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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좀 타봤다`고 자부하는 남자 두 명과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남자 한 명이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그 여운을 세 남자가 다섯 시각으로 남긴다

UpdatedOn May 31, 2012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 2.0 TDI

엔진 2.0 TDI
변속기 6단 DSG
배기량 1968cc
최대출력 140hp
최대토크 32.6kg·m
연비 16.7km/ℓ(복합 연비)
가격 4천3백90만원
(부가세 포함)

차별성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골프 카브리올레는 골프 고유의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낭만을 꿈꾸게 하는 카브리올레지만 쓸데없는 허영, 의미 없는 꽃단장은 자제했다. 정갈하고 단아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카브리올레란 이유로 기본에 소홀하지도 않았다. 초강성 차체에서 비롯된 믿음직스러운 주행 감각은 해치백 골프와 판박이다. 동시에 언제든(심지어 시속 30km로 달릴 때도!) 9초 만에 하늘을 내려 담을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설레었다. 이 같은 기대와 설렘은, 골프의 수많은 버전 가운데 카브리올레를 뾰족하게 차별화한 핵심이다. 게다가 디젤이어서 연비마저 좋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오픈카는 그저 멋 내기용일 뿐 실용성은 떨어진다는 선입견, 이 차 앞에선 통하지 않는다. 리터당 16.7km를 달리는 연비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국내에 디젤엔진을 쓰는 4인승 소프트톱 컨버터블은 이 차가 유일하다. 한마디로 독보적이다. 또 한 가지. 적어도 내게 이 차는 골프 2.0 TDI 해치백보다 매력적이다. 지붕을 여닫을 수 있어 좋은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골프 GTD 수준의 편의 장비를 갖췄으면서 골프 GTD보다 승차감이 매끄럽다. 4천3백90만원이란 가격이 아깝지 않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골프에 소프트톱을 달았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달라지더라. 합리적인 골프와 낭만적인 카브리올레가 만나 서로 보완한다. 골프에 부족한 매력은 카브리올레가 채워준다. 반면 카브리올레에 부족한 실용성은 골프의 기술력이 채워준다. 세상에 카브리올레는 많다. 하지만 골프 카브리올레처럼 등가 법칙을 잘 활용한 경우는 드물다. 지갑을 덜 열어도 되는데도 말이다. ★★★★☆

 

 

인테리어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는 이상, 운전석에서 에둘러본 실내는 골프와 구분이 어렵다. 그건 이 차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익숙해서 친근하지만 반대로 신선한 느낌은 기대하기 어렵다. 뒷좌석은 드나들기 번거로울 뿐 성인도 충분히 앉을 만하다. 단, 모든 컨버터블이 그렇듯 지붕을 열고 달릴 때 뒷좌석 승객은 봉두난발될 각오를 해야 한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는 각종 정보를 띄운다. 유저 인터페이스도 뛰어나다. 스위치를 기능별로 잘 묶었다. 또한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내비게이션 등 여러 기능을 동시에 쓰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해치백과 크게 다를 건 없다. 다만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는 골프보다는 편의 장비 수준이 더 높다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내비게이션 일체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토 헤드램프와 하이빔 등의 기능이 더해졌다. 뒷자리가 해치백보다 좁은 건 당연하다. 그래도 어린아이가 앉을 만큼의 공간은 확보하고 있다. 운전자에게 무게중심을 둔 실내 설계는 뒷자리 사용 비중이 적은 오픈카에서 더욱 돋보인다. 카브리올레는 카시트를 달거나 큰 짐을 뒷자리에 실을 때 해치백보다 편리하다. 지붕이 열리는 자동차니까 내세울 수 있는 쓸모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골프의 디자인이 믿음직스러운 친구 같다고 했다. 인테리어도 같은 맥락이다. 유난 떨지 않고 수수하다. 같은 플라스틱이더라도 손이 닿는 쪽을 더 부드럽게 처리해 친밀도를 높였다. 인테리어는 그쪽이 효과적이다. 멋 부린 골프 카브리올레도 인테리어는 골프를 따랐다. 골프의 인테리어에 대한 믿음이다. 장식보단 내실이 옳다. 다만 같은 등급보다 더 높은 편의 장비를 장착해 차별화했다. 특별한 카브리올레에게 어울리는 특별 대우겠다. ★★★☆

 

 


