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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우울증? 아동 불안장애 증상과 대처법

자녀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슬픔과 절망을 표현하는데 모르고 있지는 않은가? 자녀가 우울과 불안을 호소할 때 부모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On February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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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불안장애 아동·청소년 9년 새 3배 증가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12월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9월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만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은 7만 1,255명, 불안장애로 진단받은 아동·청소년은 3만 6,099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9년 새 각각 3배씩 늘어난 수치로 파악됐다.

김인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증가는 사회의 환경 변화와 밀접하다고 했다. 김인향 교수는 “SNS의 발달로 인한 사회적 박탈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성 발달 부족과 대인관계 문제, 부모와의 애착형성 기회 부족 및 어린 시절부터 학습 경쟁 스트레스 악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학교나 사회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정에 대한 교육 콘텐츠 및 선별검사가 증가하면서 더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 아동·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주요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타고난 기질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대인관계, 학업 스트레스 및 가족 갈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부모가 정신병력이 있으면 자녀가 고위험군이 된다고 보고된다.

부모라면 아동·청소년 자녀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평상시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 질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니 이를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 또는 무기력한 기분이 오래 지속되고 식사, 수면, 에너지, 집중력에 장애가 온다. 또한 부정적 생각을 하고, 극단적인 경우 자살을 생각한다. 불안장애가 있으면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고, 심하면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손발 떨림과 같은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김인향 교수는 “아동·청소년에게 자살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거나, 자해하거나 증상이 심해 일상 생활이 안 되는 경우 빠르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도 이상이면 전문 치료 받아야

병원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진단을 받으면 증상의 정도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인향 교수는 “아동·청소년에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원인이 있는지, 그 정도가 어떤지 먼저 평가한 후 증상이 약하면 상담 치료를 시도하고, 중증이면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를 함께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치료는 흔히 걱정하는 것보다 안전하며,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해도 약하며 약물을 끊으면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약물 치료는 대부분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서서히 증량하며, 효과를 보기까지 2주일에서 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약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동·청소년 시기에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외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식이장애도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병원에서 자녀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받으면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김인향 교수는 크게 3가지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아이가 겪는 우울이나 불안 증상을 성격의 일부라고 착각해 아이를 탓하거나 비난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는 부모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김인향 교수는“아이가 불안하고 우울해지면 무기력하고 피로하며 집중력이 떨어져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는 치료를 통해 좋아져야 할 증상”이라고 말했다. 부모의 종용과 비난은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다.

둘째, 아이 우울증의 원인이 남들도 다 겪고 사는 스트레스로 여기는 부모가 있다. 이 경우 “우리 아이 정도면 우울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이런 대화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이 느끼는 스트레스나 우울의 정도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자녀가 느끼는 우울의 정도에 대해 함부로 언급해서는 안 된다.

셋째, 부모가 자녀의 모든 우울을 해결해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김인향 교수는 “학교 스트레스나 대인관계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부모가 이를 모두 해결해줄 수 없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의사소통 잘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

일상 속에서 자녀의 스트레스, 불안이나 우울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부모라면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지지(support)’를 기억하는 게 좋겠다. 부모와 의사소통이 잘되고 지지 체계가 확실한 경우 자녀의 불안이나 우울의 위험성이 낮아진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인향 교수는 “많은 부모가 아이의 심리적 어려움에 공감이 가지않는다고 말한다”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아이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예민하므로 비판단적 태도로 경청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네가 많이 힘들었겠구나’, ‘그것이 너를 힘들게 하는구나’와 같이 아이의 심리 상태 중객관적 사실을 요약해주거나 거울처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위로를 받는다고 여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동·청소년의 우울이나 불안 역시 성인과 마찬가지로 흔하게 나타나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자녀에게 우울이나 불안 증상이 있는 것을 쉬쉬하기보다 병원의 적절한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인내심을 갖고 장기간 치료에 임하게 하는 것이 부모로서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다.

자녀 우울·불안 대처법

□ 아동·청소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상식을 숙지하라.
□ 경증은 상담 치료, 중증은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라.
□ 우울도 성격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 우울·불안 정도를 부모가 판단하지 마라.
□ 자녀와 대화를 자주 나누고 지지해줘라.
□ 증상을 숨기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라.

김인향 교수는

김인향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 교수를 거쳐 현재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로 있다.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보건복지부 지정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민정(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김인향(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5년 02월호
2025년 02월호
에디터
김민정(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김인향(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