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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크리에이터 채코제의 방랑하는 여행지

여행 크리에이터 채코제의 올타임 여행지 상도동 옥탑방에서 그를 만났다.

On May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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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예능 <위대한 가이드>에 새 멤버로 유튜브 여행 크리에이터 채코제가 등장했다. 그는 “혼자 여행하다가 같이 여행 가는 게 즐겁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튜브 <채코제>는 ‘채널 코리안 제이(Channel Korean Jay)’의 준말로 2019년 태국에서 세계여행에 나서면서 시작했다. 71만 5,000명(5월 19일 기준)의 구독자는 그의 순수하고 허당기 있는 모습에, 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심에, 타인을 배려하는 바르고 정직한 모습에 매료됐다.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5년간 여행 크리에이터로서 쉬지 않고 달려온 채코제는 제주에 거처를 마련해 그의 올타임 여행지인 상도동 옥탑방을 정리하며 올 한 해 안식년을 갖는다. 방과 주방, 화장실, 마당까지 직접 리모델링하며 그의 취향을 가득 불어넣은 옥탑방에서 채코제와 대화를 나눴다.


유튜브에서 봤던 옥탑방에 오니 신기해요. 마치 드라마 촬영장에 온 느낌이랄까요?
(웃음) 어쩌면 옥탑방에서 하는 마지막 촬영일 수도 있겠네요. 옥탑방 라이프를 끝내고 제주도로 떠나거든요. 제 유튜브를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1년간 제주도에 머무르면서 휴식 기간을 가지려고 해요. 4년간 살면서 곳곳에 제 손길이 닿은 집이라 정이 많이 들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시원섭섭합니다.

갑자기 왜 제주도로 떠날 결심을 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고 한창 여행을 다닐 땐 8개월은 해외에, 4개월은 한국에 있었어요. 8개월 동안 촬영과 편집을 하면서 주말이 없는 삶을 5년간 살았죠.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엔 3년 동안 태국에서 살았어요. 8년간 떠도는 생활을 한 거죠. 그러다 보니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실천하기로 했어요.

제주도 라이프는 어떤가요?
우선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해졌어요. 배달도 안 될 정도로 시골에 살아 어쩔 수 없이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요.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나서 요가를 하고 목공 수업을 들으러 가죠. 어쩔 수 없이 유튜브 콘텐츠를 고민하지만 스트레스받으면서까지 생각하진 않아요(웃음).

제주에서는 어떤 삶을 계획하고 있나요?
옥탑방 콘텐츠 같은 재밌는 영상이 탄생할 것 같아요. 인생의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으로 가기 위한 휴식기로 정했어요. 제 결핍을 채우기 위해 치열하게 살면서 잃었던 오프라인의 삶을 되찾으려고 해요. 우선 로컬들만 아는 제주의 맛집을 찾을 거고요. 게스트 룸을 꾸미고, 중고로 산 갤로퍼에서 차박을 하고 싶어요. 뒷마당에 친구들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요. 또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고 글을 쓰고 있어요. 예전엔 여행지에서 최대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제주도에선 최대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해요. 그렇게 1년 동안 지내고 좋으면 제주도에서 계속 살 거예요.

열심히 달려온 채코제의 안식년이랄까요?
그런 셈이죠. 본래 옥탑방은 서울에 오면 머물 집으로 남겨두려고 했는데, 집이 두 곳이면 청소하느라 바쁠 것 같아 옥탑방을 정리하기로 결심했어요. 둘 중 어느 곳도 내 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요. 이제 제주를 내 집이라 생각하며 지내려고요. 그런데 정착 생활이 저하고 맞지 않으면 다시 여행을 시작할 거예요.

매일 여행을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직업이 되면 그 나름의 고충도 생기는군요.
보통 휴가를 즐기려고 해외여행을 가는데 저는 출근하는 거죠. 여행 크리에이터는 해외를 가면 가만히 쉬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이색 콘텐츠를 찾아야 해요. 하루 동안 촬영하고 3일간 편집하면 20분 분량의 콘텐츠가 완성돼요. 어떨 땐 이틀 동안 촬영하고 일주일 내내 편집할 때도 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고 3년 동안 일주일에 2~3편씩 콘텐츠를 업로드했어요. 말 그대로 매일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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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는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직업이에요.
제가 생각하고 결정해 일을 할 수 있어요.
또한 내 결정이 철저하게 성과로 돌아오죠.

