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용쟁호투>에는 총 네 명의 무림 고수가 등장한다. 이들은 마약 밀매업자이자 서민들을 납치해 무자비한 살육을 일삼는 악당 오브 악당 ‘한’의 섬에서 4년마다 열리는 무술대회에 참석한다. 이 고수들은 갱단이나 경찰에게 쫓긴다거나,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참석하는 등. 각자 고달픈 사연을 안고 있지만 이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한을 물리치는 것. 2012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재야의 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청와대 탈환을 목표로 말이다. 아직 이들의 출전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몸부림은 벌써 시작되었다. 누가 복수에 성공한 <용쟁호투>의 이소룡이 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뛰어난 언변으로 재선에 성공한 이가 있었다. 그는 화려한 공약과 함께 한강에 르네상스라는 쪽배를 띄울 정도로 자신만만했지만, 시장직을 건 무모한 도전과 함께 사라졌다.
곧 서울시장이라는 금방석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가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올가을 가장 뜨거운 감자인 셈. 몇몇 거물급이 명함을 들이밀었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결국 두 명의 후보로 좁혀졌다. 똑똑하고 세련된 신(?)여성, 주어 없는 언술의 달인 등으로 불리는 나경원 후보와 아름다운재단, 희망연구소를 운영하는, 월세 2백50만원짜리 방배동 아파트 거주자 박원순 후보. 이들의 정체성을 응축하자면 위와 같다. 하이힐이냐 뒷굽 나간 구두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강호동이 사라졌다. 공중파 3사를 고루 뛰던, 어딜 가도 ‘내가 제일 잘나가’라고 말할 수 있는 국민 MC가 더 이상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
그가 은퇴를 선언할 때 많은 우려가 있었다. <1박 2일>은 계속될까? <무릎팍 도사>의 올밴은 실직자가 되는 건가? 결국 강호동이 방송에 나오지 않는 지금, 우려와 달리 어색한 건 전혀 없다. <1박 2일>은 여전히 팔도강산을 유람 중이고, <강심장>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멘트는 여전히 화제다. 국민 MC가 떠나도 예능은 즐겁다.
앞으로 강호동의 자리를 누가 꿰찰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도 즐겁다. 유재석 천하가 이뤄질 것인지, 지난 세기 일요일 밤을 이끌었던 주병진은 유효할지.
그도 아니면 이승기가 청출어람을 이룰 것인지. 국민 MC를, 황금 마이크를 잡는 이는 누가 될까?
천고마비의 계절. 높고 공허한 가을 하늘을 가르는 건 홈런 한 줄기다. 201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정규 리그 1위로 마무리한 삼성을 비롯해 시즌 후반 김성근 감독 경질 사태로 비난과 방황에 시달렸던 SK, 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 시달렸던 롯데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미 탈락한 기아까지.
총 네 팀 모두 우여곡절 심한 한 해를 보냈다. 게다가 이제 겨우 감독 1년 차인 삼성의 류중일 감독과 롯데 양승호 감독, 아직 감독직을 달지 못한 SK 이만수 감독 대행까지 풋풋한(?) 감독들의 기싸움도 관전 포인트. 우승을 향한 이들의 투지는 지금 활활 타오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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