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3년 전에 인터뷰를 했었어요. 그때 제게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 장거리 달리기 총성이 울렸다는 느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 시기가 지났나요?
저도 한창 젊은데요.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이에요. 이번에 <너의 시간 속으로>와 <거미집>을 홍보할 때 “요즘 배우로서 마음가짐은 어떻냐”는 질문을 받곤 했어요. 그때 저는 “이제 막 걸음을 뗀 아이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전에는 아장아장 걸었다면, 이제는 좀 걸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아직 어리다고 느낀다는 건, 나의 가능성이 많음을 믿고 있다는 관점이기도 해요. 제가 경주를 다 뛰어본 사람의 소감을 말씀드리면 제 가능성에 대해 닫아놓은 상태로 소회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요. 저는 뭐든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을 좋아해요.
3년 동안 좋은 일이 많았죠. 좋은 작품도 많이 만나시고.
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 속에서 뭔가 계속 깨 나가고 배워 나간 시간이었어요.
배울 게 있나요? 이미 완성된 배우 아닙니까?
에디터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지 않으세요? 연기도 그래요.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집단 안에 들어가게 되거든요. 운이 좋거나 연차가 많아진다면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을 만날 확률이 높겠지만요. 작품을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인물과 환경을 만나고, 내 모든 수치를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걸 의미해요.
이해해요. 저도 새로운 촬영장에 가면 새로운 스태프들이 계세요. 의연하려고는 하지만 위축될 때도 있어요.
저는 위축되지는 않아요.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함께 일을 만들어 나가려는 사람들이거든요. 경쟁을 하러 모인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려는 사람들이에요. 궁금한 건 있죠. 어떻게 하면 이분들과 소통을 잘하고 언어의 온도를 맞춰가면서 저 사람과 나의 생각을 취합할까. 우리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더라도 어떻게 더 살을 붙일 수 있을까.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다른 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니까 서로 다른 언어의 온도를 갖고 있어요. 그걸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죠.
캐릭터를 학습하고 해석해서 현장에 갔는데, 현장에서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이 있을 때도 있나요?
연기라는 게 지극히 주관적인 예술 분야라 제가 생각한 캐릭터가 (타인의 생각과) 다를 수는 있어요.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내가 만들어낸 인물이라면, 배우는 남들이 그 인물을 믿게 하는 과정을 거쳐요. 남을 유려하게 설득하거나, 혹은 유혹하거나. 그게 남들이 제가 만든 캐릭터에 타당성을 느끼는 거겠죠. 이해하고 싶어지고, 동의를 보내고 싶어지고. 그렇게 누군가 배우가 만들어낸 캐릭터에 고개를 끄덕였다면, 그게 매력을 느낀 거겠죠.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의 매력을 남에게 전하는 게 배우의 몫이라는 말씀이죠?
네. 어떤 날에는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의 생각과 말을 제 안으로 가지고 와서 살을 더 보태기도 하죠. 더 풍부해지도록 하는 거예요. 내가 썼던 팔레트 색이 12가지라면 다른 분들의 말을 받아 24가지 색으로 늘려가는 기분이에요. 동시에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나 자신을 믿어주는 일 같아요. 내가 이 캐릭터를 향해 쏟은 집중 같은 것들, 그걸 믿어주는 마음이요. 저는 그 마음을 함부로 무너뜨려버리지는 않아요.
자기 자신을 믿는 편이세요?
믿어주려고 해요. 제가 저를 안 믿으면 누가 저를 믿겠어요. 남은 믿어주려 하면서 왜 나 자신은 안 믿어주려 하나요. 물론 나에게 의문을 갖거나 반문을 할 때도 많아요. 그래도 내가 남에게 베푸는 호의만큼은 나 자신에게도 관대해져야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고 계속 노력할 거예요.
지난 시간 동안 좋은 결과가 많이 있었죠. 그 결과가 나를 믿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그건 아니에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저와 상관있어요. 제가 지나온 과정에서 인내했던 것들, 쌓아왔던 것들을 저는 기억하고 있거든요. 저는 그 시간이 결코 나 자신을 기만했던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내가 쌓아온 시간을 믿어주려 하는 거예요. 제 결과물이 저를 증명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내가 인내했던 시간과 마음에 대해서는 나를 신뢰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거죠. 결과물과 내 노력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들 다 노력한 결과물이에요.
<너의 시간 속으로>와 <거미집>을 고른 이유는 무엇이었어요?
<너의 시간 속으로>는 일단 원작을 참 재미있게 봤어요. 영상으로 리메이크된다는 기사를 읽기 전에도요. <거미집>도 해보고 싶던 영화였어요. 저는 배우를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시네마를 그리는 작품, 혹은 좋은 시네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꼭 만나고 싶었어요. 옛날 영화로 보면 <시네마 천국> 같은 영화들이요.
내가 해보고 싶던 작품에 출연했다니 정말 좋은 일이네요.
