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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허담의 약초이야기

환절기에는 도라지

On October 27, 2015

꽃봉오리에 온 힘을 모았다가 어느 순간, 퐁~ 별 모양으로 꽃 피우는 도라지. 가을 꽃 중에 제일 먼저 꽃 피운다. 청초한 푸른 보랏빛 띠는 꽃 보다는 땅 아래로 뿌리 내리는 도라지를 쉽게 접한다. 명절이면 빠질 수 없는 도라지나물은 ‘길경’이라고 불리며 한약재로 사용된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가래로 인하여 기침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찰 때, 목이 붓고 아픈 증상에 용각산.’ 나이가 어느 정도 있다면 이 광고를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 용각산의 주재료가 바로 도라지다. 지난 1970년대 말 중동 건설 붐 당시에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연일 계속되는 모래바람 속에서 현지 건설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이라 하루가 멀다 하고 용각산을 현지로 배송했다고 한다.

how to eat 도라지의 음식 궁합

도라지+감초 도라지만 끓여 마시면 약효가 강해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감초를 배합해 푹 우려 마시는 것이 좋다. 이렇게 끓인 물은 목이 아프거나 편도선염이 심할 때 약용하면 좋다. 도라지+칡뿌리 술을 많이 마셔 어지럽고 속이 쓰릴 때는 도라지와 칡뿌리를 함께 끓인 다음 꿀을 타서 마시면 속이 풀리고 술독도 없앨 수 있다. 도라지+귤껍질 갑자기 오한이 나거나 더위를 먹었을 때 도라지와 귤껍질을 배합해 끓여 마시면 증세가 금방 나아진다. 도라지+치자 불면증이 있거나 심장이 약할 때는 도라지와 치자를 함께 끓여 마시면 좋다.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길경’

와 기관지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도라지의 약재명은 ‘길경(桔梗)’이다. <동의보감>에는 ‘폐의 기가 잘 돌도록 하며, 폐에 열이 있어 숨이 찬 것을 치료한다. 가루 내어 먹거나 달여 먹어도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도라지뿌리를 햇볕에 말린 길경은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의하면 ‘맛이 맵고 온화하며 독이 약간 있다. 2∼8월에 뿌리를 캐며, 햇볕에 말린 것은 인후통을 잘 다스린다’고 한다. 도라지가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 쓰이는 것은 ‘사포닌’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포닌은 그리스어로 ‘거품이 일다’라는 의미로 비누(soap)의 어원이기도 하다. 사포닌을 물에 녹여 흔들면 거품이 생긴다. 사포닌은 도라지 외에도 동식물에 널리 함유되어 있다. 인삼, 감초, 더덕, 콩 등 500속 이상의 식물과 해삼, 불가사리에도 있다. 사포닌은 호흡기 내 점막의 점액 분비량을 두드러지게 증가시켜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다. 재배종보다 야생종이, 흰 꽃보다 보라색 꽃을 피우는 쪽이 약효가 더 좋다. 또한 사포닌 성분은 껍질에 많아 흙을 털어내고 깨끗이 씻어 겉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는 것을 권한다. 다만 만성기침과 각혈할 때는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도라지가 위장 점막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위궤양에는 피하도록 한다.



목이 아프거나 잦은 기침을 할 때에는 도라지차

평소 말을 많이 하는 등 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나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기침이나 가래가 많은 사람,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의 지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도라지차를 즐겨 마시면 좋다. 물 1ℓ에 말린 도라지 10g을 넣고 끓여 마시거나 말린 도라지를 볶아 침출차 형태로 이용해도 좋다. 찻잔에 볶은 도라지 2~3조각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리면 된다. 도라지차의 맵고 쓴맛이 심하게 느껴질 때는 꿀 한 스푼을 첨가해 마신다. 목이 아플 땐 도라지에 생강을 첨가해 우려내고, 코가 멍멍하고 막힐 땐 대추를 곁들이면 더욱 효과적이다.

꽃봉오리에 온 힘을 모았다가 어느 순간, 퐁~ 별 모양으로 꽃 피우는 도라지. 가을 꽃 중에 제일 먼저 꽃 피운다. 청초한 푸른 보랏빛 띠는 꽃 보다는 땅 아래로 뿌리 내리는 도라지를 쉽게 접한다. 명절이면 빠질 수 없는 도라지나물은 ‘길경’이라고 불리며 한약재로 사용된다.

Credit Info

기획
양연주 기자
허담(태을양생한의원 원장)
사진
김나윤
디자인
손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