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데 마리아
푸실리 파스타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6길 24
영업시간 11:30~22:0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화요일 휴무
가격 생선 라구 소스 핑크 푸실리 파스타 3만2000원
파올로 데 마리아에 도착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외국인 남자가 인사를 건넸다. 그가 파올로 데 마리아였다. 파올로 데 마리아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나고 자라 2004년 한국에 건너온 뒤 지금 서울 연희동에서 지중해풍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평생 한 가지 일을 해왔다”는 말로 자부심을 드러낸 파올로 데 마리아는 우리에게 파스타 메뉴판에서 두 번째에 있는 메뉴를 추천했다.
주방으로 들어간 파올로는 10분도 되지 않아 붉은색 파스타가 담긴 접시를 들고 나왔다. ‘생선 라구 소스의 핑크 푸실리 파스타’, 레드 비트를 사용해 빨간색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파스 타의 식감이 워낙 쫄깃해 소스 없이도 먹을 수 있겠다 싶을 만큼 근사했다. 개별 재료가 훌륭하니 재료의 조합은 간단했다. 이탈리아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마늘, 파슬리, 토마토, 광어. 신선한 재료들이 담백한 조화를 이뤘다.
쿠촐로 서울
리가토니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아모레퍼시픽 2층
영업시간 매일 11:30~22:00(브레이크 타임 14:30~17:30)
가격 보드카 토마토 리가토니 2만7000원
‘보드카 토마토 리가토니’는 쿠촐로의 가장 오래된 메뉴 중 하나다. 김지운 셰프가 해방촌에 첫 레스토랑 쿠촐로 오스테리아를 오픈할 때부터 사랑받았고, 아직 쿠촐로 메뉴판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파스타다. 이름에 보드카가 들어가는 이유도 진짜 보드카를 쓰기 때문이다. 이들이 쓰는 단즈카 보드카는 소스를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날아가 보드카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풍미만을 남긴다.
서울에 파스타 생면을 뽑는 식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리가토니 압출기까지 갖춘 식당은 드물다. 쿠촐로 서울은 매장에서 직접 뽑은 리가토니를 사용한다. 소스는 토마토, 단즈카 보드카, 페페론치노, 바질, 치즈를 넣어 완성한다. 소스를 버무린 파스타 위에는 생크림이 아닌 리코타 치즈를 올리는데, 리코다 치즈 특유의 꺼끌꺼끌한 질감이 리가토니 파스타와 식감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에그 앤 플라워
파파르델레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26길 35 2층
영업시간 매일 12:00~22:0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가격 살시챠 레몬버터 & 노른자 파파델레 2만7000원
“파파르델레의 어원을 찾아보면 ‘게걸스럽게 먹다’라는 뜻이 있어요. 후루룩 먹으면 입 주변에 소스가 묻거든요.” 김희은 셰프가 파스타를 건네며 말했다. 에그 앤 플라워의 파파르델레는 레몬만큼 노란빛을 띠는데, 레몬이 아닌 달걀 노른자의 노란색이다. 에그 앤 플라워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파스타 면을 매장에서 뽑는데, 파파르델레는 달걀흰자를 덜어내고 노른자만을 사용한다.
사진 속 파스타의 이름은 ‘살시챠 레몬버터 & 노른자 파파델레’. 산미가 도드라진 메뉴다. 파파르델레는 다른 파스타에 비해 널찍하고 막상 입에 넣으면 두께감이 도드라진다. 실제로 파스타를 먹는 동안에는 아주 얇은 피자 도우를 씹는 기분이 들었다. 버터와 레몬으로 만든 소스는 고소하면서도 기분 좋은 산미를 낸다. 살시챠 소시지, 향긋한 타임, 양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치즈가 풍미를 더한다.
오스테리아 오르조
탈리아텔레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
영업시간 매일 12:00~22:00(브레이크 타임15:00~17:30)
가격 페퍼로니 탈리아텔레 2만7000원
“지금 보시는 메뉴는 정통 이탈리아 스타일은 아닙니다. 똠얌 페이스트가 들어가거든요.” 최문영 셰프가 파스타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스테리아 오르조의 ‘페퍼로니 파스타’는 ‘피자 맛이 나는 파스타’를 떠올리며 고안한 메뉴다. 여느 이탈리아 피자처럼 토마토가 소스의 전체적인 맛을 잡지만 훨씬 이국적인 재료들이 들어간다. 고수, 베트남 고추, 라임 잎, 똠얌 페이스트처럼.
페퍼로니 파스타는 여섯 가지 파스타 중 유일하게 매운맛이 돋보였다. 체감상 신라면 수준의 맵기다. 매운맛 사이사이에 동남아식 쌀국수에서 맛볼 수 있는 특유의 스파이시한 감칠맛이 느껴졌다. 손님에게 내기 직전 파스타 위에 뿌리는 고수 오일과 사워크림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파스타를 볶을 때는 소스와 함께 와인을 쓰는데, 오스테리아 오르조에서는 코냑을 쓰는 것 역시 특별한 점 중 하나다.
츄리츄리
스파게티 키타라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15길 3-13 2층
영업시간 주중 18:00~22:00, 주말 17:30~22:00, 월요일 휴무
가격 스파게티 기타라 감베로니 피스타치오 2만4000원
츄리츄리는 2014년 상수동에 문을 열었다. 주인인 엔리코, 피오레 부부는 둘 다 이탈리아인. 로마 출신 엔리코는 젊은 시절 와인을 공부하러 시칠리아에 갔다가 그곳 토박이 피오레를 만나 결혼했다. 한국으로 건너온 두 사람은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피오레 할머니의 레시피로 가정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츄리츄리는 한국에 생긴 첫 번째 시칠리아 전문 레스토랑이다.
“브론테. 여기서 최고의 피스타치오가 만들어집니다.” 피오레가 주방에서 파스타를 준비하는 동안 엔리코가 시칠리아 지도를 짚어가며 설명했다. 파스타는 기타줄처럼 생긴 스파게티 키타라에 으깬 생선 머리와 와인을 졸여 만든 비스크 소스, 올리브오일을 함께 넣고 볶아 완성된다. 파스타 위에는 피스타치오를 올려 식감을 더한다. 해산물도 견과류도 진한 맛. 대게 내장에 비빈 밥이 떠오르는 풍미다.
알척
뇨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6길 43
영업시간 주중 17:30~22:00, 주말 12:00~22:00(브레이크타임 15:30~17:00), 월요일 휴무
가격 트러플 뇨끼 2만4500원
“알척은 이탈리아 사람들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베네토 지방 방언이거든요. ‘취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김효일 셰프는 파스타를 만드는 동안 맛을 보라며 아페롤 스피리츠를 건넸다. 이탈리아인이 즐겨 마시는 식전주로 아페롤 리큐어, 스파클링 와인, 토닉워터를 섞어 쌉싸름하면서도 상큼한 향이 특징이다.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할 때쯤에는 이미 트러플 향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김효일 셰프가 준비한 메뉴는 ‘트러플 뇨끼’. 두 가지 뇨키와 다섯 가지 버섯이 들어간다. 알척의 뇨키는 시금치와 감자를 사용해 각각 초록색과 노란색을 띤다. 쫄깃한 뇨키를 씹다 보면 쑥떡 느낌이 들기도 한다. 미리 준비해둔 뇨키를 트러플 퓌레와 생크림으로 만든 소스에 넣고 양송이·새송이·표고·느타리·포르치니버섯과 함께 천천히 졸이면 파스타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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