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하나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바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이가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뿐만 아니라 방송 활동, 강의, 카페 운영까지 정복한 박지현 달앤스타일 대표의 얘기다. SBS 교양 프로그램 <좋은 아침>에서 전문가 패널로 시작해 라디오,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 등 분야를 막론하고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분·초 단위로 쪼개며 바쁘게 지내는 박지현 대표의 인테리어 사무실은 의외로 서울이 아닌, 강남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야 도착하는 광교에 있다. 원래는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일하다가 광교에 집을 지으면서 자연스레 워라밸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결국 사무실을 광교로 이전하니 집과 일터가 가까워져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었고, 비교적 한산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흐르는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몸도 건강해졌다. 일할 때도 더 활력이 생기고 집중도 잘돼 광교로 옮긴 것이 만족스럽다고. 주체적으로 인생을 즐기는 박 대표의 커리어와 라이프스타일 스토리를 공개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모던한 스타일과 따뜻한 무드가 공존하는 모던 내추럴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건축 소재가 우드, 석재, 금속 등 자연 소재이기도 하고,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주거 공간이다 보니 더더욱 취향이 그렇게 확고해진 것 같아요.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에 플랜트와 패브릭 등 소품으로 공간에 변주를 주는 방법도 많이 연구 중이에요. 인테리어가 질릴 때쯤 언제든지 공간의 느낌을 손쉽게 바꿀 수 있거든요.
공간 디자인 시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는 포인트를 하나 꼽는다면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공간을 쓰는 주인공들의 스토리입니다. 예를 들어 가정집 인테리어를 할 때는 가족 구성원이 희망하는 집의 이미지를 충분히 이끌어내고, 무조건 새것으로 채우기보다는 쓰던 가구를 리폼하거나 재구성하기도 해요. 겉보기만 번지르르하지 않고, 실용성도 따져보며 공간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같이 찾아가면서 공간을 채우고 완성해요. 디자이너의 독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충분히 소통해서 만들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무실 근처에 카페도 운영하고 있던데, 창업한 계기가 궁금해요.
12년 전 커피를 취미로 배우며 카페라는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는데 마침 남동생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바로 실행으로 옮겼어요. 그동안 많이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오가는 손님들과 직접 대면하며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었거든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고, 인테리어나 공간에 대한 영감을 풍부하게 얻고 있어요. 저는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영감이 떠오르는 편이거든요. 현재 인아트와 가구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공간에 변화를 시도해봤는데, 인테리어가 새로워질 때마다 오시던 분들이 깜짝 놀라거나 감탄하는 등 색다른 반응에 재밌는 데이터도 많이 쌓고 있어요.
평소 캐주얼하면서도 독특한 룩을 즐기는 편이잖아요. 일할 때는 어떤 룩을 선호하는지 궁금해요.
워낙 외근이 많은 활동적인 직업이다 보니 베이식하고 편안한 옷을 선호해요. 여기에 와펜이나 스카프, 가방, 양말, 신발 등으로 디테일을 더해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룩에 포인트를 주곤 하죠. 이때 일할 때 거추장스럽지 않도록 최대한 크기는 작되 컬러나 패턴은 과감한 것을 골라요. 그래서 액세서리 중에서는 와펜을 가장 즐겨 착용하고, 저만의 각양각색 와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어요.
최근 가장 즐겨 입는 패션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과감한 컬러의 의상을 입기도 하고, 퍼프소매 또는 타이포그래피 패턴 등 시선을 끄는 강렬한 디자인을 많이 시도해보고 있어요. 인테리어를 할 때도 좋아하는 컬러로 포인트를 주거나, 질감이나 셰이프가 독특한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이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더라고요.
가장 애정하는 패션 브랜드가 궁금해요.
옷을 구입할 때 한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다는 독특하고 개성을 보여줄 수 있기만 하다면 가리지 않는 편이에요. 하지만 신발만큼은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인 신(SYNN)을 고집하곤 해요. 발볼이 넓은 편인 데다 돌아다니는 일이 많은 제게 제격이에요. 수제화라 편안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세련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자꾸 구매하게 되더라고요.
뷰티 케어도 꼼꼼하게 할 것 같아요. 평소 스킨케어 루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거의 대부분의 스킨케어는 폴라탐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요. 세안 직후 피부가 메마르기 전에 토너를 화장솜에 적셔 얼굴을 전체적으로 닦아내듯 바르고, 보습을 위해 로션을 바른 뒤 콜라겐 크림으로 피부에 탄력을 부여해요. 마지막으로 오일과 리치한 질감의 크림을 블렌딩해 피부에 얇게 발라 충분히 스며들도록 방치합니다. 이렇게 하면 피부에 보습막이 생겨 답답하지 않고 촉촉한 피부로 케어할 수 있어요. 워낙 악건성 타입의 피부를 지니고 있다 보니 번거롭더라도 이 순서를 꼭 지키고 있어요.
