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대로 보여주자, 재밌겠다, 이랬죠.
저희 둘의 케미스트리를 좋아하시는 분도 많아서 캐럿분들도 긍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 콘셉트가 독특했어요. 어떤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나요?
의상 자체에서 디젤이 추구하는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해보려고 했어요. 얼마 전 F/W 밀라노 패션위크 디젤 쇼에 앰배서더로 참석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디젤만의 무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확실한 의도가 있는 표현이네요. 가장 인상적인 사진을 꼽는다면 어떤 것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선정된 사진들을 봤는데 진짜 다 표지로 써도 될 만큼 좋아서 고르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촬영 컷은 다 마음에 들어요. 그래도 캐럿분들이 많이 좋아하실 만한 컷은 민소매 입고 분무기로 물 뿌린 후 찍은 컷이 아닐까 해요.(웃음)
얼마 전에도 밀라노 디젤 쇼에 다녀왔어요. 인상적인 일은 없었나요?
쇼를 봤는데 바지를 내려 입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요즘엔 저렇게 바지를 내려 입는 게 패션이구나 했죠. 그러다가 마지막쯤에 어떤 남성 모델이 등장했어요. 역시 바지를 살짝 내려 입고 멋지게 걸어왔죠. 구겨진 셔츠 같은 것도 입었는데 멋있더라고요. 그렇게 걸어오다 딱 뒤돌아 가는데 뒤판이 아예 없는 상의더라고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어요.
해외에 브랜드 앰배서더로 참석해 스포트라이트 속에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공연으로 해외 나가는 것과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처음에는 약간 어색했어요. 멤버들과 함께하다 개인 스케줄로 혼자 해외에 나가니 어색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죠. 하지만 많은 캐럿분이 찾아와주셔서 어깨가 으쓱해졌어요. 몇 번 경험해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즐기게 됐어요.
그럴 땐 무대 위 모습과 다른 느낌을 보여주려고 하나요?
전 호시와 권순영이 합쳐진 지 너무 오래돼서 그냥 내 모습 그대로 쇼 가서도 재밌게 보고 와요.
해외에 나가면 바빠도 시간 내서 하는 일이 있나요?
로컬 음식을 한 번은 꼭 먹어요. 아니면 주변 산책을 하고요. 여기를 또 언제 와보겠어, 이런 생각으로 다니죠. 거리를 다니다 보면 저희를 알아봐주시는 캐럿분들도 계세요. ‘이렇게 먼 곳에서도 세븐틴을 알아보는 분들이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에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요새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나요?
쉴 틈 없이 바빠서 어떤 감정이라기보다 하루하루 잘 버티고 이겨내야겠는 마음으로 살죠. 요즘은 엄청 바빠요. 사실 저는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해요. 좋은 것만 들어오니까. 이 젊은 날을 많이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일정이 과하게 많으면 아무래도 예민해지잖아요. 그럴 때 스스로 다잡는 방법이 있나요?
저 진짜 있어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요. 최근에 일정 소화하다 어깨를 다쳤어요. 춤추기 힘들잖아요. ‘호시×우지’ 앨범 준비하면서 음악 방송도 나가야 하는데 팔이 안 움직이니까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쉴 틈 없이 일정 소화하고 잠도 쪼개가면서 연습했는데 무대에서 제대로 못 보여주니까. 그러다가 유튜브에서 긍정적인 생각에 관한 동영상을 보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다친 일도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신호인가 보다 생각하게 됐죠. 또 뼈가 부러진 게 아니니 어떤 면에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마음으로 물리치료 열심히 받으니 팔이 올라가더라고요. 컨디션을 위해서라도 진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역시 마음먹기 달렸군요.
마인드 컨트롤이 제일 중요해요. 어차피 제가 선택한 길이고, 하나하나 제대로 하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들었죠.
유닛 호시X우지라는 의기투합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요?
연습생 때부터 저희 둘이 같은 팀이 된 적이 많아요. 또 팀을 나누어 각자 리더를 맡아 경쟁하기도 했고요. 저희 둘은 1996년생이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어졌죠. 매일 우지 작업실 놀러 가서 음악 듣거나 장난치면서 작업하거나 제 노래를 우지가 만들어주거나 했어요.
본격적으로 유닛을 결성했으니 올 게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을 듯해요.
이번에 제대로 보여주자, 재밌겠다, 이랬죠. 저희 둘의 케미스트리를 좋아하시는 분도 많아서 캐럿분들도 긍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호시X우지 유닛의 차별점이나 기대할 만한 점은 뭘까요?
