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김성은의 유쾌한 예능 나들이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이 중반에 접어들어 그녀에 대해 친근함을 느낄 때쯤 김성은을 만났다. 그녀는 3년 동안 진행한 올리브TV <테이스티 로드>가 종영된 후 오랜만에 출연한 <진짜 사나이>에서도 가식 없고 털털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SNS를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었지만 한동안 연예계 활동보다는 육아에 전념한 것이 사실. 방송을 쉬는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다.
“배우 김성은보다는 ‘태하 엄마’로 지냈어요. 유치원 엄마들 모임에 나가 어울리기도 하고 아이 학원 끝날 때까지 기다리며 옆에 앉은 엄마와 얘기도 나누고요. 방송 활동을 시작하며 항상 매니저의 스케줄 관리를 받았던 제가 ‘정태하 매니저’가 되어 있더라고요.” 방송에 잠시 등장했던 김성은과 축구선수 정조국의 아들 태하는 엄마와 아빠를 반반씩 닮은 허니문 베이비다. 아빠를 닮아 운동을 좋아하고 엄마를 닮아 눈물이 많지만, 엄마가 <진짜 사나이>에 입대하는 날 끝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던 천생 남자아이다.
군대에 가서 아이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고 즐거워하던 김성은은 아들이 손목에 해준 판박이를 지우지 않았다가 중대장에게 들켜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주변에 그 장면을 보고 같이 울었다는 엄마가 많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엄마들만.(웃음) 군대 들어가기 전엔 ‘절대 울지 말아야지’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는데, 아들 얘기를 하면 1초 만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중대장님이 자꾸 물어보는데 대답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아무 말도 못 했죠. 편집되어 방송되진 않았지만 수도꼭지 튼 것처럼 눈물이 났어요. 판박이는 물론 빡빡 지웠고요.”
아들 키우는 엄마의 좋은 예, ‘태하 엄마’ 김성은의 육아 이야기
아들을 둔 엄마가 다들 그렇듯 김성은도 집에서 축구를 하고 퍼즐도 맞추며 아들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김성은은 태하의 활동적인 성향을 고려해 아이스하키와 축구를 가르치고, 태하가 요즘 푹 빠진 농구 경기를 보러 농구장도 자주 간다. 태하가 농구에 관심을 갖기 전까진 농구 룰도 잘 모르고 농구장이라곤 시투할 때 가본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태하가 좋아하는 팀의 응원가도 따라 부를 정도라고.
축구장이 아닌 농구장에서 그녀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남편이 시즌엔 경기 때문에 집을 비우고, 겨울엔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떨어져 지내는 게 익숙해질 법도 한 결혼 8년 차 아내지만 1~2주에 한 번은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남편을 응원한다. 남편이 부상당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슬럼프를 겪을 때도 함께 마음을 졸이기보단 씩씩한 웃음과 긍정적인 말로 남편을 안심시킨다.
정조국에게 김성은과 태하는 힐링 그 자체다. 동생이 갖고 싶은 태하는 얼마 전에 어디서 들었는지 김성은에게 “엄마, 신 것 좀 먹어. 신 것 먹으면 애기가 생긴대” “엄마, 결혼 좀 해. 동생 낳아주려면 결혼해야 하잖아”라고 말해 김성은과 정조국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부지런함이 원동력, 긍정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소한 일상
긍정 여사 김성은도 힐링이 필요하다. 육아에 지칠 땐 플라워 케이크나 꽃꽂이를 배우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래봐야 한두 시간이지만 엄마가 아닌 여자 김성은으로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다. 결혼 전엔 꽃 선물을 마다했는데 요즘엔 결혼식에 갈 때마다 꽃을 챙겨 와 집에 꽂아둔다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이라 친구들 만나 수다를 나누는 것도 그녀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결혼 안 한 친구들은 저녁 약속을 선호하지만 저녁엔 아이를 재워야 하는 형편이라 주로 낮에 약속을 잡는 편. 자신을 위해 낮 시간을 비워주는 친구들에겐 늘 고마운 마음이다. <테이스티 로드>를 3년이나 했으니까 약속 장소는 김성은이 정할 것 같다고 말하자 손사래를 친다. “저한테 맛집을 물어보는 분이 정말 많아요. ‘나 지금 가로수길인데 어디가 맛있어?’ 하는 식이죠. 제가 그동안 맛집을 많이 다닌 건 사실이지만 일일이 기억하긴 힘들어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추천한 집이 그 사람 입맛에 안 맞을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그런데다 제가 좀 우유부단하거든요.(웃음) 메뉴를 정할 땐 다른 사람들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게 좋아요.” 호기심 많고 의욕적인 O형이라 새로운 운동을 알게 되면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핫요가, 필라테스, 발레, 플라잉요가, 마이크로 운동까지, 운동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순전히 흥미 위주다. 어차피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덜 먹으면 빠지는 건 똑같으니 1~2kg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연연하지 말자는 긍정적인 생각에서다.
올해 나이 서른넷. 30대 중반의 아이 엄마지만 <진짜 사나이>에서 만천하에 공개한 김성은의 맨 얼굴은 흠잡을 데가 없다.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 각질 제거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그녀의 생기 있고 맑은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은 피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제품만 바르는 것이다. 여배우들은 실내에서도 자외선차단제를 꼭 챙겨 바른다던데 김성은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비비크림을 바르고 마는 식.
여러 제품을 바르느라 피부를 손으로 여러 번 문지르다보면 그 자체가 자극이 되므로 꼭 필요한 한두 가지 제품만으로 스킨케어를 끝낸다. 요즘은 눈금이 표시되어 매일 일정량을 바를 수 있는 비타민세럼을 챙겨 바르며 더 어려보이는 피부로 가꾸고 있다고. 규칙적으로 피부 관리를 받기 힘든 워킹맘의 홈 케어 노하우다. 특별할 것 없는 소탈한 피부 관리에도 그녀의 피부가 빛나는 것은 긍정적인 사고와 짧게나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습관도 한 몫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