정말 기다렸던 순간이었어요. 영화 속에 영화인으로서 또 나올 수 있는 순간이요. 그래서 <거미집> 시나리오 보자마자 되게 반가웠어요. 제가 연기한 미도라는 사람은 희한해요. 그 희한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미도의 좋은 점은 자기 자신을 믿는다는 점이에요. 자기 자신을 믿는 동시에 타인을 믿을 줄 아는 사람이고요. 스스로 이게(영화 속 김 감독이 만든 영화가 명작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동시에 그 감독님도 믿는 거죠. 그게 감독님만을 향한 맹목적인 믿음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느낀 감 또한 믿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김 감독님이 만들어낸 시나리오가 될 거고, 나는 이걸 이룰 수 있도록 구현해내겠다는 어떤 의지가 있었던 거죠. 그 의지에 따라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달려나가는 점도 좋았고, <거미집>이 가진 앙상블의 호흡이나 흐름이 각본에서도 많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현장에 가면 만날 선배님이나 동료들과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죠. 무엇보다 송강호 선배님을 꼭 뵙고 싶었어요. 제가 송강호 선배님의 영화에 단역으로 두 번 출연한 적이 있었거든요.
어떤 작품이었어요?
<밀정>과 <인랑>이었어요. 그때 ‘나중에 특정한 역할로 만나 코멘트를 주고받을 정도로 호흡을 맞추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어요. <밀정>에도 송강호 선배님이 출연하셨죠. 그때 선배님 연기하시는 걸 지켜보며 ‘언젠가는 선배님하고 대사를 주고받고 배우 대 배우로서 조우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거미집>에서 김 감독님과 미도의 관계로 와주었더라고요. 놓칠 이유가 없죠. 무조건 잡아야만 했어요.
배우님께 들어온 배역이 처음부터 미도였나요? 그랬다면 정말 축하할 일이네요.
아주 즐거운 일이었어요. 물론 이제 촬영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배우가 해내야 하는 몫이 있으니 어려움을 느낄 때도 있죠. 하지만 그건 배우로서 마땅히 제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 그 어려움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였습니다.
배우 일의 어려움을 배우 지인들끼리 이야기하기도 하나요?
그냥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요. 통상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하고는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처럼요. ‘내가 이 고민이 있으니까 막 얘기해야지’ 같은 건 아니에요. 으레 그냥 밥 먹고 차 마시다가 자연스럽게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같은 이야기를 해요. 가볍게 스몰 토크하듯이 하지만 그 안에는 마냥 가볍지 않은 것들이 있죠. 저는 동료와 그런 고민을 나누는 걸 좋아해요.
전에 뵈었을 때는 배우 친구보다 배우 일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 더 많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고민을 나눌 동료가 생겼네요.
맞아요. 어느새 감사하게도 동료 친구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 분야의 친구가 아닌 나의 원래 벗들도 무척 중요하고 고마운 존재지만, 이 현장에서 만나고 알아가게 되는 선후배님이나 동료도 귀하게 느껴져요.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질적으로 더 촘촘해지는 걸 느껴요. 내 지식과 경험으로 한계가 있던 것을 타인을 통해 진짜 배우는 거예요. 살아 있는 지혜를. 그런 건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을 거예요.
(전여빈은 잠깐 말을 멈추고 생각했다.)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한 줌 잡으면 모래가 후두둑 떨어지잖아요.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 손에 모래를 다 담아둘 수 없으니까. 그처럼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저는 누군가를 만난 그 순간에 사람들과 나누는 소통을,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를 당연히 생각하지 않고 되게 소중하게 주고받으려고 해요. 그런 시간이 제 영혼을 살찌우는 느낌을 줘요.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으신가 보네요.
이 일을 하시는 분들 중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왜냐면 표현을 하는 직업이다 보면 인생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하게 되니까요. 저는 요즘에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이쪽 일을 하는 분들 가운데 좋은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요. 좋은 쪽으로도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그동안 의미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스스로를 많이 증명해 오셨다고도 생각합니다.
사실 증명 못했어요.
그래도 그동안 출연하신 드라마가 몇 개고 흥행작이 몇 개며 주연도 많이 하셨는데요.
그래도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때 뵌 이후로 3년 만인데 오늘 저의 마음이 화창하고 맑으니 그 3년이라는 기간이 너무 감사한 시간으로 흘러갔던 것 같아요. 서로 축복하고 축하하는 마음을 가져도 좋겠죠.
작품을 고르실 때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무엇인가요?
되게 신기한 게요, 나의 인연이 아닌 듯한 작품을 만나게 될 때는 자꾸 이유가 많아져요. 왜 해야 돼? 이 작품은 뭘 말하고 싶은 거지? 하면서요. 가정도 많이 하게 되고 염려도 커지죠. 나의 인연인 작품을 만나게 되면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아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거나 친구가 될 때처럼, 그냥 믿어주는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냥 ‘어 좋아’ 이러고 확 달려나가게 되더라고요. 믿음을 이미 깔아버리고.
