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열린 사바토 데 사르노가 그의 데뷔 쇼였던 구찌 앙코라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그 서사를 잇는 첫 번째 남성복 패션쇼를 통해, 구찌 2024 가을 겨울 남성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구찌의 남성 컬렉션 또한 사바토 데 사르노만의 정제된 실루엣과 디자인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구찌를 선보였다. 이는 작년 9월 구찌 2024 봄 여름 여성 컬렉션을 통해 선보였던 것과 일치한다. 이번 컬렉션에도 하우스의 오랜 장인 정신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제품들이 대거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조명을 포함한 사운드 트랙, 그리고 컬렉션 전반에 걸쳐 지난 구찌 앙코라 여성 패션쇼에서 엿볼 수 있었던 요소들이 남성 의복에서도 볼 수 있었다.
포멀웨어는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을 중심으로 한 두 가지 실루엣이 돋보였다. 발목 길의 트라우저 및 사이드의 슬릿 디테일이 눈에 띄는 트러우저와 함께 전체적으로 몸에 딱 맞는 실루엣과 이와 대비되는 보다 편안한 핏(relaxed fit)의 두 가지 실루엣이 등장했다. 또한, 포멀웨어의 절정을 보여주는 특징 중 하나로서 파이핑(piping) 디테일이 가미된 재킷도 눈에 띄었다.
하우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주인공인 로퍼는 지난 9월 여성 패션쇼에서 구찌 홀스빗 로퍼를 재해석해 선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스타일로 재해석됐다. 지난 여성 패션쇼에서 선보인 하우스 아카이브 속 특유의 잠금 장치가 특징의 재키 백은 좀 더 큰 사이즈로 등장했으며, 그와는 대조적으로 마리나 체인 주얼리는 실버로 제작된 작은 버전으로 대비되는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었다.
구찌 앙코라는 “구찌를 통해 다시 패션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를 가지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가 그려내는 앙코라(Ancora)라는 단어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와 그의 비전을 잘 보여준다.
이번 패션쇼를 기념하며, 지난 9월 사바토의 데뷔 패션쇼에 맞춰 출간된 구찌 아트 북에 소개됐던 이탈리아 예술가 발레리오 엘리오 가발리 토리시(Valerio Eliogabalo Torrisi)의 작품이 담긴 구찌 아트 월이 공개되기도 했다. 밀라노, 런던, 뉴욕, 그리고 상하이에서 선보인 구찌 아트 월은 ‘때때로, 나는 알아요, 당신이 꿈을 꾼다는 것을, 우리에 대한 꿈을 꾼다는 것을(Ogni tanto, lo so, sogni anche tu, e sogni di noi)’이라는 문구를 통해, 패션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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