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을 내가 뒷모습 미녀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불과 몇 주 전 이런 나의 굳은 믿음이 사실은 굳은 착각이었단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진정한 뒤태 미녀로 태어나기 위해 등과 팔 라인을 다듬고 말리라 결심했다.
“나중에 어떤 사람이 ‘저기요’ 하고 부르면서 쫓아오면 절대 뒤돌아보지 마.”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내게 한 말이었다. 그렇다. 내 별명은 ‘뒷모습 미녀’였다. 심하진 않았지만 두발 규정이 있긴 했기에 나름 달마다 머리 길이를 검사했지만 희한하게 용케 나는 큰 문제없이 학생주임 선생님의 레이더망에 들지 않았다. 덕분에 어중간한 머리 길이의 친구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누군가 어디서 내 얘기를 하면 ‘아, 그 머리 긴 애?’로 통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찰랑이는 긴 생머리는 나를 뒷모습 미녀로 만들어줬다. 마냥 유쾌하기만 한 별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썩 마음에 든 편이었다. ‘뒷모습이라도 예쁜 게 어디야?’ 아마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나의 뒷모습에 대한 근자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긴 무렵은. 그렇게 10여 년을 믿고 살았다. 물론 하늘을 찌르던 자신감은 시간과 함께 한풀 꺾여 ‘뒷모습 정도는 괜찮지’로 바뀌었지만. 아무튼 문제 많은 몸뚱이란 건 진즉에 알았지만 나의 등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그런데 몇 주 전 내 뒷모습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발레핏 수업을 들으면서다. 연재를 시작하며 발레핏코리아 측의 배려로 수업을 체험해볼 기회가 생겼다. 워낙에 몸으로 하는 건 종류를 불문하고 다 못하는 몸치이기에 스스로가 잘하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도 재밌으니까 신이 나 따라 했다. 선생님은 잘못된 자세인데 잘못된 줄도 모르고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나의 자세를 잡느라 바빴다. 그러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따라 하지 못했다.
예상했지만 조금 자존심 상했다. 내가 어깨는 좀 굽었어도 등은 곧은 것 같은데. 물론 등과 어깨를 따로 생각한 내가 어리석은 중생이었지만. 아무튼 나름 자신 있던 등조차 똑바로 펴지 못하는 미약한 몸뚱이라니. 자존심에 금이 갔다. 그리고 결정타는 수업을 마친 후에 있었다. 선생님과 함께 문을 나서기 전 우연히 나란히 서 있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뒤를 돌아보았다. 가혹하게도 전신 거울에는 나란히 서 있는 둘의 뒷모습이 적나라하게 비춰져 있었다.
저런 뒤태가 진짜 뒷모습 미녀구나.’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뒷모습조차 미녀가 아니었으며 그저 긴 생머리가 뒷모습 미녀‘처럼’ 만들어주었을 뿐이란 걸. 그날 집에 돌아가 곰곰이 수업 시간을 곱씹어보았다. 오기가 생겼다. 앞모습은 진즉 포기했으니 뒷모습만이라도 제대로 미녀이고 싶었다. 다음 날 전화를 걸었다. “저희 이번 달엔 등 라인 교정해주는 운동으로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생각해보니 등만 예뻐지면 티가 안 날 것 같았다. 결국 뒤에서 본 상반신 라인에 등만 있는 건 아니니까. 다시 전화를 걸었다. “팔 라인도 같이 다듬어주는 운동으로 부탁드려요.”
등과 팔의 통증을 완화하는 동작
잘못된 자세로 등과 팔에 평소에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본격적인 자세 교정에 들어가기 전 준비 단계가 필요하다. 등과 팔을 이완하기 위한 동작이므로 호흡은 편안하게 유지한다.
LESSON 1
1. 폼 롤러를 세로로 두고 척추가 폼 롤러의 중앙에 오도록 대고 눕는다. 팔에도 힘을 빼고 편히 내려놓는다. 이때 무릎과 뒤꿈치는 수직을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
2. 내려놓았던 팔을 마치 시곗바늘처럼 공중에 크게 원을 그리는 느낌으로 든다. 숨은 편안히 들이마신다.
3. 이어서 원을 그리며 자연스럽게 팔이 위를 향하도록 내려놓는다. 앞선 동작과 물 흐르듯이 이어지게 원을 그리는 것이 포인트.
4. 위를 향해 있던 양팔로 척추를 기준으로 이번엔 땅 위에서 원을 그린다는 느낌으로 손바닥은 하늘, 손등은 땅을 향한 상태로 내린다. 이때 통증이 심한 사람일 경우 손등이 땅에 닿지 않을 수 있으나 개의치 않는다.
5. 숨을 내쉬며 팔을 천천히 몸 쪽으로 당겨 처음 동작으로 돌아간다. 이때 최대한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LESSON 2
1. 폼 롤러를 가로로 두고 등의 윗부분을 가볍게 댄다. 팔은 깍지를 껴 뒤통수에 댄다. 이때 목을 당기는 느낌이 아닌 뒤통수를 가볍게 받쳐주는 느낌으로 댄다. 무릎과 뒤꿈치는 수직을 유지하고 고개가 들리지 않게 주의하며 가볍게 숨을 들이마신다.
