다

지금 가장 뜨거운 계절을 보내고 있는 감독 3인을 만났다.

On February 08, 2025

시즌 2까지 찍게 될지는 몰랐다. 첫 촬영을 하던 날,
‘내가 다시 이 세계 안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K-콘텐츠의 상징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오징어 게임> 단 한 편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연출가가 된 황동혁 감독을 만났다.

3 / 10

 

<오징어 게임> 시즌 1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만큼 시즌 2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장단점이 공존했다. 이미 틀과 인물이 잡혀져 있고, 세계관도 장소도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각본을 쓰는 부분에선 시즌 1과 같은 막막함은 없었다. 오히려 의지할 수 있는 세계가 이미 존재해 더 쉬웠다. 문제는 시즌 1에서 이미 많은 인물이 죽었고, 얼마 남지 않은 인물들로 이야기를 채워야 했다. 동시에 시즌 1보다 더 진일보하고 확장된 얘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즐겁게 작업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 2의 첫 촬영을 시작하는 날 어땠나?
사실 시즌 1 엔딩을 찍을 때만 해도 시즌 2를 하게 되리라는 예상을 못 했다. 당시엔 시리즈 작업이 힘들어서 ‘웬만하면 다시는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촬영을 하던 날, ‘내가 다시 이 세계 안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시즌 2의 메시지도 궁금하다.
게임 주최 측은 투표 제도를 시즌 1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하고 더 교묘하게 사용한다. 매 게임에 투표를 하는 과정이 나오고, 살아남은 참가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더 격렬하게 갈등하고 대립한다. 지금 전 세계는 종교, 이념, 배경, 성별, 인종으로 인한 분열과 갈등, 증오 같은 것들이 점점 더 격화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것들을 좀 더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와 ×로 나뉜 집단들이 어떻게 갈라지고, 어떻게 대립하고 갈등하는지를 묘사해봤다.

‘기훈’의 캐릭터가 시즌 1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지점 중 하나였다. 시즌 1의 기훈은 조금 천방지축이고 철이 덜 든 것 같다가도 때때로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인간적인 인물이었는데, 시즌 1의 마지막에 기훈의 캐릭터가 조금 바뀐다. 상금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 때문에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 이미 사람이 근본적으로 변해버렸다. 그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 ‘빨간 머리’였다.

3 / 10

 

이병헌 배우가 베일에 싸여 있던 ‘프론트맨’으로 등장한다.
처음에 프론트맨이 가면을 벗을 때, 한국 팬들에게 깜짝 포인트를 주기 위해 이병헌 배우에게 출연을 제안했다. 이병헌 배우는 아주 잠깐 나오는 역할이어도 캐릭터에 대해 굉장히 많은 질문을 하곤 한다. 덕분에 프론트맨 캐릭터가 더 개발됐고, 그 뒷이야기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었다.

공유 배우가 맡은 ‘딱지남’ 캐릭터 역시 많은 화제가 됐다.
기훈이 찾아내려는 건 게임의 주최자들이다. 가장 위에는 ‘VIP’라는 사람들이 있고, 그 밑에는 프론트맨, 그 밑으로는 기훈을 게임으로 끌어들였던 딱지남이 있다. 그래서 기훈이 가장 처음으로 찾고자 하는 사람은 딱지남이다. 그들이 다시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질문에서 시즌 2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딱지남이 어떤 인물인지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 좀 더 강렬하게 딱지남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공유 배우는 대본을 읽고 재미있어 했다.

3 / 10

 

시즌 1과 비교했을 때 캐릭터들의 전체적인 나이가 조금 어려진 느낌이 있다. 의도한 바인가?
예전에는 나이가 꽤 있어야 빚을 지고 희망이 사라져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뉴스에 나오듯 젊은 친구들이 코인과 인터넷 도박 등으로 큰돈을 잃고, 빚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다. 또한 전세 사기나 피싱 범죄, 명의를 도용한 범죄 등이 활개 치면서 젊은 피해자가 양산되고, 가해자들도 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애석하게도 20대, 30대의 젊은 친구들도 ‘오징어 게임’에 참가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돼버렸다. 오히려 어린 친구들이 출연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 1도 그렇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게임이 늘 화제다.
오랫동안 고민했다. 무엇보다 게임은 간단하고, 패자에 대한 벌칙도 즉각적이고 쉽게 이해돼야 하는 것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전 세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됐다. 그 때문에 신중하게 게임을 결정했다.

3 / 10

 

시즌 2의 마지막 게임인 ‘짝짓기 게임’은 어떻게 착안했는지 궁금하다.
시즌 2를 한다면 꼭 넣고 싶었던 게임이었다. 원래 우리가 어릴 때부터 하던 게임이지 않나. 노래를 부르다 갑자기 서로를 껴안아야 하는 매우 단순한 게임이자 가장 즉흥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누군가를 떼어내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고, 뭉치기도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합집산이 빠른 순간에 랜덤하게 이뤄지는 게임이라 굉장히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거기다 노래를 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더 흥미롭다고 생각됐다.

골든글로브 TV 드라마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다(<오징어 게임 시즌2>는 지난해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기 전에 먼저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작으로 지명돼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수상은 불발됐다).
사실 애초에는 골든글로브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로 썼던 이야기가 시즌2·3로 나뉜다고 결정 난 이후에는 시상식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주로 뒤쪽에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미네이트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오히려 시즌 3는 기대감이 있다.

CREDIT INFO
취재
하은정 기자
사진
넷플릭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2025년 02월호
2025년 02월호
취재
하은정 기자
사진
넷플릭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