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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TORY

기묘하고 아름다운, 스튜디오 욥

극단적 장식주의자, 맥시멀리스트의 끝, 아름다움의 정석을 파괴하는 사람들. ‘스튜디오 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On December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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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스튜디오 욥의 디자인을 처음 봤다면 다소 의아할 수 있다. 그들은 남들이 ‘저런 게 진짜 가능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욥은 욥 스메츠(Job Smeets), 닝케 티나헬(Nynke Tynahel)이 함께하는 디자인 그룹이다.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스메츠가 1998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스튜디오를 오픈했고, 2년 후 같은 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티나헬이 스튜디오에 합류해 지금의 ‘완전체’를 이뤘다. 그들의 특이하고 특별한 디자인은 초기에는 ‘과도한 상징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디자인계의 주목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게 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안트베르펜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튜디오 욥은 현재 스와로브스키(Swarovski), 빅터앤롤프(Viktor & Rolf), 모오이(Moooi), 셀레티(Seletti) 등 다양한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물론 개인전을 포함해 약 400회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전 세계 40여 개의 뮤지엄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레스튜디오 욥을 대표하는 패턴들을 벽지로 만든 NLXL의 ‘아카이브’ 컬렉션.

레스튜디오 욥을 대표하는 패턴들을 벽지로 만든 NLXL의 ‘아카이브’ 컬렉션.

레스튜디오 욥을 대표하는 패턴들을 벽지로 만든 NLXL의 ‘아카이브’ 컬렉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된 ‘바바리아’ 컬렉션의 테이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된 ‘바바리아’ 컬렉션의 테이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된 ‘바바리아’ 컬렉션의 테이블.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비주얼

스튜디오 욥의 초창기 디자인은 대부분 크기가 엄청나게 거대한 스타일이었다. 2007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그들이 디자인한 타일 브랜드 비사차(Bisazza)의 부스가 대표적인 예로, 대형 샹들리에, 촛대, 스푼 등으로 채워진 동화 속 세계가 공간 가득 펼쳐졌다. 2009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열린 전시 <가스펠(Gospel)>에서는 지름 2.5m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탄생(The Birth)’을 선보였고, 150년 전의 그릇 디자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00kg의 녹슨 쇳덩이로 주조한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시리즈 또한 매우 거대한 크기였다. 2010년 파리 패션 위크에서 열린 빅터앤롤프의 S/S 컬렉션 무대를 디자인하면서 런웨이에 그들의 스타일대로 50만 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박힌 커다란 지구본과 스피커를 놓기도 했다.

또한 2016년에는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미카(Mika)가 이탈리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무대를 스튜디오 욥에게 의뢰했는데, 완성된 무대는 날개가 달린 커다란 하트와 케이크 장식 등 미카의 앨범 재킷 디자인을 스튜디오 욥 스타일로 구현한 것이었다. 최근 2017년 파리 메종 앤 오브제에서 선보인 이탈리아 브랜드 셀레티와의 협업에서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핫도그와 햄버거를 실제 소파 사이즈로 거대하게 만들었는데, 장식적인 네오고딕에서 현대의 키치한 스타일로 노선이 살짝 바뀐 듯하지만 그들만의 유머와 위트, 거대한 크기로 좌중을 사로잡는 콘셉트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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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골드의 위엄이 느껴지는 ‘로버 바론’ 컬렉션의 캐비닛.

리얼 골드의 위엄이 느껴지는 ‘로버 바론’ 컬렉션의 캐비닛.

무섭고 징그러운 것들의 조합

스튜디오 욥 디자인의 또 다른 콘셉트는 곤충, 해골, 박쥐, 톱니바퀴 등 다소 무섭고 징그러운 요소가 패턴화돼 있는 것이다.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그들의 스타일은 처음에는 좀 이상해도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고 클래식한 느낌마저 든다. 2008년에 선보인 ‘인더스트리(Industry)’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검게 물들인 튤립나무로 제작한 테이블과 캐비닛에 망치, 톱니바퀴 등 기하학적 패턴을 입힌 뒤 글로시 마감을 한 것이다. 이 패턴은 패브릭 브랜드 마하람(Maharam)에서 패브릭으로 만들어져 의자로도 제작됐고, 최근에는 셀레티에서 철제 의자와 테이블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예술적인 패턴은 2014년 벽지 브랜드 NLXL의 ‘아카이브(Archives)’ 시리즈를 통해 또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 바로 지난 10년간 스튜디오 욥의 작업에서 보여줬던 패턴을 선별해 벽지로 만든 것인데, ‘절멸(Perished)’ 가구를 장식했던 인간의 뼈와 해골 문양, 빅터앤롤프 패션쇼를 위해 디자인한 ‘시든 꽃(Withered Flowers)’ 문양 등 7가지 패턴으로 구성돼 있다.