2. 내쉬는 호흡에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3. 흉추에 폼 롤러가 닿은 상태로 자연스럽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반복해서 몸을 왔다 갔다 해 뭉친 등 근육을 풀어준다.
본격적인 자세 교정 동작
그동안 굳어 있던 근육을 이완시켜 운동할 준비를 마쳤다면 이젠 본격적으로 자세 교정을 위한 동작을 시작한다. 동작에 맞춰 첫 달에 배운 *브레스핏 호흡을 해야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브레스핏 호흡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몸의 중심에 힘을 준 상태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천천히 숨을 내쉬는 발레핏 기본 호흡법
LESSON 1
1. 편하게 엎드린다. 엄지의 양끝을 붙여 손을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만든 후 그 위에 코 또는 이마를 편안하게 올린다. 등이 굽거나 목이 꺾이지 않게 주의하며 숨을 가볍게 들이마셨다 내쉬며 몸을 한 번 정렬한다.
2. 손바닥과 팔꿈치는 바닥을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가슴과 바닥이 멀어지는 느낌으로 밀어낸다.이 상태에서 브레스핏을 한다. 하체에는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다.
LESSON 2
1. LESSON 1의 시작 동작과 같은 자세를 취하지만 이번에는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만든 손을 머리 위로 하여 엄지손가락이 정수리에 닿게 한다.
2. 가슴과 바닥이 멀어지는 느낌으로 밀어낸다. 이때 정수리가 엄지손가락을 밀어낸다는 느낌을 유지하며 브레스핏을 한다.
3. 앞서 취한 동작을 유지한 상태에서 숨을 한 번 더 들이마신다. 팔을 몸통 쪽으로 당기며 숨을 내쉰다. 이때 등은 끌어내리고 겨드랑이는 조이면서 팔꿈치가 벌어지지 않게 유의하며 당긴다.
자세 교정은 물론 라인까지 살려주는 동작
진정한 뒤태 미녀로 태어날 시간이다. 기본자세 교정 동작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심화 동작을 시도해볼 것. 바른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여성스럽고 우아한 몸매가 덤으로 따라온다. 기본자세 교정 동작처럼 브레스핏 호흡을 한다.
LESSON 1
1. 허벅지 사이에 소프트볼을 끼고 양손으로도 볼을 든다. 골반이 앞이나 뒤로 빠지지 않고 중립을 유지한 상태에서 무릎은 골반 넓이만큼 벌린다. 팔은 옆 몸통의 중심 라인과 일직선을 유지한다.
2. 겨드랑이를 조인 상태에서 들이마시는 호흡에 어깨를 위로 올린다.
3. 숨을 참은 상태로 어깨를 뒤로 젖히며 등 근육을 끌어내린다.
4. 천천히 겨드랑이를 조이며 브레스핏을 한다. 이때 원을 그리듯 어깨를 돌리며 동시에 등을 끌어내려 처음의 자세로 돌아간다.
5.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내쉬는 호흡에 팔을 양옆으로 벌리며 등을 뒤로 모으고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LESSON 2
1. 소프트볼을 쥐고 팔꿈치를 살짝 굽혀 배꼽 아래에 둔다.
2. 들이마시는 호흡에 살짝 벌린다.
3. 내쉬는 호흡에 양 주먹이 위아래로 교차해 위치하도록 모은다.
4. 양팔의 높이를 조금 높이며 주먹을 벌린다.
5. 주먹의 위아래 위치가 반대가 되도록 다시 모은다. 이를 빠르게 반복하며 정수리까지 올라갔다가 마찬가지로 반복하며 다시 원상태까지 내려온다.
TIP. 이때 호흡은 브레스핏을 하되 계속해서 길게 천천히 내쉬는 것이 아니라 주먹을 모으는 박자에 악센트를 주며 짧게 내쉬면 운동 효과가 더욱 좋다.
생활 속 등·팔 자세 교정 TIP
1. 옆으로 누워서 자는 습관을 바꿀 것. 한쪽으로 자는 습관은 굽은 등과 어깨를 더 악화한다.
2. 틈틈이 등과 팔 라인을 교정하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양손을 뒤로 깍지 끼고 다리는 골반 넓이로 선다. 어깨와 등을 최대한 끌어내리며
인사하듯 90도까지 내려간다.
3. 등을 폼 롤러에 대고 양팔을 벌리고 누워 편안하게 호흡해 등과 허리가 편안해지도록 이완한다. 폼 롤러가 없을 경우 수건을 말아 등에 두고 해도 좋다.
오윤하 대표
발레핏코리아의 대표로 발레 동작과 피트니스의 웨이트적 움직임을 결합시킨 발레핏을 고안한 창시자다. 자세와 몸매 교정 효과는 물론 ‘죽을 때까지 우아하게’라는 모토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인 발레핏을 널리 전파 중이다.
10여 년을 내가 뒷모습 미녀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불과 몇 주 전 이런 나의 굳은 믿음이 사실은 굳은 착각이었단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진정한 뒤태 미녀로 태어나기 위해 등과 팔 라인을 다듬고 말리라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