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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한 입 안주

On April 19, 2016

전통주와 함께 감각적인 한 입 술안주가 곁들여지는 ‘한국술집 안씨막걸리’는 현재 서울 레스토랑 중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네 술과 안주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술집 안씨막걸리’에서 계절에 발맞춰 색다른 안주를 선보이고 있는 김봉수 셰프는 한국 음식에서 영감을 받고 신선한 식재료로 음식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의 철학이 담긴 한 입 안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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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흙에서 자라난 채소는 쓴맛이 지배적이고 단맛은 은은하게 올라옵니다. 계절에 따라 신맛이 곁들여지기도 하죠. 이 맛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증기에 찌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냅니다. 어떤 채소는 기름과 만나야 그 맛이 증폭되기도 해 저온의 기름에 조리하기도 합니다.”

취나물
나물의 대표 격인 취나물. 취나물된장무침에서 영감을 받은 이 요리는 취나물을 멸치된장국물에 데치고, 참기름파우더와 된장소스를 곁들여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모습을 취한다.
[ 조합 ]
제주도산 취나물
+ 들깻가루와 말토덱스트린(액체 기름을 파우더로 바꿔주는 전분의 일종)으로 만든 참기름파우더
+ 멸치국물과 캐러멜화한 집된장을 섞은 된장소스

당근
당근수프에서 착상한 메뉴. 오리기름에 당근을 담가 두어 당근의 맛을 극대화하고, 당근수프에 가니시로 올리는 플레인요구르트소스를 곁들인다. 안주에 걸맞은 짠맛을 더하기 위해 한국 반찬인 마른새우볶음으로 만든 파우더를 가미한다.
[ 조합 ]
오리기름에 콩피한 봉화마을의 작은 당근
+ 고추기름과 간장, 참기름 등으로 볶아
가루를 낸 강화도 마른 새우가루
+ 플레인요구르트소스
* 요리법 중의 하나인 콩피는 시럽이나 기름에 식재료를 넣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끓이는 방법이다.

돼지감자
김봉수 셰프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화에서 탄생된 메뉴. 당뇨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 당뇨 완화에 좋다는 돼지감자를 어떻게 조리하면 맛있게 드실지 고민하다 완성되었다. 오리기름에 콩피한 뒤 바삭하게 튀겨낸 돼지감자에 한국의 민트로 불리는 방아 잎을 곁들이고, 겨자씨피클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 조​합 ]
오리기름에 콩피한 뒤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돼지감자
+ 쓴맛을 제거한 겨자씨피클
+ 자색고구마파우더
+ 방아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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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짠맛과 감칠맛, 단맛이 뒤섞인 것이 바다의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의 맛을 증폭시키기 위해 해초류와 해산물, 생선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이 맛의 핵심입니다. 술안주로 필수 덕목인 짠맛과 단맛 그리고 감칠맛까지 담겨 있어 선호하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생태
대구가 많이 잡히는 대서양과 인접한 유럽에서 즐겨 먹는 대구브란다다를 모티프로 한 생태브란다다를 바삭하고 감칠맛 그득 담은 파래김튀각 속에 담았다. 간장과 참기름으로 간을 한 생태를 말린 뒤 갈아서 매시트포테이토에 넣고 생태브란다다를 만들어 짭조름한 바다 향이 폴폴 퍼진다.
[ 조합 ]
매시트포테이토에 구운 마늘과 우유를 넣어 갈고 간장생태파우더를 곁들인 생태브란다다
+ 데친 톳
+ 파래김튀각
+ 양배추피클

송어
각종 채소와 콩가루를 얹은 송어비빔밥에서 착안했다. 큐어링 소금에 6시간 재운 송어와 각종 채소, 발효식초와 생크림으로 만든 발효크림을 곁들여 새로운 조합을 이끌어낸다. 마지막에 콩가루를 뿌려 고소함을 더했다.
[ 조합 ]
레몬과 오렌지제스트를 섞은 큐어링 솔트에 6시간 재운 제철 송어
+ 양배추, 당근, 영양부추
+ 발효크림
+ 콩가루

멍게
‘바다의 맛’ 하면 바로 떠올려지는 멍게, 그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소스에 멍게를 이틀 정도 숙성시킨다. 봄동의 속대로 만든 백김치와 깻잎파우더가 바다의 진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 조합 ]
김소스에 숙성한 멍게
+ 봄동백김치
+ 소금물에 재운 뒤 튀긴 감자칩
+ 깻잎파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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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감칠맛의 비밀인 글루탐산은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집니다. 단백질 성분이 풍부한 육류에는 감칠맛이 숨어 있습니다. 그 숨겨진 감칠맛이 잘 도드라지도록 짠맛을 더하고 다양한 식감을 조합해 먹는 즐거움을 전합니다.”

찜닭
한국의 찜닭을 재해석한 한 입 찜닭 안주. 간장 베이스의 찜닭 양념장으로 졸여 만든 닭다리살을 말려 갈아 만든 찜닭파우더를 매시트포테이토에 섞어 찜닭브란다다를 완성한다. 그리고 찜닭을 밥과 함께 먹듯 톡톡 터지는 팝라이스를 곁들였다.
[ 조합 ]
찜닭브란다다
+ 깨와 밥으로 만든 팝라이스
+ 달걀노른자누들

삼합
삼겹살, 굴, 김치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삼합. 마른 멸치, 마른 표고버섯, 고기로 국물을 내어 감칠맛 덩어리인 육수에 삼겹살을 담고 수비드한다. 그리고 수비드한 삼겹살육수로 김치를 볶고, 김칫국물에 숙성한 굴을 곁들이니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다.
[ 조합 ]
감칠맛 그득한 육수에 수비드한 삼겹살
+ 김칫국물에 숙성한 굴
+ 육수에 볶은 김치볶음
+ 섬초파우더
+ 튀긴 메밀

지리산 하몬
국내에서도 하몬이 생산되는 것을 알리기 위한 메뉴다. 아삭하게 씹히는 짭짤한 감자조림을 커스터드처럼 폭신한 감자폼에 콕콕 박는다. 그리고 감칠맛이 응축된 지리산 하몬을 얹어 부드러움과 아삭함 그리고 살살 녹는 하몬이 조화를 이룬다.
[ 조합 ]
지리산 하몬
+ 아삭하게 조린 감자조림
+ 80℃로 세팅한 블렌더에 삶은 감자, 머스터드, 소금, 간장 그리고 달걀을 넣고 달걀을 익혀가며 섞은 뒤 사이펀에 넣어 폭신한 질감을 전하는 감자폼
+ 완두콩 순
+ 송송 썬 실파
 

 

서울과 뉴욕에 있는 ‘정식당’에서 요리를 하기 시작한 뒤 더욱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난 호주에서 한식 팝업 레스토랑을 몇 차례 운영하며 한식을 알려온 김봉수 셰프. 전국의 양조장을 돌고 돌아 명인들을 만나 직접 선택한 전통술을 선보이는 ‘한국술집 안씨막걸리’의 안상현 대표와 뜻을 맞춰, 새로운 한국적인 안주를 선보이고 있다.

전통주와 함께 감각적인 한 입 술안주가 곁들여지는 ‘한국술집 안씨막걸리’는 현재 서울 레스토랑 중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네 술과 안주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술집 안씨막걸리’에서 계절에 발맞춰 색다른 안주를 선보이고 있는 김봉수 셰프는 한국 음식에서 영감을 받고 신선한 식재료로 음식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의 철학이 담긴 한 입 안주 이야기.

Credit Info

기획
양연주 기자
요리
김봉수 셰프
사진
문성진
어시스트
권희재
디자인
이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