그냥 믿어주는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저는 일단 이야기가 제일 중요해요. 그다음은 그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관계성, 캐릭터가 세 번째인 것 같아요. 첫째가 이야기, 그다음 관계성, 그다음 캐릭터.
배우는 영화의 중요한 부분인 동시에 전부는 아니기도 합니다. 내가 참여한 장면이 모이고 작업을 마치고 하나의 영화로 완성되었을 때, 배우 입장에서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배우도 자기 캐릭터만을 보고 합류하는 게 아니라 그 작품 전반을 보고 그 세계에 참여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완성되었을 때 그 그림이 아주 생경하지는 않아요. 그 그림을 함께 꿈꿔 나가는 사람들이니까요. 저 역시 그 꿈을 함께 그려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풍성해진 마지막 그림들을 보면서 기뻐할 뿐이죠.
맞는 말씀이네요.
어떤 날은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도 있겠죠. 제가 생각하지 못한 더 풍성한 꿈이 완성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기도 하고요. 그럴 때는 관객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물론 관객분들은 대본을 안 보신 상태니까 짧은 예고편만 보고 기대를 안고 오셨을 테지만, 그래도 마지막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은 저도 한 명의 관객으로 그 영화를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객의 마음은 똑같죠. 내가 만나는 콘텐츠가 드라마든 영화든 좋고 멋진 작품이길 바라죠. 저는 그 시간이 아깝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력해요.
관객의 마음이라면, 대형 스크린에 내 얼굴이 가득 나온 걸 보실 때 기분은 어떠세요?
스크린에 나오는 저를 볼 때 막 자의식이 생기지는 않아요. 그냥 타자로 봐요. 좋을 때는 좋고, 안 좋을 때는 안 좋고. 저 스스로를 모니터링하듯 거리를 두고. 저는 그게 되는 편이에요.
그게 일에 도움이 되겠네요.
그런데 또 몰라요. 결국 저도 사람인지라 나는 거리를 둔다고 생각하는데, 거리를 두지 못하는 상태일 수도 있어요. 객관화가 되든 되지 않든 저는 그냥 마주 보려고 해요. 일단은 결과물을 그냥 저는 직면해요.
이름과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삶이 불편하지는 않으세요?
아직까지는 불편함을 못 느끼고 있어요. 제 느낌에 사람들은 사실 타인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고, 서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때문에 저는 굳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살고 있어요.
요즘 하고 있는, 지금 공개 가능한 소소한 고민 있으세요? ‘이번 주말에 뭐 할까’ 같은 거?
사실 이번 주말에 원래 <멜로가 체질>의 주역 멤버들이 모이기로 했어요. (천)우희 언니와 (한)지은 언니와 데이트 일정이 있었는데, 참 아쉽게도 그중에 한 분께서 촬영이 생겨서 못 보게 됐어요. 그래도 우리끼리 약속을 했어요. 올해 안에는 우리 꼭 한 번 만나보자. 서로의 그리움을 채워주자. 그리고 지금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친한 동료인 서예화 배우가 출연 중이에요. 그 친구의 공연을 봤는데, 한 번 더 응원하러 가려고 해요. 그것도 나름 고대하는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팬들이 보내는 메시지나 편지도 다 읽으세요?
다 보죠. 가끔 마음 아플 때도 있어요. 슬픈 사연도 있거든요. 그걸 보면 참 마음이 무거워요. 답장을 보내지는 않지만 속으로 기도해요. 좋은 일이 있기를, 좋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가장 좋은 행운을 묻는다면 다 좋았다고 말씀하실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운이 있나요?
가장 좋은 행운을 말할 수 있어요. 우리 가족을 만난 것. 제 선택과 상관없이 가족을 만난 게 가장 큰 행운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어른이 되고 그렇게 마음먹었나요?
지금 그냥 제 마음이에요. 엄마를 제가 선택할 순 없었지만 우리 엄마가 내 엄마였다는 것, 오빠가 나의 오빠였다는 것, 막냇동생이 내 막내가 되었다는 것.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전여빈 배우님의 동기부여는 어떤 것입니까?
삶 자체예요.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유한한 삶. 그 자체가 저는 동력이에요. 그 안에서 사랑을 하고 열정을 느끼는 것. 그 안에서 노력해 나가는 것.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힘. 그런 게 저는 동력이에요. 결국 삶 자체가 동력이네요.
막연한 질문이지만 그럼 전여빈 배우에게 좋은 삶은 어떤 삶이에요?
계속 질문하고 있어요. 그것에 대해서. 사랑하고 자기의 감정에 대해서 주고받는 존재가 있다는 거. 그게 저는 되게 중요해요. 이 삶을 지탱하기 위한 경제적인 활동과 제 목적의식을 느끼는 직업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으로 제 생을 채우니까요. 저는 잘하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이 드는 배우라는 직업을 만나서 이 일을 좋아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일,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보는 작품에 나오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세요?
기억되는 건 제 의지랑은 상관없으니까요. 사람들이 기억하시는 모습은 그 사람들 마음에 자유롭게 놓아주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응원받았던 기억들, 용기 냈던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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