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호이어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핑크
• 레퍼런스 CBL218B.FT6236 • 케이스 지름 39mm • 러그 너비 22mm • 두께 15.2mm • 케이스 소재 DLC 티타늄 • 방수 100m • 스트랩 러버·가죽 • 무브먼트 TH20-00 • 기능 시간·분·초·날짜·크로노그래프 (1/4초, 30분 카운터, 12시간 카운터) • 파워 리저브 80시간 • 구동 방식 오토매틱 • 가격 1649만원
이경규, 송중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앤서니 부르댕, 드웨인 존슨. 이 남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태그호이어 모나코를 찼다는 것. 이들이 찬 시계가 모나코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건 어렵지 않다. 특유의 사각형 케이스와 다이얼 양쪽에 자리 잡은 두 개의 크로노그래프창. 모나코처럼 생긴 시계는 모나코밖에 없다. 시계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손목을 확대하지 않더라도 모나코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 태그호이어 공식 웹사이트에서 모나코를 검색하면 두 명의 남자가 떠오른다. 스티브 맥퀸과 막스 베르스타펜. 스티브 맥퀸은 1971년 영화 <르망>에서 모나코를 차고 등장했다. <르망>과 스티브 맥퀸의 성공에 힘입어 모나코는 세계에서 상징적인 레이싱 워치 중 하나가 됐다. 오늘날 모나코를 차는 남자 중 가장 빠른 남자는 막스 베르스타펜이다. 영화 <르망> 이후 50년이 흐른 2021년. 막스 베르스타펜은 F1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처음으로 들어 올렸다. 해당 시즌 막스는 F1 대회 중에서도 가장 명망 높은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거뒀고, 그 후로도 3년 연속 F1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도 큰 변수가 없다면 4회 연속 월드 챔피언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런 그가 태그호이어 모나코를 찬다. 모나코는 처음 만들어진 1969년부터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들이 차는 시계’라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보는 시계는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의 신형 모델이다. 지난해 태그호이어는 F1 모나코 그랑프리 8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스켈레톤 다이얼을 적용한 모나코를 선보였다. 올해 11월 국내 출시되는 이 시계는 블랙, 핑크 조합의 새로운 컬러를 둘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검은색 케이스다. 케이스는 DLC 티타늄 소재로 완성됐다. 티타늄 시계가 일반 스테인리스 스틸 시계보다 더 가볍고 견고하다는 건 익숙한 정보다. 궁금한 건 DLC다. ‘Diamond-Like Carbon’의 약자라는 설명을 들어도 낯설긴 마찬가지. DLC는 다이아몬드의 주성분인 탄소를 사용해 표면을 코팅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시계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만 생활 스크래치에는 강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무광 처리된 블랙 케이스는 화려한 세공이 돋보이지는 않지만, 그만큼 스포티한 느낌을 진하게 풍긴다. 레이싱 워치에는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핑크색으로 강조한 인덱스, 크로노그래프, 초침은 자동차 스티어링휠 건너편의 계기판을 연상시켰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켈레톤 다이얼 역시 눈을 즐겁게 한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톱니바퀴들이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묘한 안도감과 쾌감이 든다.
케이스 크기는 39mm다. 같은 사이즈의 원형 시계보다 더 크게 느껴졌지만, 시계가 손목 밖으로 넘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짧은 러그 길이, 넓은 러그 너비 덕분이다. 태그호이어 러그 너비는 보통 39mm 시계에 적용되는 것보다 2mm 넓은 22mm로 완성됐다. 시곗줄이 다이얼과 가깝고, 손목을 두르는 면적이 넓어 안정적인 착용감을 선사한다. 부드러운 고무와 가죽 소재로 만든 스트랩 역시 만족스러운 요소다. 시계 안에는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TH20-00를 품었다. 파워 리저브는 80시간으로 넉넉한 편. F1 그랑프리 연습 주행이 시작되는 금요일 시계를 벗어두고, 일요일 본선 레이스가 끝날 때 시계를 들여다봐도 초침은 멈추지 않는다. 여기에 100m 방수 기능으로 실용성을 더했다. 어디선가 모나코를 찬 이를 본다면 이런 생각부터 든다. ‘저 사람 시계 좀 아네.’ 시계를 잘 알아야 모나코를 찰 만큼, 모나코가 낯선 시계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모나코는 태그호이어뿐만 아니라 럭셔리 시계 시장을 통틀어 가장 아니코닉한 시계 중 하나다. 하지만 1000만원 넘는 가격과 동급의 경쟁 모델들을 생각한다면?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아마도 생애 첫 기계식 시계로 모나코를 구입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어느 날 F1 포디움에 선 레이서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면? 스티브 맥퀸의 오른쪽 손목에 채워진 시계가 자꾸만 아른거린다면? 별다른 대책은 없다. ‘모나코를 갖고 싶은 마음’은 모나코로만 해결된다. 줄곧 이야기했듯 모나코 같은 시계는 모나코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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