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1
상의의 깃과 소매, 그리고 밑단을 마구 흩트려라
셔츠 소매는 재킷 밖으로 1.5cm 나오고 셔츠는 바지 안으로 단정히 넣어 입고 타이를 꼭 매는 건 격식 있는 자리에서 갖춰야 할 수트 차림이다. 거리에서는 더욱 가볍고 편하게 입어도 된다. 여기 이탈리아 남자들과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스타일을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자, 일단 셔츠와 티셔츠는 바지 안으로 넣은 건지 만 건지 모를 만큼 비대칭형으로 만들어라.
티셔츠에 셔츠를 덧입는다면 티셔츠가 셔츠 밑으로 보이게 하라. 바지는 살짝 내려 입는 것이 좋다.
그리고 셔츠 소매는 소맷단이 펄럭인다 싶을 만큼 폭넓게 대충 걷어 올린다. 셔츠의 깃과 재킷의 깃도 (이건 접은 것도 편 것도 아니게) 가볍게 한 번 접어 올린다. 라펠 밖으로 셔츠의 한쪽 깃이 나와도 좋다. 이렇게 매치하면 아이템을 여러 개 겹쳐 입지 않아도 덧입기의 멋을 살릴 수 있다. 셔츠나 재킷은 일부러 구김을 살려 입는 것도 좋다. 단정함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 세 남자, 정중함은 찾아볼 수 없지만 여름 길거리 룩으로 손색없다. 셔츠와 티셔츠를 입은 모습 하며 소맷단과 허리선 등은 또 어떤가. 이보다 더 대충대충 입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다. 선글라스 하나 정도만 써주면 금상첨화다. 이보다 더 따라 하기 쉬울 수 있나.
미키마우스 행커치프를 꽂고 와펜을 달아 버튼홀을 장식한 위트만 보아도 평범하지 않은 그의 감각을 알 수 있다. 피케 셔츠를 입고 줄무늬 재킷을 걸쳤는데 깃을 규칙 없이 세웠다. 스카프도 마찬가지. 대충 입기의 대가다.
카디건 밖으로 셔츠의 소매를 길게 빼내어 대충 접어 올렸다. 그러다 보니 셔츠의 소매가 넓어져 새로운 멋이 난다. 바지를 단정하게 입었는데 셔츠 소매마저 그러했다면 이 남자의 옷 입기는 답답하기 그지없었을 것.
Rule 2
바지 밑단을 둘둘 말아 올려라
복사뼈가 보이는 7부 길이가 유행이다. 그러기 위해선 바지 길이를 조절해야 하는데, 긴 바지를 접어 길이를 맞추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방법이다. 그 간단한 방법도 접는 바짓단의 폭을 어느 정도로 맞출 것인가 고심하는 남자들이 많다. 좁게 접어야 하나 폭넓게 접어야 하나 몇 센티미터 정도로 맞추어야 하나 등등. 무슨 영양가 없는 고민인가. 그럴 시간이 있다면 피부를 위해 잠이나 더 자라.
여기 명쾌한 해답을 전해준다. 그냥 막 걷어 올려라. 단정하게 차곡차곡 접어 올리지 말고, 좌우 대칭 신경 쓰지 말고 마구 말아 올리는 거다.
마치 밭 매러 가는 농부의 바지처럼. 그렇게 하다 보면 접을 때마다 바뀌는 모양이 지루함을 덜어줄 것이다. 가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면
단 한 번만 걷어 올리는 등 모양을 조금씩 바꾸어보자. 법칙은 없다. 내 멋대로 하면 그뿐이다. 자유로운 여름이니까.
티셔츠와 데님 팬츠 그리고 스카프 한 장이 그가 입은 전부다. 이 깔끔한 조합이 너무 단조롭다 여겼는지 그는 바지 밑단을 당장 밭일 하러 갈 태세로 둘둘 걷어 올렸다. 거기에 바지는 살짝 내려 입었다. 바지 밑단의 디테일로 그의 룩 전체가 살아난 셈.
정중한 수트를 입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건 자유로운 여름의 멋이 아니다. 타이는 느슨하게 매어 평소보다 짧은 길이로 연출하고, 바지 밑단은 둘둘 걷어 올려 수트에도 자유를 한껏 불어넣었다. 이게 바로 위트이며 센스인 거다.
발목이 드러나면 신발은 당연히 빛을 발한다. 신발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 바지 밑단을 접어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발까지 화려한 것을 신는다면 바지 밑단은 신경 쓰지 않은 듯 만들어야 스타일링의 묘미가 극대화될 것이다. 여기 이 남자처럼 말이다.
Rule 3
액세서리를 막 다루어라
여름만큼 액세서리가 빛나는 계절이 또 있을까. 사방팔방 노출된 피부 위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것이 갖가지 소품들이다. 생각의 전환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사용법에 놀라게 될 일이 많다. 가령 넥타이를 벨트로 활용한다든가, 카디건을 스카프처럼 이용한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그런 재치 있는 소품의 변신은 옷 입기를 즐겁게 만든다. 이렇게 획기적인 변화를 대뜸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기존의 스타일링법에서 살짝 벗어난 소품 활용을 권한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 말이다. 스카프는 느슨하게 매어 비대칭형으로 쓱 돌려보자. 마치 목걸이처럼 말이다.
행커치프는 바지 뒷주머니에 무심히 꽂아 빠져나올 듯 연출하면 뒷모습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별것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방은 토트백이든 숄더백이든 정리하지 말고 클러치처럼 집어 든다. 모자는 주머니에 구깃구깃 구겨 넣는다. 매일 보던 아이템들이 새롭게 보일 것이고,
새로운 옷차림은 스타일링에 작지만 강한 변화를 줄 것이다. 대충 낸 멋이 빛나는 순간이 올 것.
셔츠도 구깃구깃, 조끼도 구깃구깃한 이 남자는 당연히 단정하고 깨끗한 멋내기를 의도한 것이 아닐 거다. 그러기에 스카프 또한 느슨하게 묶어 비대칭형으로 돌려 맨 거다. 마치 목걸이처럼 말이다. 스카프에 거부감이 있다면 이 정도가 어떨까. 어렵지도 부담스럽지도 않다.
숄더백을 그저 어깨에 둘러멨다면 아주 평범했을 거다. 그런데 이렇게 대충 집어 든 가방은 클러치백 효과를 주면서도 흐트러진 재미가 있다. 숄더백이나 토트백에 물건을 많이 넣지 않은 상태로 손에 들면 색다른 느낌이 난다. 진짜다.
행커치프를 꼭 체스트 포켓에만 꽂으라는 법 있나. 편견을 버리면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가능한 법이다. 바지 뒷주머니에 대충 꽂아 넣은 행커치프는 남자의 뒤태를 빛내준다. 단, ‘쓰윽’ 꽂아야 한다. 형태감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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