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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06

<아레나>가 창간한 2006년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지금의 <아레나>를 만들고 있다. 2024년의 <아레나> 에디터들에게 각자의 2006년을 물었다.

UpdatedOn March 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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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패션 에디터
이상

2006년에는 중학교 3학년이었어요. 일산에서 MP3 플레이어를 끼고 살았습니다. 늘 음악만 듣고 다른 친구들이랑 대화를 잘 하지 않아서 급우들이 “싸가지 없다”고도 했어요.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요. 그때도 잡지를 봤어요. 얼마 전 중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그 친구가 제게 “너는 그때도 잡지를 보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잡지는 ㅇㅇ가 좋아. 판형이 커” 같은 말을 했대요. 판형 큰 잡지와 CD를 모을 때였습니다. 그때 듣던 노래는 에픽하이의 ‘파리’, 클래지콰이의 ‘스피치리스’, 넬의 ‘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홀드 더 라인’이 생각나네요. 뻔한 노래 같기도 하지만 중학생이니까요. ‘파리’는 아직도 듣습니다. 촉촉하게 들어보세요.

02

디지털 에디터
유선호

2006년에는 가락초등학교 5학년 다정반 반장이었습니다. 그때의 인기 드라마 <주몽>에 한혜진 씨가 ‘소서노’ 역으로 나왔는데요, 제 이름이 유선호라 반 친구들이 저를 ‘유서노’라 불렀습니다. 반장 선거에서도 “소서노처럼 지혜롭게 일하겠습니다”라고 해서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일 하나를 해도 주도권 잡는 걸 좋아해서 중고등학교 때까지 반장이나 부회장을 했습니다. 모범생이었고 잔소리 듣는 것도 싫어해서 숙제도 열심히 했습니다. 잡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그로부터 몇 년 후인 중학교 3학년 때지만, 2006년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동대문 ‘두타’나 ‘밀리오레’에 데리고 다니면서 제 옷을 사주셨거든요. 그런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좋아하던 노래는 드라마 <궁> OST였던 제이와 하울의 ‘사랑인가요’였습니다. 그 드라마에 빠져 주지훈씨와 결혼하는 상상도 했습니다. 훗날 <아레나> A-어워즈 인터뷰로 주지훈 씨를 만나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결혼하고 싶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어른이 되었으니까요.

03

디지털 디렉터
노현진

2006년에는 대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군대를 2007년에 갔으니까 입대 전이네요. 너무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술도 많이 마셨고요. 생각나는 브랜드가 우영미 정도였던 걸 보면 패션 브랜드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잡지는 좋아했어요. 그때도 잡지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사진 보는 게 좋았고, 그런 걸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도 한국의 패션 잡지를 봤습니다. 드라마는 거의 안 보고 가요도 거의 듣지 않았습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Rehab’을 종일 들었어요.

04

디지털 에디터
차종현

2006년 5월 입대했으니 <아레나>가 창간했을 때는 입대 직전이었습니다. 군대에서 제가 패션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직도 연락하는 친한 군대 동기와 패션 잡지를 사서 보기도 했고, 휴가 때는 편집 매장에도 갔습니다. 릭 오웬스, 톰 브라운, 알렉산더 맥퀸의 황금기였잖아요. 저도 그 영향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군대에서는 책도 1년에 100권씩 읽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시크릿> 자격증도 많이 땄습니다. 커피 맛도 그때 알았어요. 행정병이라 어른들 커피를 타 드렸는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나’ 싶다가 저도 맥심의 맛에 빠졌습니다. 녹차물에 커피를 타는 것도 그때 배웠습니다. MC 스나이퍼와 붓다 베이비의 CD 앨범을 듣던 기억이 납니다. <아레나> 창간을 기억합니다. 패션에 관심이 있었는데 남성지는 없었거든요. ‘남자를 위한 잡지가 생겼구나’ 싶어서 좋았습니다.

05

패션 디렉터
최태경

2006년에 저는 대학교 4학년. 이미 잡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패션 에디터의 어시트턴트로요. 2006년 3월 <아레나>가 창간할 때 저의 사수 선배께서 다니던 잡지를 떠나 <아레나>로 이직했습니다. 선배께서 그만뒀으니 저도 그 매체를 그만뒀어요. 그때 ‘다시는 잡지 안 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아직 이 일을 하고 있네요(웃음). 그때는 한국 드라마를 거의 안 보고 미국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덱스터> <히어로즈>. 스텔라 매카트니를 좋아했고, 압구정에서 놀았고,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노래는 지드래곤의 ‘디스 러브’를 들었습니다.

06

피처 에디터
주현욱

2006년에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2006년 독일 월드컵입니다. 제가 살던 경상북도 구미에서는 중학생이 할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지네딘 지단의 박치기를 지켜보며 열광했던 모습만 기억납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수학과 과학은 싫어했습니다. 막연히 ‘고등학생이 되면 문과에 가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잡지 에디터가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때 듣던 노래를 지금도 듣습니다. 당시 듣던 일본 록밴드 엘르가든의 ‘Riot On The Grill’은 지금도 출퇴근길에 듣습니다. 언젠가 <아레나>에서 이들을 인터뷰한다면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07

디지털 게스트 에디터
유지원
피처 게스트 에디터
강성엽

이 둘은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딱히 더듬을 추억이 없어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화소에서 시간이 느껴진다.

08

피처 디렉터
박찬용

2006년에 복학했습니다. 대학 생활이 재미없어서 군대를 일찍 다녀왔습니다. 군대를 다녀와도 공부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관심 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았습니다. 잡지에는 관심이 있었습니다. 잡지에 나오는 신기한 물건은 조금 좋아했고, 잡지에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멋있는 기획은 많이 좋아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할 수 있나’ 생각했는데, 진짜 이 일을 시작해 지금처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레나> 창간호도 기억납니다. 그때 주드 로는 엄청 멋있는 이미지였습니다. 주드 로가 나온 영화 <클로저>의 오프닝 곡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를 종종 들은 기억이 납니다. 주드 로도 저도 나이 들었지만 아직 잡지를 좋아합니다. 마침 이번 달에도 신기한 물건을 소개하고 재미있는(그러길 바라는)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09

디지털 에디터
이아름

2006년이면 고2, 낭랑 18세 시절입니다. 돌이켜보니 희한하게도 가장 마음 편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많았던 때였습니다. 뮤지컬에 눈을 뜬 시기가 이때였던 것 같아요. 뮤지컬 <그리스>의 에너지에 반해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하는 대신 대학로 동숭아트센터로 몇 번이고 향했습니다. 그때도 수학 공식보다는 뮤지컬 넘버라든가 셀러브리티의 프로필, 일본 드라마 대사들이 훨씬 더 잘 외워졌어요. 그 시간들이 지금 일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0

패션 에디터
이다솔

2006년에 초등학교 6학년이었어요. 모범생이었습니다. 염색 같은 거 안 했어요. 경찰과 도둑 같은 놀이를 했고,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는 게 일상이었어요. 그때는 옷이나 패션에 큰 관심이 없었고 빅뱅을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사춘기를 겪으며 공부에 뜻이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시키면 공부를 했는데 자아가 생기기 시작하며 공부에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때는 프로파일러를 하고 싶었는데 친구들은 못 할 것 같다고 했어요. 지금 좋아하는 걸 내 의지로 좋아하게 된 건 고등학교 2~3학년 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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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박찬용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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