주방 도구들을 작품처럼 쌓아올린 ‘홈워크’ 컬렉션.

주방 도구들을 작품처럼 쌓아올린 ‘홈워크’ 컬렉션.

주방 도구들을 작품처럼 쌓아올린 ‘홈워크’ 컬렉션.

좌_총, 해골, 거미 등이 모여 정교한 패턴이 된 ‘인더스트리’ 컬렉션의 캐비닛. 우_전세계 유명 건물들을 재해석한 ‘랜드마크’ 컬렉션의 ‘에펠 타워’.

좌_총, 해골, 거미 등이 모여 정교한 패턴이 된 ‘인더스트리’ 컬렉션의 캐비닛. 우_전세계 유명 건물들을 재해석한 ‘랜드마크’ 컬렉션의 ‘에펠 타워’.

좌_총, 해골, 거미 등이 모여 정교한 패턴이 된 ‘인더스트리’ 컬렉션의 캐비닛. 우_전세계 유명 건물들을 재해석한 ‘랜드마크’ 컬렉션의 ‘에펠 타워’.

디자인을 예술로 만들다

단 하나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던 그들의 디자인은 가구를 예술로 생각하는 가구 컬렉터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들의 디자인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데커레이션에만 강한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대, 전통과 인공을 오가며 그 가치를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후기 빅토리아 양식을 담은 ‘로버 바론(Robber Baron)’ 컬렉션은 진짜 금을 도금해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 컬렉션은 아트 바젤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그중 번쩍거리는 수납장은 페어가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무려 70만 달러에 팔리는 전설을 낳기도 했다. 냄비와 주전자 등 일상적인 주방용품을 쌓아 올려 하나의 아트피스로 탈바꿈시킨 ‘홈워크(Homework)’, 에펠 타워와 타지마할 등 전 세계의 유명한 건물들을 재해석한 ‘랜드마크(Landmark)’ 역시 컬렉터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시리즈다.

또한 2008년에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선보인 ‘바바리아(Bavaria)’는 17~18세기 바바리아의 핸드 페인트 가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컬렉션이다. 헛간, 마구간을 비롯한 목가적인 전원생활의 풍경들이 대칭을 이루며 가구에 새겨져 있는데, 모두 현대의 레이저 컷 방식으로 전통적인 상감 세공을 했으며, 이 컬렉션 역시 딱 6점만 제작됐다. 바바리아 컬렉션의 패턴은 최근에 마하람을 통해 패브릭으로도 출시됐는데 기획부터 출시까지 자그마치 5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스튜디오 욥은 왜 이렇게 독특하고 특별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걸까?

“이 작품을 만들게 된 작가의 동기”를 묻는 기자에게 그들이 한 대답을 참고하면 알 수 있을 듯하다.
“작가의 동기라는 건 너무 지루하고 우리는 그걸 싫어합니다. 단지 당신이 보는 것을 그대로 얻으면 될 것입니다.”

햄버거를 모티프로 만든 셀레티의 리미티드 에디션 소파.

햄버거를 모티프로 만든 셀레티의 리미티드 에디션 소파.

햄버거를 모티프로 만든 셀레티의 리미티드 에디션 소파.

스튜디오 욥이 연출한 영국 가수 미카의 경쾌하고 아름다운 무대 디자인.

스튜디오 욥이 연출한 영국 가수 미카의 경쾌하고 아름다운 무대 디자인.

스튜디오 욥이 연출한 영국 가수 미카의 경쾌하고 아름다운 무대 디자인.

CREDIT INFO
정윤주
사진제공
라이프앤스타일(02-718-8020), 리모드(02-2051-9888), 웰즈(02-511-7911), 스튜디오 욥 공식 홈페이지(www.studiojob.be)
2018년 12월호
2018년 12월호
정윤주
사진제공
라이프앤스타일(02-718-8020), 리모드(02-2051-9888), 웰즈(02-511-7911), 스튜디오 욥 공식 홈페이지(www.studiojob.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