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속에 남녀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NQQ채널과 SBS Plus가 공동 제작한 <나는 솔로>는 싱글 남녀의 만남과 사랑의 탄생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남규홍 PD는 사랑의 과정을 기록한다는 목적을 갖고 <짝> <스트레인저>에 이어 <나는 솔로>까지 10년간 극사실주의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원조로 통합니다. 왜 연애 예능을 시작했나요? 아내에게 영감을 받았어요. ‘함께 사는 짝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갖다 보니 인간 사이의 사랑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나는 솔로>는 연애 예능보다 극사실주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워요. 우리가 보는 영화나 소설 속 사랑은 다 만들어진 거예요. 사실에 기반했다고 해도 기억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고 보긴 힘들죠.
출연진을 ‘순자’ ‘영철’ 등으로 부르는 이유가 궁금해요. 출연진 보호의 목적도 있지만, 조건 없이 새롭게 태어나 제2의 인생으로 사랑하라는 이유도 있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부캐’인 거죠. 이름이 가진 특별한 힘이 있어요. 이름을 듣고 이미지를 연상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따라서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자와 영철의 이미지가 결정돼요. 결국 출연자 각각이 해당 이름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는 거죠. 수많은 ‘순자’가 당신을 응원하고 있으니 기운 내서 열심히 사랑을 쟁취하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어요.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나는 솔로>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아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나은 방식을 모색하게 될 테니까요. 여러 연애 예능 중에서 <나는 솔로>의 강점은 다큐멘터리라고 할 정도로 날것이라는 점이에요. 솔로가 커플이 되는 과정을 정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가차없이 제거했어요.
10년간 노하우를 쌓았잖아요. 어떤 부분에 가장 주의하나요? 출연자들의 신상 보호와 안전이요. 우리 프로그램이 잘되는 것보다 출연자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촬영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해요. 이 프로그램 안에서는 오롯이 사랑에만 집중하는데, 그러다 보면 남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호기를 부리는 경우가 생겨요. 잘못하다간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죠. 그래서 제작진이 정해놓은 촬영 콘셉트를 지키려고 하기보다 현장 분위기를 보며 즉석에서 변화를 주면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결혼하는 커플도 생길 것 같습니다(영철&영숙 커플의 결혼식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두 사람이 잘한 것이죠.(웃음) 축하하는 마음만 갖고 있어요. 그 커플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요.
인생에서 연애는 어떤 의미일까요? 소금 같은 존재요. 음식에 소금이 안 들어가면 맛이 없잖아요. 연애가 없는 인생은 심심할 것 같아요. 실제로 연애를 못 해본 친구들을 만나면 폭발적인 에너지가 없는 느낌이에요. 그래서인지 출연진이 촬영하면서 사랑, 애정에만 몰두하고 나면 깨닫는 게 많다고 해요. 실제로 모태 솔로 특집을 촬영했을 땐 연애 감정을 느꼈을 뿐인데도 삶의 활력을 찾았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사랑을 모르는 삶은 죽어 있는 인생과 같아요.
남규홍 PD가 꼽은 심쿵 모먼트 3
1 영철·영숙의 심리
소를 1,000마리 키우는 영철과 영어 강사 영숙의 ‘밀당’을 보는 재미가 있다. 오묘하게 밀고 당기는 두 남녀의 심리 싸움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있다. 영철이 술을 즐겨 마시는데, 개인적으로 두 사람이 만취돼 속마음을 솔직히 꺼내놓는 모습을 보고 싶다.
2 영수·정자의 평상 데이트
제일 로맨틱한 장면이었다. 영수와 정자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서로 감정이 없이 낮잠을 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세하게 피어나는 감정을 포착하길.
3 영수·영자의 요트 데이트
서로를 꼭 한번 대화해보고 싶던 상대로 꼽은 두 사람은 요트 데이트에서 호감을 드러낸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달달한 멘트와 스킨십을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