제가 K-팝을 너무 좋아해요. 컴백하는 가수분들, 다는 아니어도 많이 모니터하거든요. 뮤직비디오 새로 나오면 궁금해서 살펴보죠. K-팝을 좋아해서 보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일단 호시×우지의 차별점은 댄스 남성 듀오. 뮤직비디오 가편집본을 보는데도 재밌더라고요. 저희가 나오지만 다른 팀 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냥 K-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재미있었어요.
곡이나 안무에서 눈여겨봐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꽤 공들였지만 특히 가사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얘기를 많이 담았어요. 저희가 받은 영감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죠. ‘우리 둘이 뭉치면 호우주의’ ‘호우주의보 발령’, 이런 가사도 넣고 딱 저희 얘기를 담은 곡이에요. 뭐랄까. 약간 맛있는 수제 햄버거 느낌이랄까요. 수제 햄버거는 가게마다 고유한 맛이 있잖아요.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면서 어떤 얘기를 많이 했나요?
이미 해놓은 게 많고, 하고자 하는 게 확실했어요. 우리 얘기를 멋있게 해보자. 노래 제목도 처음에는 음악 좋아하는 범생이, 그래서 범생이로 할까 했는데, 가사를 쓰며 생각이 뻗어나가다 보니 ‘동갑내기’가 나왔죠. 그렇게 서로 이거 어때? 좋은데! 이러면서 만들어갔어요. ‘동갑내기’에서도 ‘우리 둘이 뭉치면 호우주의’라는 가사는 원래 영어였어요. 너무 팝 같아서 무슨 얘기할까 하다가 우리 둘이 뭉치면 호우주의 이런 거 나와야 하지 않을까? 좋은데! 하면서 넣었죠. 바로 붙여서 해보고 좋다고 하면서 결정하고.
티키타카가 좋으니 만들면서 짜릿했겠네요.
아침에 엠넷의 <엠카운트다운> 사전 녹화를 하고 왔어요. 음원 공개하기 전에 무대 보여드리고 왔는데 짜릿하더라고요.
“어차피 정답을 알 수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거 열심히 하자는 생각도 들죠.
그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보여준 걸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어느새 데뷔 10주년이에요. 스스로 지난 10년을 짧게 정의하면 뭐라고 하고 싶어요?
내 20대는 진짜 찬란했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제가 딱 20세에 데뷔했는데 이제 30세가 됐어요. 데뷔 때는 멤버들이 우리가 잘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열심히 올라가 대상도 받고, 돔 투어도 하고,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도 해보고, 해외 유명 공연장에서도 공연해봤죠. 시대를 참 잘 타고난 것 같아요. 그래서 다 감사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죠.
데뷔 때 바라본 10년 후는 지금과 겹치는 부분이 없겠네요.
진짜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돔 투어가 저희 꿈이었는데, 그 이상의 스타디움 공연까지 해봤으니까요. 처음에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할 때 LED가 탁 열리면서 캐럿분들이 보이는데 진짜 끝이 없었어요.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무대를 감당하기 힘든 거예요. 제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감당하기 힘들 것 같은 규모였죠. 그때 카타르시스가 엄청났죠. 당시 춤추다가 마이크에 부딪혔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피 나는 상태로 공연하면서 아프지도 않았어요. 다시 또 경험해보고 싶은 순간이었죠.
지난 10년 동안 놀라울 정도로 많은 걸 이뤘는데,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나요?
외국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좀만 더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죠. 그때로 돌아간다면 당장 힘드니까 포기한 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제발 지금 해야 해! 그게 네 자산이야!
지금은 유행이 빠르고 다양한 아티스트도 많이 나왔다 사라지는 시대잖아요. 이런 시대에 10년 동안 계속 성장하면서 많이 사랑받은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너무 뻔할 수도 있지만, 무대를 향한 마음과 캐럿들에 대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것이에요. 그게 아니라면 운이 좋았다? 이것밖에 설명할 수 없죠. 저도 신기해요. 사실 정답을 아예 모르잖아요. 예전에는 ‘칼군무’를 해야 잘된다거나 후렴은 이렇게 터져야 잘되거나 했잖아요. 하지만 요즘엔 릴스, 쇼츠로도 잘되는 시대니까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죠. 그래서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차피 정답을 알 수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거 열심히 하자는 생각도 들죠. 그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보여준 걸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작년 말부터 상을 많이 받았어요. 그동안 상을 많이 받아봤을 텐데, 상은 역시 받을 때마다 좋나요? 안 주면 서운하고?
