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야구 시즌 개막! 흥행 대폭발
프로야구는 축구·농구·배구 등 구기 종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이지만, 올해는 그 페이스가 남다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역대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로 2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관중 기록(2017년 840만 688명)을 넘어 사상 첫 꿈의 천만 관중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연 KBO리그 흥행 돌풍의 배경은 무엇이고,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프로야구의 인기가 ‘역대급’이다.
인기 팀의 선전과 합리적인 티켓 가격,
무엇보다 야구 보기 참 좋은 날씨다.
천만 고지 코앞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월 27일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가 148경기 만에 200만 관중(202만 8,999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126경기(당시 8개 구단 체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날씨가 한몫했다. 갈수록 따듯해지는 날씨 덕분에 야구장은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연일 좌석이 매진되고 있다. 지난 5월 1일 근로자의날에 열린 프로야구 경기는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서울 잠실야구장 경기(2만 3,570명 관중),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대전구장 경기(1만 2,000명 관중)가 매진됐다. 두산의 홈경기 매진은 올 시즌 여섯 번째고, 한화의 홈경기 매진은 17경기 연속이었다. 특히 한화의 수요일 홈경기가 매진된 것은 2015년 5월 27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3,262일 만이기도 했다.
늘어난 팬에 코로나19 팬데믹도 완벽히 회복!
이처럼 남다른 흥행 가도에는 여러 요인이 꼽히지만 최우선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회복세인 ‘팬들의 현장 관중 열풍’이다. 지난해 5년 만에 800만 관중 돌파를 이루며 팬데믹 종식 이후 100% 회복세를 그렸는데, 이 과정에서 팬들이 더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관중 동원 외에 TV·모바일 시청자 수도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 인기 팀의 선전도 큰 몫을 차지한다. 팬들이 전국에 있어 어디에서 경기해도 관중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이른바 전국구 구단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가 홈·원정 경기를 가리지 않고 팬들을 끌어모은다. 현재 SSG 랜더스의 사령탑을 맡은 이숭용 감독은 언론에 “엘롯기라고 하지 않나. 일단 KIA가 1위를 달리고 있다(5월 초 기준). 한화 이글스도 류현진 입단으로 이슈가 됐고, 롯데 자이언츠도 (감독이 바뀌는 등) 기대가 높지 않나”라며 “이쪽이 관중 몰이가 되니까 흥행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저렴한 ‘티켓값’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가장 인기 많은 잠실야구장은 블루석이 주중 2만원, 주말 2만 2,000원이다. 주차비도 종일권 선불 구매 시 6,000원으로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4인 가족이 방문했을 경우 10만원이면 3시간 넘게 즐겁게 놀 수 있다. 콘서트나 뮤지컬은 1인당 10만원이 넘는 것을 고려할 때 가성비가 좋다는 분석이다.
인기 예능 <최강야구>와 프로야구의 연결 고리
JTBC 야구 예능 <최강야구>의 신드롬으로 ‘야알못’ 팬들이 야구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KBO 흥행과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시즌 3를 시작한 <최강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아버지나 남자친구, 오빠나 남동생으로부터 야구의 룰을 어깨너머로 익혔다면, 작전과 더그아웃 속 이야기 등이 야구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도록 해 야구를 잘 몰랐던 여성들도 TV 앞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
시즌 2부터 김성근 감독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들이 ‘진심’이 된 것도 인기 요인이다. 더구나 <최강야구> 출신 신인 선수들이 프로 구단에 입단하면서 그들의 성장을 KBO 무대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시즌 3에는 두산 베어스 출신 투수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가 전격 합류하면서 야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최초로 100승의 고지를 밟았던 니느님은 첫 등판 경기에서 전성기를 뛰어넘는 시속 148km의 속구를 던지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2024 시즌 첫 경기가 펼쳐진 80화(5월 6일)는 시청률 3.5%를 기록하며 야구팬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오타니 인기도 야구 열풍에 일조
한국에서는 반일 감정이 있어 일본에 대한 호의를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지만, 이례적인 존재가 있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한 번씩은 들어봤을 이름, 바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다.
오타니의 인기 비결은 실력과 인성이다. 경기 중 쓰레기를 줍는 일화나 데드볼(몸에 맞는 공)을 맞아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점 등은 한국 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오타니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통해 아내를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태극기 이모티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 차례 첨부한 바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한국 개막전을 위해 방한했을 때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고등학생이었는데 그때부터 한국은 제일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7억 달러의 계약과 함께 LA 다저스로 적을 옮긴 오타니는 올해 초 부진을 딛고 5월 7일(이하 한국 시각)까지 타율, 홈런, 최다 안타, OPS 1위의 기록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해 올해는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오타니는 타격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기세다. 올해 30홈런-30도루는 물론 40홈런-40도루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MLB에서도 40-40은 5명만 기록한 위대한 기록. 따라서 올해 타격에만 집중하는 오타니가 40-40을 기록할 경우 MVP를 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