 

어떻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본래 필라테스 강사였어요. 강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영업도 해야 하는데 저랑 잘 맞지 않아 힘들었죠. 그러다 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친한 군대 후임이 “답답하면 태국으로 오라”고 하길래 태국으로 향했죠. 5일 동안 머물면서 후임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켜봤어요. 하루 종일 일하고 아주 적은 보수를 받는데 매일 웃고 행복해하더라고요. ‘훨씬 많은 돈을 버는 나는 행복하지 않은데 저들은 왜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생겨 태국에서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태국에서 살았군요.
한국에 돌아와서 직장 업무를 마무리 짓고 아무 조건 없이 태국으로 떠났어요. 태국에서 커피숍을 차리려고 했는데 일이 잘 안 풀렸고, 그때 세계 일주를 결심하고 1,000만원도 되지 않는 자금을 들고 네팔로 떠나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망한 김에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안 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죠.

유튜버로서의 삶, 어떤가요?
유튜버로 살 수 있다는 게 행운이죠. 운이 좋았고 제가 한 것보다 더 좋게 봐주니까 황송해요. 사실 10년 전만 해도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엔 연예인처럼 봐줘요. 어떤 날엔 저랑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달라는 분도 있어요. 아직 얼떨떨하긴 한데 기분은 좋습니다. 사실 제가 20대 때 한 가지 일을 2년 이상 해본 적이 없는데 유튜브는 5년째 하고 있어요. 그만큼 유튜버라는 직업이 제게 잘 맞는 거죠.

어느 점이 잘 맞아요?
유튜버는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직업이에요. 전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왜(WHY)’가 필요해요. 그런데 직장에 다닐 땐 이유보다 일을 진행하는 게 중요했던 적이 많아 비합리적으로 느껴졌어요. 그에 반해 유튜버는 직장 생활과는 다르게 제가 생각하고 결정해 일을 할 수 있어요. 또한 내 결정이 철저하게 성과로 돌아오죠. 수입이 낮으면 내 잘못이고, 수입이 높으면 내 덕이에요. 그런 부분이 저랑 잘 맞아요.

왜 하필 여행이었을까요?
‘찐’으로 좋아하니까요. 여행 유튜버를 하려면 여행을 진짜 좋아해야 해요. 여행을 계속하다 보면 정말 힘들거든요. ‘인생을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여행하면서 돈을 못 벌어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불안함은 없었나요?
무작정 ‘난 잘될 거야’라는 믿음 하나로 시작했어요. 네팔의 히말라야 폭포에서 수영하는 영상과 인도에서 사기당하는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죠.

지금은 71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됐죠.
처음 여행을 떠날 때 700만원 정도 있어 7개월 후에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근데 구독자 5,000명이 되니 20만~30만원의 수익이 생기더라고요. 당시 하루 7,000원짜리 호스텔에 묵었는데 한 달 숙박비를 번 거죠. 구독자가 2만 명쯤 되니 식비까지 해결할 수 있었고, 3만 명이 되니까 모든 여행 경비가 충당됐어요. 그때 ‘평생 여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팬츠 에잇 바이 육스, 슈즈 닥터마틴, 셔츠·브레이슬릿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럼에도 슬럼프가 온 적은 없어요?
슬럼프보다는 번아웃이 왔어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행복하긴 한데 문제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어요. 전엔 힘들 때마다 여행을 갔는데 이젠 여행하는 게 일이니까 힘들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거죠. 또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있으니까 한 무리에 소속되기 힘들어요. 소속감이 없으니까 안정감이 없고 외로워요. 저는 아빠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정원이 있는 집에서 아내, 아들딸과 함께 개나 고양이를 키우면서 잘 먹고 잘사는 거요.