공간에서 향은 빠질 수 없죠. 가장 선호하는 향은 무엇인가요?
몇 개씩 지니고 다닐 정도로 향수를 굉장히 좋아해요. 외출 시 반드시 향수를 뿌리고 나가야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요. 현재는 불가리 향수를 쓰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많이 사용한 향수는 샤넬의 프래그런스 제품들이에요. 사랑스럽고 달콤한 향보다는 중성적이면서 강한 느낌의 향을 좋아하죠.
종횡무진 다양한 일을 하는 데 체력은 필수죠. 건강관리 방법이 남다를 것 같아요.
일주일에 두 번 PT 수업을 받고 그 외엔 짬이 날 때마다 빠르게 걷기 운동을 해요. 보통 5~9km를 걸어요. 또 따로 영양제를 많이 챙겨 먹지는 않고, 기본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편이에요. 찬물은 소화기관에 해롭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는 되도록이면 따뜻한 물을 마셔요. 확실히 속이 편해지고 혈액순환도 잘되는 느낌이에요. 또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은 자제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 위주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운동과 식습관 개선에 관심이 많아져 관련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따라 해보며 꾸준하게 해나가려고 노력해요.
수많은 클라이언트를 만나며 힘든 점도 있었을 텐데, 이를 극복한 마인드셋이 궁금해요.
모든 현장을 작업할 때마다 클라이언트의 가족 구성원이라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내 집이고 내 가족이라 생각하면 자연스레 더욱 멋지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지더라고요. 그저 클라이언트가 바라는 대로 맞춰주는 식의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되면 저 자신이 가장 지치고 힘들어져요.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어 다양한 콘셉트를 제안하고, 열심히 발품을 팔며 일하다 보면 결국 클라이언트들도 마음으로 느끼더라고요. 그 마음이 어느새 서로에게 녹아들어 짧은 시간에도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작업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바쁜 와중에도 취미생할을 열심히 즐기던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올해는 캘리그래피와 쿠킹 클래스를 많이 다녔는데, 열심히 수업을 듣고 난 후 집에 돌아와서 복습하고 스스로 응용해보기도 하니 성취감도 느껴지고 재밌더라고요. 그 외에 쉬는 날에는 광교호수공원을 걸으며 체력 관리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영어 과외와 기타 레슨을 받고 있어 매 수업 후 숙제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해요.
바쁜 스케줄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단해요. 평소 시간 관리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항상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일간·주간·월간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습관화돼 있어요. 예를 들면 먼저 월간·주간별로 퇴근 후 운동하는 날과 공부하는 날,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날을 구분해 정해두고 그 스케줄에 맞춰 생활해요. 매일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는 동선과 시간 배분을 고민해요. 차가 막힌다거나 하는 돌발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일정과 일정 사이 시간을 배분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그 순서대로 움직이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죠.
현재의 시간만큼 앞으로 계획도 기대되네요.
가까운 미래의 계획은 현재 하고 있는 유튜브와 SNS에서 인테리어 콘텐츠에 좀 더 집중하는 거예요. 좀 더 양질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먼 미래에는 숙박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단순히 하루 묵는 곳이 아닌, 음식과 온전한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으로 계획하고 있어요.
긴 인생을 쉼 없이 살아내는 자신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입니다. 최근 들어 거창한 계획보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교감하다 보면 어려운 일도 잘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심적으로도 의지가 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힘든 일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기도 하잖아요. 일에 파묻혀 자칫 놓치기 쉬운 것들, 예를 들면 함께 수다를 떨고, 밥을 먹고, 나들이를 가기도 하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간으로 가득한 것이 곧 행복한 삶 아닐까요? 가족과 지인들에게 사랑을 주고, 또 반대로 사랑을 받기도 하면서요.
엔데믹 이후 다들 여행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도시를 꼽자면요?
단연 프랑스 파리를 꼽고 싶어요. 해외여행을 하며 최초로 감동을 느꼈던 곳이고,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처음 해외 출장을 갔던 곳이기도 하거든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는 출장지에도 많이 데리고 갔었는데, 그런 추억이 많이 떠올라서인지 생각만 해도 항상 기분이 좋아져요. 아이가 내년에 요리 공부를 하러 파리로 떠날 예정이라서 저희 가족이 미래에 파리에서 쌓게 될 추억도 기대되네요. 파리는 앞으로도 계속 특별한 도시로 마음속에 남아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