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손연재
보는 이를 이리도 쥐락펴락하는 올림픽은 살다 살다 처음이었다. 많은 승리의 희열과 패배의 아픔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를 설레게 한 건 다름 아닌 손연재였다. 이제 동계 올림픽의 여신 김연아에 이어 하계 올림픽에서도 여신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게 바로 올해 런던 올림픽이 뭇 남성들에게 남겨준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
해를 품은 달
세상에 많은 김수현이 있었지만, 그중의 갑은 드라마 작가 김수현이었다. 하지만 전세 역전.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서서히 두각을 보이더니, <해를 품은 달>에서 이 앳된 총각은 뭇 여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남자가 됐다.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넘기며 대박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박지민
이제 막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
패션왕
솔직히 쫄딱 망한 드라마다. 그럼에도 3월부터 검색어 순위에 꾸준히 등장한다. 만화 <패션왕>의 재미에 비하면 절반에 절반도 안 된다. 아직 우리네 문화의 인프라는 패션을 드라마와 영화에 담기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더 철저한 공부가 필요하다.
나는 꼼수다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신선한 정치적 견해를 들려주며 승승장구하던 일명 ‘나꼼수’에 위기가 도래했다. 그건 다름 아닌 진행자 중 한 명인 전 국회의원 정봉주의 1년 징역형 판결. 작년 말 이 판결에 따라 호외 방송을 했고, 올해 1월 1일부터 <나는 꼼수다-봉주>편으로 개편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힘이 빠지긴 했지만, 분명 <나는 꼼수다>는 우리 정치 문화에 칼날을 들이대는 대안 미디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신사의 품격
말 그대로 ‘꽃중년’ 시대를 불러온 드라마. 장동건도 늙었고, 김수로도 늙었고, 김민종은 더 늙었지만, 그래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 나이에는 진짜 저렇게 살고 싶다는 판타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임메아리 같은 소녀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하는 ‘신사의 욕정’도 함께 말이다.
안철수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출연과 함께 ‘안철수 신드롬’이 시작됐다. 그리고 곧장 대선 후보 출마라는 행보로 이어졌다. 그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는 젊은이들에게 대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하는 건, 안철수보다 <힐링캠프>다. 시의적절하긴 했을지라도, 천대받던 오락 프로그램이 학자를 정치가로 변모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걸 이용한 안철수가 진짜 천재일지도.
디아블로3
RPG 게임의 레전드로 불리는 <디아블로>의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고 했을 때, 주변 게임 마니아들이 발매일을 학수고대하는 걸 많이 봤다. 게임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나로선 참 진기한 풍경. 그러나 기대치를 만족시키진 못했나 보다. 지금 이 게임 패키지는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응답하라 1997
저런 애들을 데려다 어디에 쓸까라는 의구심이 가득한 드라마였다. 반전이었다.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치밀함과 그것을 바탕으로 쏟아낸 유머 감각이 도드라졌다. <응답하라 1997>은 이렇게 2012년 ‘90년대 추억팔이’를 극대화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직도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이 들려오면, 이 드라마의 숱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싸이
기적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미디어의 국가 경계가 허물어진 21세기식 반전이라 해야 할까. 박진영은 원더걸스를 데리고 그리 몸부림쳤음에도 실패한 빌보드 함락을 ‘웃기는 가수’ 싸이는 유튜브라는 글로벌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냈다. 올해 수많은 대중문화 키워드가 있지만, 싸이의 이 행보는 한국 대중문화 역사에 길이 남을 법한 일이다. 이제 싸이가 해내지 못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를 한국 가수는 과연 누구일까? 뭐, 쉽게 나오지 않을 거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