얼마 전엔 어머니에게 아파트를 선물했죠. 그런 진정성이 채코제가 사랑받는 비결 같아요.
저를 보고 한결같다는 반응이 많아요.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요. 돈을 벌었다고 사치 부리거나 게을러지지 않고 성실하고 꾸준한 모습을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 모습이 저 자체예요. 꾸밈없고 솔직한 편인 제 모습을 좋아해주니까 감사하죠. 또 제 가정환경을 잘 극복하고 열심히 사는 것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유명 유튜버가 된 아들을 본 어머니의 반응은 어때요?
엄청 좋아하세요. 용돈을 많이 드리는 것보다 TV에 출연하면 좋아하세요. 제가 어릴 적 학교 뒤뜰에서 그룹 H.O.T.의 춤을 추면서 TV에 출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대요. 가정형편 때문에 서포트해주지 못해 미안해하셨는데 그 꿈을 이뤘으니 좋아하시죠.

TV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이 되겠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룬 소감이 궁금해요.
사실 지금이 딱 좋아요. 지금보다 더 유명해지면 생활에 불편함이 생길 것 같아요. 제가 슈퍼스타라면 불편을 감수하겠지만 그 정돈 아니잖아요.(웃음) 그리고 방송보다는 유튜브가 저한테 더 잘 맞아요. 대본에 따라 촬영하는 게 어색해요.

 

슬럼프보다는 번아웃이 왔어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행복하긴 한데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어요.
전엔 힘들 때마다 여행을 갔는데
이젠 여행하는 게 일이니까
힘들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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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최근 유명 여행 유튜버들이 TV에 출연해 사랑받고 있죠. 여행 유튜버들은 유독 친분이 깊은 것 같아요.
특히 빠니보틀 형은 제가 처음 여행 유튜브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참고했어요. 빠니 형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을 거예요. 빠니 형에게 “형이 돈을 달라면 줄 수 있다”고 하면 “내가 더 돈이 많아 필요 없다”고 해요.

빠니보틀의 어떤 부분이 도움 됐나요?
당시 트렌드가 감성 브이로그였는데 빠니 형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인도의 한 사원에서 밥을 먹고 이상한 데서 텐트를 치고 자는데 정말 신기했죠. 나도 빠니 형처럼 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구독자가 3만 명쯤 됐을 때 빠니 형과 알게 됐어요. 당시 빠니 형은 구독자가 50만이었는데 제게 먼저 연락해 친해졌죠. 빠니 형은 꾸밈없고 편견이 없는 사람이에요. 어떤 사람이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똑같이 대하거든요. 유튜브 채널 <곽튜뷰>를 운영하는 (곽)준빈이는 똑똑하고 의리가 있어 주변 사람을 잘 챙겨요.

유튜브 채널 <원지의 하루>를 운영 중인 이원지는요? 두 분이 비즈니스 커플이잖아요.(웃음)
원지는 제 솔메이트예요. 원지와 이성적인 부분은 전혀 다른데 감성적인 부분은 통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저를 늘 답답해하는데 고민을 토로할 땐 말이 잘 통해요.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여행 유튜버들을 보면 사람이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걸 느껴요. 여행을 잘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죠.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구독자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재밌고 웃기는 것보다 힐링을 주는 유튜버가 되고 싶어요. 제 영상을 보면서 힘들었던 하루를 힐링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이를 키우는 주부라서 세계여행을 가기 힘든데 채코제의 영상을 보면서 대리 여행을 했다”, “수험생인데 형의 영상을 보면서 힘이 됐다” 등의 댓글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마지막으로 채코제의 최애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쿠바요. 바닷가 해안 마을의 호스텔에서 일주일간 묵었는데 그곳 사람들의 삶이 좋아 보였어요. 시골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면서 낚시로 잡은 생선을 먹고, 동네 사람들과 잘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물질적으로 풍요롭진 않았지만 행복해 보였어요. 여행하면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보며 깨달은 게 있어요. 풍요롭다고 꼭 행복하진 않다는 거요. 내가 어떤 환경을 만드느냐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진다는 걸 배웠어요.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이대원
스타일링
문진호
헤어
박지선
메이크업
신여울
2024년 06월호
2024년 06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이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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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호
헤어
박지선
메이크업
신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