디자인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앞모습은 골프와 판박이다. 그러나 옆과 뒷모습은 전혀 다르다. 바짝 당겨 붙인 꽁무니에 팽팽한 긴장감이 배었다. 앞 유리도 한층 가파르게 기울었다. 지붕은 유행하는 철판 대신 직물로 짰다. 그 결과 골프 카브리올레는 지붕을 씌우건 벗기건 짐 공간이 250리터로 변함없다. 골프
카브리올레의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기준은 ‘롤 바’라고 부르는 기둥이다. 이전엔 허리춤에 그네 틀 같은 기둥을 둘렀다. 때문에 ‘딸기 바구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번엔 기둥 두 가닥을 뒷좌석 머리받침 뒤에 숨겼다. 위험이 감지되면 0.25초 만에 튀어나온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이 차 앞 유리가 해치백보다 누운 건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패브릭 루프 뒷부분이 애매한 각도로 꺾여 있는 건 해치백 디자인을 간직하고 싶어서다. 결과적으로 골프 카브리올레는 골프 얼굴과 패브릭 루프를 가진 이오스 같은 모양이 됐다. 구형 골프 카브리올레를 ‘과일 바구니’라고 부르게 한 고정식 롤 오버 바의 전통이 사라진 것도 매우 아쉽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골프의 명성은 익히 들었다.
‘해치백의 교과서’, 탐날 만한 칭호다. 하지만 교과서처럼 딱딱한 느낌도 줬다. 친구로는 믿음직스럽지만 단짝으로는 심심하달까. 안다. 폭스바겐의 디자인이 원래 그렇다. 그런데 골프 카브리올레는 예외다. 소프트톱이니까? 반만 맞다. 소프트톱이 전체적인 인상을 바꿨지만, 세부적인 변화도 눈부시다. 납작하게 누인 앞 유리는 잘 빗어 넘긴 머리 같다. 전조등 밑 은색 부착물은 로커처럼 스모키 화장이라도 한 듯 강렬하다. 이제 좀 노는 친구 같다. ★★★★☆

 

 


승차감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골프의 승차감은 전형적인 독일차다. 나긋나긋한 ‘물렁탕’과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편안하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비결은 차체 강성에 있다. 단단하게 잘 짜인 차체는 뒤틀림이 적다. 그래서 서스펜션의 부담이 줄어든다. 그 결과 잔 진동을 삼키고 여진을 지우는 데 유리하다. 동급 맞수를 자청한 현대 i30의 운전 감각이 폭스바겐 골프와 미묘하면서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다. 시속 140km 이상으로 달릴 때 안정성이 확연히 차이난다. 승차감을 ‘단단하다’ ‘부드럽다’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지붕이 있고 없다는 점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길 만큼 골프 해치백과 카브리올레 승차감엔 큰 차이가 있다. 팽팽하게 조인 느낌이 물씬한 해치백과 달리 카브리올레 승차감은 경쾌하다. 해치백의 발놀림이 박지성처럼 듬직하다면 카브리올레는 이청용처럼 가벼운 발재간이 도드라진다. 패브릭 루프의 밀폐성과 방음 능력도 꽤 수준 높아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없다. 디젤엔진도 속도가 어느 정도 오르고부터는 매끄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저속에서는 엔진 진동이 크고 DSG 기어박스도 변속이 거칠어 승차감이 썩 깔끔하지 못하다. 물론 카브리올레만의 문제는 아니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골프 카브리올레를 타고 있노라면, 가볍게 승마하는 기분이다. 말의 율동에 따라 적절히 리듬감을 타는 느낌이랄까. 가벼운 주행 성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안장처럼 단단하게 하중을 버틴다. 차체는 가볍지만 노면 상태는 짧게 언질만 하는 정도다. 해서 전체적으로 발랄하다. 몸을 감싸는 편안함은 없지만, 몸을 혹사하는 진동도 적다. 단, 소프트톱을 열고 다닐 때 ‘스톱&스타트’ 기능이 거슬린다. 푸드득, 시동 걸리는 소리가 적나라하다. ★★★★

 

 


주행성능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위쪽 절반을 싹둑 도려냈지만 골프 특유의 돌덩이 같은 차체 강성엔 변함이 없다. 차체를 보강하고 전동식 지붕을 씌우면서 해치백보다 183kg이 늘었다. 하지만 몸놀림은 여전히 민첩하다. 직물 지붕이지만 겹겹이 방음재를 심었다. 시속 100km로 달리면서도 옆자리의 승객과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2.0리터 디젤 터보 직분사 엔진은 시종일관 육중한 토크를 뿜는다. 가솔린 터보 엔진보단 반응이 느린 편이다. 따라서 반 템포 빨리 가속페달을 밟을 때 리듬이 딱 좋다. 자동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빠르고 직결감이 뛰어나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소형 4인승 컨버터블에 대단한 성능을 기대하는 건 난센스다. 낭만을 즐길 정도의 성능이면 충분하다. 이 차 성능이 꼭 그렇다. 골프 2.0 TDI와 똑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썼지만 그만큼 기세 좋게 달리지는 못한다. 조금 더 밀고 나가줬음 하는 순간이면 어김없이 기운이 빠져버린다. 하지만 이 차의 힘은 그 정도라서 더 좋다. 지붕을 내리고 달릴 때의 상쾌한 기분을 넘치는 기운으로 망치지 않아서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한마디로 만만하다. 경쾌하게 만만하다. 범퍼카를 타는 느낌이랄까. 범퍼카는 부딪혀도 되지만, 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좁은 곳을 민첩하게 움직이면 레이서라도 된 양 흐뭇하다. 골프 카브리올레도 (체감상) 그처럼 가볍게 움직인다. 운전대도 더없이 부드럽고, 가속페달도 부드럽다. 차체 역시 부드럽게 움직인다. 부드러움에 몸을 맡기면, 어느새 속도가 꽤 붙어 있다. 이때 출력과 토크의 숫자는 무의미해진다. 체감이 우선한다. 해서 전체적으로 주행 느낌이 가볍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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