받으면 너무 좋더라고요. 상 받으면 한 해 동안 열심히 활동했다고 인정받는 느낌이에요. 물론 항상 받을 수는 없으니까 그럴 때를 대비해 마음의 준비도 해야겠죠. 그런데 압박감은 없어요. 예전에는 남자 그룹상 받으면 좋겠다, 퍼포먼스상 받으면 좋겠다 이랬는데, 지금은 상에 연연하지 않아요. 물론 그래도 받으면 좋지만.(웃음)
대규모 팬 미팅도 준비 중이죠? 팬 미팅은 콘서트랑 마음가짐이 다르죠?
팬 미팅은 캐럿분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다가가고 얘기도 많이 하는 시간이죠. 반면 콘서트는 우리가 준비한 것을 기승전결에 딱딱 맞게끔 하나의 작품처럼 보여줘요. 팬 미팅에선 캐럿들이 보고 싶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매번 캐럿랜드를 준비할 때 책임감을 느껴요. 어떻게 콘서트와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까 고민하죠. 재밌게 놀기 위해선 진짜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니까요.
팬들과 관계가 오래되고 끈끈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더 궁금해요. 팬은 어떤 의미인가요?
정말 위대한 존재예요. 누군가를 이렇게 오래 좋아해주는 일이 힘들잖아요. 오늘도 눈 오고 추운데도 사전 녹화한다고 아침부터 와서 기다려주셨죠. 누군가한테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요. 공연할 때도 오랫동안 줄 서서 기다려야 하잖아요. 그것도 쉽지 않죠. 그런 거 보면 진짜 대단하다, 위대하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다른 멤버들이 호시를 말할 때 든든함, 자기애, 정열, 에너지, 프로 의식 이런 단어를 언급하더라고요. 스스로 바라본다면 어떤 단어를 추가하고 싶나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꿈이 많은 친구.
지금 어떤 꿈을 품고 있나요?
제가 다른 멤버들에 비해 유닛이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솔로 앨범은 제대로 낸 적이 없어요. 마음 한편에 계속 솔로 앨범에 대한 꿈이 있어요. 언젠가 솔로 앨범을 내고 솔로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죠.
다 해본 줄 알았더니 아직도 남은 게 많네요.
제가 캐럿분들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제 전반전은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랬더니 캐럿분들이 호시는 전반전만 10년 뛰었어, 이제 후반전은 얼마나 뛸까? 이러시더라고요. 후반전에 많은 걸 하면서 살고 싶어요. 꿈이 계속 생겨나니 그 꿈을 이루면서 사는 사람이 되고 싶죠.
그동안 많은 무대에 섰잖아요. 그동안 해보지 못한, 앞으로 해보고 싶은 궁극의 무대가 있나요?
전 큰 무대보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스스로 무대에 있는 자기 모습이 너무 멋있게 보이는 상태가 있잖아요. 노래도 춤도 너무 잘하고, 몸도 잘 관리해서 빛나는 모습으로 혼자서 꽉 채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동안 경험한 무대는 세븐틴 공연이잖아요. 전 13인분의 1이죠. 멘트할 때도 제가 온전히 책임지는 게 아닌 누군가 하는 걸 보다가 흐름 보고 던져야 하니까요. 저 혼자 책임지는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그게 아직도 어려워요. 항상 팀으로 활동하다가 부석순으로 활동할 때도 열세 명에서 세 명으로 줄어드니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두 명이 하는데 역시 쉽지 않죠.
열세 명에서 세 명으로, 다시 두 명으로 경험을 쌓았으니 궁극의 무대를 향해 계속 나아가는 셈이네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하고 싶다 정도였는데,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더라고요. 제대로 보여주려면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죠. 세븐틴으로 잘하고 있고, 유닛 활동도 재밌으니까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호시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요?
삶의 일부분이에요. 당연히 제 옆에 있는 존재. 전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이에요. 안무를 추는 것이 일이기도 하지만 아직 너무 재미있어요. 노래 부르는 것도 그렇고요. 저희 노래 아니어도 그냥 팝송에 댄서들이 짜놓은 안무를 따라 추는 것도 재밌어요. 항상 음악을 듣다 보니 한 번도 따로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 음악은 늘 내 옆에 있는 친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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